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윈을 만든 건 관찰과 질문의 힘"

윤평호 기자 2023. 9. 11.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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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원 때 매주 한번씩 모여 다윈의 '종의 기원'을 함께 읽었습니다. 내용이 난해해 사람이 읽을 책이 아니라는 생각까지 들었죠. 60대가 되면 직접 번역을 해 보겠다고 후배들에게 약속했습니다."

신 교수는 "다윈이 식물에 대해 끝내 풀지 못한 숙제로 괴로워했다는 2019년 BBC 기사를 접하고 책을 쓰고자 마음 먹었다"고 말했다.

30여 년을 대학 강단에서 식물분류학과 관련된 강의와 연구를 하다가 올해 정년퇴임한 신 교수는 다윈 관련 세 번째 책도 집필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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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철 순천향대 명예교수, '다윈의 식물들' 출간
"다윈 올바른 이해 필요", 다윈 3부작 집필 진력
신현철 순천향대 명예교수. 사진=윤평호 기자

[아산]"대학원 때 매주 한번씩 모여 다윈의 '종의 기원'을 함께 읽었습니다. 내용이 난해해 사람이 읽을 책이 아니라는 생각까지 들었죠. 60대가 되면 직접 번역을 해 보겠다고 후배들에게 약속했습니다."

신현철 순천향대 명예교수는 30여 년 전 후배들과 맺은 약속을 2019년 지켰다. 2200여 개 주석을 달아 '종의 기원' 초판본을 번역 풀이해 '종의 기원 톺아보기'를 펴낸 것. 신 교수는 지난 8월에는 다윈을 소재로 한 두 번째 책 '다윈의 식물들'을 출간했다.

신 교수는 "다윈이 식물에 대해 끝내 풀지 못한 숙제로 괴로워했다는 2019년 BBC 기사를 접하고 책을 쓰고자 마음 먹었다"고 말했다. '다윈의 식물들'은 다윈이 생전에 주고받은 수많은 편지를 비롯한 연구논문은 물론 현대 사료들을 확인하고 종합해 식물로 본 다윈의 일대기를 재구성했다. 다윈이 유년 시절부터 식물과 맺어온 일부터 그가 골몰한 식물 연구와 연구를 도운 조력자들, 끝끝내 설명하지 못했던 식물 진화의 난제까지 다윈의 식물 연구사를 연대기별로 실었다.

30여 년을 대학 강단에서 식물분류학과 관련된 강의와 연구를 하다가 올해 정년퇴임한 신 교수는 다윈 관련 세 번째 책도 집필중이다. 가제가 '다윈을 오해한 대한민국'인 신작을 통해서는 오늘날 한국의 교육과 노동, 사회문제 등을 다윈의 눈으로 살펴볼 예정이다. 내년 출간 목표이다. 신현철 교수는 "다윈을 둘러싼 우리 사회 오해가 상당하다"며 "올바른 이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윈과 그의 사상이 생존경쟁이나 약육강식의 아이콘으로 여겨지지만 정작 다윈은 다양한 동식물종이 환경과 조응하며 고유한 자기 자리를 찾아 가는 것을 연구했다는 설명이다.

신 교수는 열린 지식인으로서 다윈의 면모도 강조했다. "다윈은 질문이 많은 사람이었다. 관찰로 본인이 질문을 찾는 한편, 답을 구하느라 생판 모르는 사람에게 편지를 보내고 신문에 '도와 달라' 광고까지 냈다. 요즘으로 치면 '집단지성'의 발로였다. 관찰과 질문의 힘, 그리고 여행이 다윈을 만들었고 그 덕목들은 AI시대라고 하는 요즘 사람들에게 더욱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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