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런버핏 “IPO시장 투자가치 없다”…나스닥 대어 상장 앞두고 과거 발언 화제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 사진 연합뉴스.

신규 상장 주식 매수에 대한 과거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의 비관적인 발언이 다시 회자되고 있다. 올해 기업공개(IPO) 시장 최대어로 꼽히는 영국 반도체 제조업체 암(ARM)과 미국 식료품 배송업체 인스타카트(Instacart)의 미국 증시 상장을 앞두고 기술주 반등에 관심이 쏠려있는 시점이라 더욱 주목된다.

9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버핏은 지난 2012년 버크셔해서웨이 주주총회에서 "IPO 시장에서는 투자 가치가 거의 발견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IPO가 거의 항상 판매자의 시장"이라며 "발행자는 특별 수수료가 첨부된 거래와 동시에 상장하기에 유리한 시기를 선택하게 되며, 종종 가능한 가장 높은 평가를 받기 위해 압박을 받는다"고 말했다.

또 "누군가가 오늘 시장에 무언가를 내놓는데 시장에 언제 나올지 선택할 수 있는 판매자, 그리고 그와 관련된 많은 소란이 있을 증권이 전 세계의 수많은 기업 중에서 구매하기 가장 저렴한 것이 될 것이라는 생각은 말도 안된다"고도 강조했다.

신규 상장 기업에 투자하는 것은 "특정 산업에서 수익력과 경쟁력이 시간의 시험을 견뎌낼 수 있는 회사에 투자하는 것을 선호한다"고 밝힌 버핏의 투자 전략과도 대치된다.

버크셔해서웨이의 부회장이자 버핏의 오랜 비즈니스 파트너인 찰리 멍거 역시 "IPO를 사는 평범한 사람은 완패당할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투자은행이 IPO에 부과하는 인수 수수료가 과도해 결과적으로 IPO 가격을 부풀리게 된다는 게 그들의 공통적인 주장이다.

실제로 세계 4대 회계법인 중 하나인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가 미국 1175개 기업의 공개 서류를 분석한 결과 기업들의 IPO 평균 비용은 총 IPO 수익의 4%에서 7%에 이르며, 규모가 작은 기업일수록 수수료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버핏은 오랜 시간 월가의 투자 은행가들을 "회사를 개선하기보다는 수수료를 거두기 위해 거래를 장려하는 값비싼 (도박장의) 돈 셔플러"라고 비난한 바 있다. 버핏은 일반적으로 거래할 때 투자은행을 피해왔다.

한편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따르면 암은 증권신고서에서 9550만 주식 공모가격 희망범위를 주당 47~51달러로 계산했다. 희망가격 상단 적용 시 조달규모는 48억7000만달러이고, 암의 기업가치는 545억달러(약 72조70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미국판 마켓컬리'로 불리는 인스타카트는 이번 주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로드쇼를 진행하며 86억~93억달러의 기업가치를 목표로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온라인 쇼핑 붐이 일었던 2021년 추산한 390억달러보다는 축소된 규모다.

신하연기자 summer@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