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 짓느니 벌금이 싸”… 무신사 대표 직접 사과
온라인 패션플랫폼 ‘무신사’ 대표가 사내 어린이집 조성 계획을 백지화한 데 대해 사과했다. 무신사는 어린이집 건립 대신, 지역 어린이집과 위탁 계약을 맺고 임직원의 자녀 보육에 필요한 비용을 전면 지원하기로 했다.
11일 무신사에 따르면, 무신사는 영·유아 자녀를 두고 보육 수요가 있는 임직원을 대상으로 오는 18일부터 위탁 보육을 지원한다. 현행 시행되는 주 2회 재택근무는 유지하되 경제 상황 등 여건을 고려해 근무 형태를 고려할 예정이다. 매월 마지막 주 금요일 4시간만 근무하고 퇴근하는 ‘얼리 프라이데이’ 제도는 그대로 운영된다.
현행 영유아보육법상 상시직원이 500명 이상이거나 상시 여성 직원이 300명 이상인 사업장은 직장 내 어린이집을 설치하거나 주변 어린이집과 위탁 보육 계약을 맺어야 한다. 지자체장은 이런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사업장에 대해 1년에 두 차례 이행 명령을 내리고 미이행 시 매회 1억원의 이행강제금을 부과한다.
이에 따라 직원수 1500명인 무신사는 서울 성수동 신사옥에 어린이집을 건립할 계획이었으나, 실수요가 적다는 이유로 어린이집 설치를 한 달 앞두고 계획을 전면 취소했다. 앞서 무신사가 상반기 보육 대상 자녀가 있는 직원 93명을 대상으로 수요 조사를 했을 때, 올해 입소를 희망하는 직원이 7명이었다고 한다. 특히 이 과정에서 한 임원이 “어린이집은 소수가 누리는 복지”, “(어린이집 유지비보다) 벌금이 훨씬 싸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재택근무와 ‘얼리 프라이데이’ 등 대표 근무제도를 축소하겠다는 방침도 나오자 직장인 익명게시판 블라인드에는 ‘무신사가 저출산을 외면하고 사내 복지를 줄인다’ 같은 불만이 이어졌다. 보건복지부도 지난 7일 무신사 측에 재검토를 권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내부 불만이 공론화되자 무신사는 이날 어린이집 조성 계획 대신 위탁 보육 시행 계획 발표하고 직원들과 적극 소통하겠다고 밝혔다. 한문일 무신사 대표는 이날 직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무신사 임직원의 마음을 제대로 헤아리지 못해 발생한 이번 사안의 심각성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며 “함께 노력하는 구성원들의 컨센서스를 모으는 것 역시 소홀히 할 수 없다는 점을 잘 알기 때문에 앞으로 임직원 분들의 생각을 더 적극적으로 듣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회사 경영진을 대신해서 불필요한 우려를 만든 점에 깊이 사과드린다. 비가 온 뒤에 땅이 더 단단해지듯이 이번 일을 슬기롭게 해결해서 무신사 임직원들이 다시 회사에 대한 자부심을 갖고 일할 수 있는 계기로 만들 것을 약속드린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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