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5연속 동결에도 주담대 금리 오르는 이유 있었네

박광범 기자 2023. 9. 11.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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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들어 한국과 미국의 통화정책이 차별화하면서 단기물을 중심으로 한미 금리 동조화가 다소 약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장기물의 경우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동결 기조에도 여전히 미국 국채금리를 따라 오르는 경향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한은은 "최근 한미 금리 동조화 지속에도 중단기물의 경우에는 그 강도가 상대적으로 강하지 않다"며 "최근 미국 국채금리 상승에도 국내 통화정책의 파급경로는 대체로 유효하게 작동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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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 3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기관 가중평균 금리 통계'에 따르면 5월 예금은행의 전체 대출 평균금리는 0.11%p 오른 연 5.12%로 6개월 만에 반등했다. 또 예금은행의 저축성 수신(예금) 평균금리는 직전 달보다 0.13%p 상승한 연 3.56%를 기록했다. 대출과 예금 금리가 동시에 오른 것은 지난해 11월 이후 처음이다. 다만, 주택담보대출(주담대)는 7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사진은 이날 오후 서울 시내 한 은행의 금리 현수막. 2023.6.30/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올해 들어 한국과 미국의 통화정책이 차별화하면서 단기물을 중심으로 한미 금리 동조화가 다소 약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장기물의 경우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동결 기조에도 여전히 미국 국채금리를 따라 오르는 경향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장기물로 분류되는 금융채 5년물을 준거금리로 삼는 고정금리형 주택담보대출 등 일부 대출 금리가 오름세를 지속하는 원인이다.

1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한·미 금리 동조화 현황 및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한은이 기준금리를 3.5%로 묶은 이후인 지난 4월 말 3.36%에서 지난 8월 말 3.82%까지 상승했다. 같은 기간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3.42%에서 4.11%로 오른 영향이다.

보통 한국과 미국의 국채금리는 과거부터 유사한 흐름을 보여왔다. 이러한 동조성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강화했다는 게 한은 설명이다.

실제 10년물 한미 국채금리의 상관계수는 금융위기 이전 0.57에서 위기 이후 0.7로 높아졌다. 계수가 높을수록 서로 영향을 준다는 의미다.

지난해에도 한미 금리 동조성은 강하게 나타났다. 두 국가 모두 나란히 금리를 가파르게 올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 들어 한은이 금리를 동결하고 미국이 계속해 금리를 인상하며 이전과 차이가 생겼다. 단기물간 동조성은 크게 약화된 반면 장기물의 동조성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한은 분석 결과 미국 국채 금리의 한국 국고채 금리에 대한 영향은 3개월물이 지난해 18%에서 올해 10%로 낮아졌다. 같은 기간 1년물은 19%에서 14%로 축소됐다.

반면 10년물은 지난해 59%에서 올해 56%로 낮아지는 데 그쳤다.

한은은 실물경제 연계, 통화정책 기대 등에 따라 이러한 현상이 나타났다고 추정했다. 실제 실물경제 측면에서 보면 한국은 올해 물가상승률이 2%대를 찍었지만 경제성장률은 1% 초중반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미국은 물가와 성장률 모두 한국보다 높은 상황이다.

이에 따라 한은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이 금리를 추가 인상할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

한은은 "최근 한미 금리 동조화 지속에도 중단기물의 경우에는 그 강도가 상대적으로 강하지 않다"며 "최근 미국 국채금리 상승에도 국내 통화정책의 파급경로는 대체로 유효하게 작동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가계 및 기업대출 금리가 1년 이하 단기금리에 연동되는 변동금리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한은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신규취급된 가계대출의 69.8%는 변동금리 상품이다. 기업대출의 58.2%는 변동금리였다.

다만 장기물과 연계되는 고정금리 주담대 등 일부 대출금리와 은행채, 회사채 금리 등은 미국 국채금리 상승에 일정부분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여전하다. 실제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주담대를 받으면서 변동금리형을 택한 차주는 44.3%에 그쳤다.

한은은 "미국 통화정책에 대한 기대 변화 등으로 미국 국채금리의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을뿐 아니라 국내 금리에 미치는 영향도 높아질 수 있는 만큼 미 국채 금리의 움직임과 그에 따른 영향을 면밀히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박광범 기자 socoo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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