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원로들 설득에도 만나지 않는 김기현-이재명
국회 원로들이 나서서 설득했지만 여야 대표 간 만남은 성사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단식농성에 돌입했고,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무시로 일관하면서 여야 대표 간 불통 국면은 더욱 심해지고 있다.
여야 원로 모임인 3월회는 지난달 김 대표와 이 대표의 회동을 추진하기로 뜻을 모았다. 김형오 전 국회의장이 김 대표를, 정대철 대한민국헌정회장이 이 대표를 맡아 설득에 나섰다. 당시 원로들은 9월 정기국회 시작 전에 양당 대표를 3월회 식사 자리에 초대해 상견례를 하고자 했다.
그러나 양측 모두 명확한 답을 회피하면서 회동은 흐지부지됐다. 이 대표가 지난달 31일 “무능·폭력 정권을 향해 국민항쟁을 시작하겠다”며 무기한 단식에 돌입한 뒤 여야 대표 회동의 셈법은 한층 복잡해졌다. 김 대표 측에선 “언제든 만날 생각은 있는데 현실적으로 단식 때문에 불가능하다”는 입장이고, 이 대표 측에서는 “단식에 돌입한 이상 협치의 메시지를 낼 수 있는 회동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여권 일각에서도 국민의힘 지도부가 이 대표의 단식 현장을 찾아가 만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김 대표는 반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김 대표 측 관계자는 11일 통화에서 “이 대표는 10일 이상 단식했는데도 지난 9일 검찰 출석 때 당당히 걸어서 들어가시지 않았나”라며 “단식의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다고 보고 있기 때문에 굳이 지금 이 대표에게 단식을 그만하시라 말릴 생각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이 대표 측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이 대표가 윤석열 정권에 국정 쇄신을 요구하면서 단식에 들어간 상태에서 김 대표의 방문은 (의례적인 방문과) 좀 달라야 한다”면서 “용산(대통령실)에 건의해서 야당이 요구하는 대로 국회를 존중하고 쇄신용 개각을 하겠다, 여야가 손잡고 협치를 하자는 메시지가 나와야지, 그냥 한번 만나보자는 건 약 올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이 제1야당 대표와의 만남을 거부하고, 야당과의 협치를 외면하는 상황에서 이 대표의 요구가 수용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김형오 전 국회의장은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김 대표는 회동 날짜를 몇 개 줬는데 이 대표는 만날 의사가 없다고 한다”면서 “(이 대표가) 윤 대통령과 만나려면 그 전에 대표들끼리 만나야 할 것 아니냐”라고 말했다. 정대철 회장은 “이 대표가 회동을 꺼린 건 아니고 좀 두고 보자고 했었는데 단식을 염두에 두고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여야 원로들은 양당 대표의 회동을 계속 추진할 예정이다. 정 회장은 “양당 대표가 만나는 것이 정치를 풀어가는 데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어렵지만 계속할 예정”이라며 “다음 3월회 정기 모임인 오는 18일에 원로들끼리 만나서 의논을 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양당 대표는 지난 3월 김 대표가 취임 기념으로 이 대표를 예방했을 때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공식 회동했다.
https://www.khan.co.kr/politics/assembly/article/202308220908001
이두리 기자 redo@kyunghyang.com, 문광호 기자 moonlit@kyunghyang.com, 신주영 기자 j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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