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쩍도 않던 버스 갑자기 '스르륵'‥"어?" 하고 옆을 본 순간 기적이‥

곽동건 kwak@mbc.co.kr 2023. 9. 11.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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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2일 오전 9시쯤 경기 수원시 영통구의 한 사거리 앞.

바쁜 출근 시간대에 노란색 마을버스 한 대가 비상등을 켜고 1차로에 멈춰 서 있습니다.

경찰관들이 도착해 상황을 파악하는데, 버스 기사는 "버스가 고장 나 갑자기 멈춰버렸다"고 말했습니다.

꼼짝없이 좌회전·유턴 차선을 막고 있어 교통체증과 추가 사고도 우려되는 상황.

[연윤모 순경/수원남부경찰서] "그 버스 때문에 유턴하려고 하는 차량들이 거기서 유턴을 못 하고 옆에 2차로를 통해서 위험하게 유턴을 해야 되는 상황이었어요."

당장 특수 견인차를 불러도 시간이 꽤 걸릴 것으로 예상되자, 우선 경찰관 세 명이 버스를 뒤에서 밀어 봅니다.

버스가 꿈쩍도 하지 않자, 앞에서 교통정리를 하던 경찰관 한 명도 합류해 네 명이서 안간힘을 써봅니다.

조금 움직이는가 싶었던 버스, 그러나 도로가 경사진 탓에 얼마 못 가 더 이상 움직이지 않습니다.

그 순간, 2차로에서 신호 대기 중이던 흰색 차량의 운전석이 열리더니 한 남성이 내려 버스 쪽으로 다가옵니다.

말없이 버스 오른쪽을 밀기 시작하는 남성.

곧이어 오토바이 운전자 한 명도 헬멧을 쓴 채 다가와 버스 뒤쪽에 자리를 잡습니다.

바로 오른쪽에 섰던 승용차에서도 한 시민이 내리고, 여기저기서 다른 시민들도 버스 주변으로 모여듭니다.

누가 알려주지도 않았지만, 알아서 자리를 잡은 시민들은 각자 위치에서 버스를 밀기 시작합니다.

그러자 버스가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연윤모 순경/수원남부경찰서] "어느 순간 버스가 갑자기 밀리는 걸 보고 옆을 보니까 그제야 시민분들이 도와주시는 걸 그때 알았습니다."

경찰과 시민들은 이렇게 버스를 반대편 갓길까지 밀어 옮겼습니다.

상황이 끝나자마자 힘을 합쳤던 시민들은 말없이 제자리로 돌아가고, 출근길 정체는 빠르게 해소됐습니다.

[연윤모 순경/수원남부경찰서] "말씀 없이 도움을 주신 것에 대해서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그런 감동을 받았거든요. 감사의 말씀을 드리려고 딱 보니까 시민분들은 이미 가버리시고 없는 상황이었어요."

경찰은 "아무도 요청하지 않았는데도 자발적으로 나서서 도움을 준 시민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밝혔습니다.

화면 제공 : 경기남부경찰청

곽동건 기자(kwak@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news/2023/society/article/6523664_36126.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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