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판 서이초' 참극… 교권 보호, "법 제도적 뒷받침 선행돼야"

최다인 기자 2023. 9. 11.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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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발생한 '대전판 서이초' 사건의 주된 원인이 '악성민원'으로 파악되면서, 장기간 악성민원을 제재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김영진 대한교육법학회 이사는 "교권 4법과 함께 아동학대법 자체에 대한 개정이 동시 이뤄져야 실질적인 교권 보호가 가능할 것"이라며 "아동학대 신고 접수 시 지자체, 교육기관 등의 의견을 반영해 수사 개시 여부를 판단하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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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년차 초등교사 극단선택, 수년간 아동학대 등 악성민원 시달려
중복 민원, 법적 제재 전무…"중간 역할 민원 센터 둬야"
국회 아동학대법 개정안 계류, "신고 시 교육기관 등 의견 반영돼야"
9일 오전 학부모 악성민원에 시달리다 숨진 초등교사 A 씨의 운구차량이 교사가 재직하던 학교에 도착, 유가족들이 영정사진을 들고 돌고 있다. 사진=김영태 기자

8일 발생한 '대전판 서이초' 사건의 주된 원인이 '악성민원'으로 파악되면서, 장기간 악성민원을 제재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적용 기준이 모호해 논란이 일고 있는 아동학대법 개정에 대한 요구도 빗발치고 있다.

법조계는 무고성 신고를 방지하기 위해선 법, 제도적 뒷받침이 선행돼야 한다고 진단했다.

11일 대전교사노조와 경찰 등에 따르면 '대전판 서이초' 사건은 3년 넘게 이어진 학부모의 악성민원이 발단이 됐다.

올해로 24년차 교사인 A 씨는 2019년 대전 유성구의 한 초등학교에서 근무하면서 아동학대로 고소당했으나,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이후에도 학생에 대한 지도를 이유로 3년 넘게 4명의 학부모들의 '악성민원'에 시달렸다.

그럼에도 불구, 이 같은 문제를 제재할 수 있는 법적 규제는 전무하면서, 교사와 학부모 사이의 민원 창구 필요성이 제기된다.

법무법인 민율 배형동 변호사는 "안타깝게도 중복 민원에 대한 법적 제한이 없는 상황"이라며 "교사에 대한 존중이 없는 학부모의 태도가 가장 문제지만, 이 사이에 민원 전담인, 민원센터 등을 둬 교사의 부담을 덜어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아동학대법 개정 필요성도 제기된다. 정신적 학대 등 모호한 내용이 담겨 교사를 옥죄는 도구로 악용될 수 있어서다.

이를 방지하기 위한 법안은 현재 여러 형태로 국회에서 논의 중이지만 모두 답보 상태다.

국회 교육위원회에서 논의 중인 '교권 4법'(초·중등교육법, 유아교육법, 교원지위법, 교육기본법) 가운데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에는 교원의 정당한 생활지도는 아동학대 범죄로 보지 않도록 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다만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 기재 등 다른 사안이 부각되면서 법안 처리가 뒷전으로 밀리고 있다.

현재 '교원의 정당한 생활지도에 대한 신고에 대해서는 조사·수사 전 해당 교원의 소속 교육청의 의견을 청취해야 한다'는 내용을 포함한 아동학대처벌법 개정안도 발의돼 있다. 하지만 누구나 아동학대에서 예외가 될 수 있다는 반론이 제기, 논의가 더뎌지고 있다.

김영진 대한교육법학회 이사는 "교권 4법과 함께 아동학대법 자체에 대한 개정이 동시 이뤄져야 실질적인 교권 보호가 가능할 것"이라며 "아동학대 신고 접수 시 지자체, 교육기관 등의 의견을 반영해 수사 개시 여부를 판단하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한편 악성민원 등으로 괴로워하다 숨진 40대 교사 A 씨는 지난 5일 자택에서 극단적 선택을 한 뒤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지난 7일 끝내 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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