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종희의 유연한 리더십, KB금융을 사로잡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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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지주가 9년 만에 양종희라는 새 리더를 맞이한다.
주주총회에서 특별한 이견이 발생하지 않으면 양 후보자는 은행장을 하지 않고 국내 1위 금융그룹 회장에 오른다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이런 KB금융의 사례를 보면, 양 후보자는 은행과 비은행을 아우르고, 디지털과 위기관리에도 강한 리더로 손색이 없다고 평가하는 분위기가 우세하다.
그가 KB손보 대표로 취임한 2016년 0.59%에 불과했던 KB금융그룹 내 보험 부문 이익기여도를 1년 만에 9.97%로 끌어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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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행 깨며 고 김정태·윤종규 잇는 KB DNA '~ing'
[아이뉴스24 박은경 기자] KB금융지주가 9년 만에 양종희라는 새 리더를 맞이한다. 주주총회에서 특별한 이견이 발생하지 않으면 양 후보자는 은행장을 하지 않고 국내 1위 금융그룹 회장에 오른다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은행 중심의 금융그룹이 대부분인 국내 여건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사례다. 그러나 국민-주택 합병 이후 KB금융의 역사를 보면, 전성기의 주역들은 모두 비은행장 출신이라고 봐야 한다. 고 김정태 주택은행장은 물론, 외부 영입 케이스인 윤종규 회장도 이 범주에 들어간다.
다른 금융그룹에선 신한금융 사태 이후 구원투수로 투입된 한동우 전 회장(2011년 2월~2017년 3월)뿐이다.
이런 KB금융의 사례를 보면, 양 후보자는 은행과 비은행을 아우르고, 디지털과 위기관리에도 강한 리더로 손색이 없다고 평가하는 분위기가 우세하다.
양 내정자는 11일 출근길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국내 최대 금융그룹을 이끈다는 데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그동안 기업들은 돈만 벌면 된다는 인식이 있지만, 앞으로 모든 이해관계자에게 도움이 되고 조화로운 금융그룹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의 리더십은 조화로운 리더십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지난 2015년 KB손보가 LIG손보를 인수한 뒤, KB금융지주와 국민은행 경영진이 KB손보로 이동했는데 서로 다른 DNA를 가진 만큼 갈등이 만만치 않았다. 이때 화학적 결합을 이끈 게 양 내정자다.
그는 KB손보 대표 시절 '직원이 즐겁게 다니는 회사'를 이상적인 회사로 꼽았었다. 2018년 2월 손해보험업계 최초로 근속연수와 관계없는 자기 계발 휴가 제도를 도입해 직원의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을 챙길 만큼 직원과의 조화를 중요하게 여겼다.
양 후보자의 리더십은 그의 경영철학 전반에도 녹아있다. 그가 생각하는 조화로운 금융그룹엔 비은행과 은행의 균형이 포함돼 있다. LIG손보를 인수한 후 추구했던 주요 목표 중 하나가 계열사 간 시너지를 통한 경쟁력 강화였다.
그가 KB손보 대표로 취임한 2016년 0.59%에 불과했던 KB금융그룹 내 보험 부문 이익기여도를 1년 만에 9.97%로 끌어올렸다. 같은 기간 순익도 3304억원으로 10.42% 증가했다. 2018년부터 2020년까지 불황 속에도 첫해 168.69%였던 지급여력비율(RBC)을 174.8%로 끌어올려 재정건전성부터 챙겼다. 그 결과 KB손보는 2021년부터 순익 전환에 성공하며 그룹의 핵심 계열사로 발돋움했다.
2021년 부회장직에 오른 뒤에는 보험과 글로벌 부문을 총괄해 왔는데 상반기 KB손보의 순익은 5252억원으로 이익기여도가 17.53%에 달한다. 이는 KB금융이 리딩금융을 지켜내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현재 KB금융의 비은행 이익기여도는 45%로 신한금융보다 5% 높다.
KB손보를 양적·질적으로 성장시키며 위기관리 능력을 입증한 양 내정자는 디지털 역량도 보여줬다. KB손보 대표 시절 보험업계 최초로 앱 하나로 보험금을 청구하는 서비스와 모바일을 이용한 등기우편 서비스 등을 출시하며 디지털 혁신을 주도했다고 평가받는다
이사회도 KB손보 시절 그의 경영관리 능력과 리더십을 높게 평가했다. 이는 이사회가 추구하는 방향과도 일치한다. KB금융 이사회가 제시한 올해 경영 목표는 회복탄력성 및 글로벌·신성장 동력 강화다. 이사회는 디지털·위기관리·안정적 자본관리·균형 있는 성장을 계획으로 제시하면서, 이런 과제에 양 후보자가 충분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진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비은행장 출신 회장은 이변에 가까울 정도로 파격 인사"라고 했지만, 다른 관계자는 "비은행장 출신도 역량을 갖추면 관행을 깰 수 있다는 좋은 선례가 됐다"고 평가했다.
/박은경 기자(mylife1440@inews24.com)Copyright © 아이뉴스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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