콜레라백신 무게감 키운 유바이오로직스, 4년만에 흑자전환 청신호

정기종 기자 2023. 9. 11.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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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사 철수에 사실상 유니세프 독점 공급자 지위…올해 공급가 20% 상향 호재도
외형·수익성 동시 제고에 상반기 흑자달성…2공장 증설되는 내년 원액 생산능력 2배로
이르면 2025년 완제 생산시설 증설 완료…장티푸스·수막구균백신 개발도 순항


유바이오로직스가 유니세프(국제연합아동기금) 콜레라백신 공급 사업을 앞세워 4년 만의 흑자전환에 시동을 걸었다. 최근 3년간 매출액 증가에도 연속 적자가 이어진 이 회사는 지난해 경쟁사 생산 중단으로 유니세프에 사실상 독점적으로 콜레라 백신을 공급 중이다. 여기에 올해부터 공급 단가까지 상승하며 상반기 흑자를 기록했다.

11일 유바이오로직스에 따르면 이 회사는 상반기 매출액 310억원, 영업이익 15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2.5%, 492% 증가한 수치다.

유바이오로직스는 글로벌 콜레라백신 1위 기업으로 꼽힌다. 지난 2015년 세계보건기구(WHO) 사전적격성 평가(PQ) 승인 후 이듬해 5월부터 유니세프와 장기공급계약을 맺은 것이 원동력이다. 안정적 공급처를 기반으로 매출 대부분을 콜레라백신 '유비콜'로 채우고 있다. 특히 지난해 말 유일한 경쟁자였던 인도 샨타바이오텍이 해당 사업에서 철수하면서 독점 공급자의 지위를 확보하게 됐다.

특히 올해부터는 콜레라백신의 공급가가 20% 상향되며 외형과 수익성을 동시에 제고할 수 있게 됐다. 유바이오로직스 매출액은 2019년 331억원에서 지난해 555억원으로 껑충 뛰었지만, 최근 3년간 적자를 지속했다. 콜레라백신이 비교적 수익성이 낮은 품목인데다 해당 사업으로 거둬들인 이익을 상쇄하고도 남을 시설 및 제품 투자가 이뤄진 탓이다.

하지만 올해 공급가 상승과 경쟁자 철수라는 동시 호재에 상황이 반전됐다. 1분기 전년 동기 대비 34.3% 증가한 144억원의 매출액에도 5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지만, 2분기에는 20억원의 흑자를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약 12%다. 콜레라백신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 역시 2021년 88.3%, 2022년 92.4%에서 올 상반기 98.2%까지 높아졌다. 연간 3300만도즈 원액 생산이 가능한 생산능력 속 완제품이 약 3200만도즈가 생산될 정도로 생산시설이 풀가동 중이다.

하반기 전망 역시 우호적이다. 코로나19(COVID-19) 이후 개발도상국을 중심으로 취약해진 공중보건과 국제사회 내전과 가뭄, 홍수 등의 요인에 콜레라 발병이 확산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내년 유바이오로직스가 유니세프에 공급하는 물량을 크게 늘리는 배경도 여기에 있다.

공급물량 확대를 앞두고 증설 작업이 진행 중이다. 현재 진행 중인 2공장 증설이 완료되는 내년 1분기 이후 유바이오로직스의 콜레라백신 원액은 6600만도즈, 완제품은 4000만도즈까지 생산능력이 늘어난다.

여유가 생긴 원액은 지난달 GC녹십자와 맺은 공동생산 업무협약을 통해 녹십자에 위탁생산을 맡긴다. GC녹십자는 바이알 형태의 '유비콜'을, 유바이오로직스는 튜브형태의 '유비콜 플러스'를 각각 담당해 자체 생산능력 이상의 완제품 공급이 가능해지는 구조다. 또 기존 5가항원을 2가 항원으로 간소화해 수율을 높인 '유비콜S' 생산을 본격화 할 경우 원액생산능력은 최대 9000만도즈까지 높아질 전망이다.

유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유비콜S의 경우 현재 개발 및 승인 절차를 밟고 있다. 항원이 5가에서 2가로 줄어들었지만, 예방률은 60% 후반 초반대로 큰 차이가 없어 예방백신으로서의 역할은 충분히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완제품 생산시설 역시 증설이 진행 중으로 이르면 2025년 완료돼 8000만~9000만도즈의 완제품 생산이 가능해진다"고 설명했다.

콜레라백신과 함께 캐시카우(현금창출원)로 육성 중인 장티푸스, 수막구균의 개발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장티푸스 백신은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며, 수막구균백신(5가)은 임상 1상 단계다. 각각 2025년과 2027년 공공시장에 진출하는 것이 목표다. 이를 기반으로 현재 개발 중인 코로나19,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대상포진, 알츠하이머 등을 예방할 수 있는 프리미엄 백신 사업까지 성공적으로 진출한다는 목표다.

정기종 기자 azoth4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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