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보드 걸그룹도, 그랜드슬램 댄스팀도…'탬퍼링' 주의보 발령 [종합]
[OSEN=장우영 기자] 그룹 피프티피프티 사태로 더 각인된 ‘탬퍼링’이 연예계에 만연하게 시도되고 있어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피프피피프티 사태로 알려진 가요계부터 MCN, 댄스 쪽에서도 시도되고 있어 주의보가 발령됐다.
탬퍼링은 스포츠에서 클럽(또는 팀)과 계약이 끝나지 않았고 FA자격이 없는 선수에게 소속 클럽 동의 없이 다른 클럽이 접촉하는 규정위반 행위를 의미한다. 스포츠 분야에서 주로 쓰이던 ‘탬퍼링’이라는 용어가 연예계에서 쓰이게 될 줄 누가 알았을까.
탬퍼링이 각인된 건 피프티피프티 사태부터다. 피프티피프티는 지난 6월 19일 어트랙트가 정산 자료 제공 의무와 멤버의 신체적·정신적 건강관리 의무 등을 이행하지 않았다며 전속계약 효력을 중단해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냈다. 이에 어트랙트 측은 멤버들이 동의한 거래구조였고, 의도적인 매출액 누락은 없었다고 반박하며 외부세력이 멤버 강탈을 시도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지난달 9일 멤버 새나, 아란의 모친, 어트랙트 경영진, 양측 소송 대리인이 참석한 가운데 조정을 시도했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고, 결렬된 합의를 다시 한 번 권유했지만 피프티피프티 측이 합의 및 조정 의사가 없다는 의견서를 제출하면서 결렬됐다. 결국 지난달 28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는 피프티피프티가 어트랙트를 상대로 낸 전속계약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법원이 어트랙트의 손을 들어준 가운데 피프티피프티 측은 이에 불복, 항소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피프티피프티 사태로 연예계 ‘탬퍼링’이 수면 위로 떠오른 가운데 이와 비슷한 사례가 속속 나와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지난 7월에는 MCN 크리에이터계에서도 탬퍼링 정황이 포착됐다. 김은하 대표가 설립해 국내 MCN 대표사로 자리잡은 아이스 크리에이티브는 소속 뷰티 크리에이터에게 접근해 부정 협약을 회유하는 세력과 정황을 발견해 엄중하게 경고했다.
아이스 크리에이티브 측은 “최근 경쟁사 직원으로 근무 중인 인물이 당사와 소속 크리에이터 사이에 위장 개입하여, 당사의 회사 기밀을 입수하고 소속 크리에이터에게 부정 협약을 회유하는 등 회사의 비즈니스 및 소속 크리에이터와의 파트너십을 훼손하는 위법행위가 포착됐다. 당사는 MCN 산업의 근간을 흔드는 부정경쟁을 근절하기 위해 강경하게 대처할 것이며, 이를 위한 일련의 법적 절차에 착수했음을 알린다”며 “아이스 크리에이티브는 '현 크리에이터 보호'에 최우선 가치를 두고, 건강한 업계 생태계 조성을 위한 위법 행위 근절에 앞장 서겠다. 위와 같은 사례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아래 메일로 문의나 제보를 해주시면 신속하게 대응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최근에는 국내 대표 비보이팀 진조크루에서도 탬퍼링 정황이 포착됐다. 진조크루 측은 “과거 진조크루에 속했던 여성 멤버 A씨의 성폭력 피해 주장을 빌미로 팀을 와해시키려는 팀 내·외부 세력의 조직적이고 계획된 조작(탬퍼링) 시도에 대한 입장을 밝힌다”며 “진조크루는 A씨의 크루 내에서의 2차 가해 주장에 관하여 사실무근이라는 입장문과 법적조치를 준비하던 중 A씨를 겨냥한 멤버 B씨의 심각한 글이 소셜미디어에 게시되어 2차 가해가 표면적 사실처럼 보여졌다. 이에 책임감을 느끼고 A씨에 대한 법적조치 선언을 철회하고 B씨를 탈퇴 처리함과 동시에 다수의 계약을 해지하는 등 심각한 경제적 손실을 감수하고 잠정적 활동 중단을 선언했다”고 밝혔다.
이어 “팀 쇄신을 위해 문제를 점검하던 중 A씨와 B씨 뿐만 아니라 팀 내·외부 세력이 결탁해 A씨의 성폭력 피해 주장을 빌미로 진조크루를 와해시키려는 계획을 조직적으로 준비해 왔다는 정황을 인지하고 일부 인정하는 진술을 확보했다. A와 B 및 일부 멤버들은 이른바 ‘진조크루를 나락으로 보내자’는 이야기를 카카오톡 단체방에서 공유하면서 이를 실행할 시점을 조율하고, 팀을 나가기 위해 먼저 팀을 나간 멤버들과 고의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기로 역할 분담까지 계획하는 등 사전 기획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진조크루 측은 이에 가담한 내부 멤버들, 개입한 외부 세력에 대해 민·형사상의 법적 조치를 취해 엄중하게 대응하겠다고 천명했다.
한편, 탬퍼링으로 인해 연예계가 얼룩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 주요 연예 제작자 단체인 한국매니지먼트연합, 한국연예매니지먼트협회, 한국제작자협회 등은 지난달 22일 유인촌 문체특보와 면담한 데 이어 후속 논의를 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elnino8919@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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