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구라지만, 토막이 웬말…영화 '치악산'에 원주시민 '부글'[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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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한 연인이 손에 손을 잡고 걸어가는 길, 저기 저 멀리서 우리의 낙원이 손짓하며 우리를 부르네..."
원주시 36만 시민들은 그간 아름다운 절경으로, 또 수십 여년 간 애틋한 국민가요의 노래말로 지켜져 온 '치악산'이 이번 토막 살인사건 영화를 기화로 있지도 않은 살인사건이 벌어진 끔찍한 현장 이미지로 굳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원주 시민단체 등 약 800명은 지난 7일 영화 '치악산' 시사회가 예정됐던 원주 무실 롯데시네마 인근에서 개봉 반대 집회를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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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뉴시스]김태겸 기자 = "다정한 연인이 손에 손을 잡고 걸어가는 길, 저기 저 멀리서 우리의 낙원이 손짓하며 우리를 부르네..."
대학가요제 수상 곡 '젊은 연인들'의 첫 소절이다. 노래는 눈보라가 치는 치악산이 배경이다. 이뤄질 수 없는 사랑의 실화를 바탕으로 마지막 겨울 산을 오르는 이별 여행을 노래했다고 전해진다. 노래말엔 '치악산' '가난한 대학생 커플' '눈보라' 등 당시 시대적 배경을 잘 그려내, 대표적인 젊은이들의 사랑 노래가 됐다.
'치악산'이 최근 영화 범죄 현장의 배경으로 등장했다.
1980년 이곳에서 토막살인 사건이 발생했다는 허구의 괴담을 토대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아직 개봉 전이지만 이미 유튜브·SNS 등 온라인에서는 논쟁이 한창이다.
앞서 지난 8월,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전신이 토막 난 시체가 담긴 다소 충격적인 포스터가 공개되면서 영화 '치악산'이 한 차례 소란이 일었다. 당시 영화사 측은 감독의 개인적인 시안이라며 공식 포스터는 아님을 밝히며 해당 이미지를 SNS에서 삭제하면서 논란이 일단락되며 진화했다.
그러나 논란은 쉽게 끝나지 않았다.
영화 개봉 전부터 크리에이터들은 영화의 잔인한 살인 배경과 범행 의도 등 심지어 38년 전 살인사건의 토막 살인 사건이 마치 있었던 것처럼 ‘(시체를 자르는데)레이저를 사용했다’ '생체실험이었다' '연구 목적이었다'는 등의 가설을 쏟아냈다.
괴담은 수십 여년 전 마치 있었던 실화같이 논픽션 전개가 되고 있다. 사실 영화는 모두 꾸며진 스토리로 온라인 상에서만 공개한 상태지만 이미 상당 조회수를 기록하며 1980년 토막살인으로 구성된 이야기로 사실을 전재하듯 배경을 삼고 있다.
원주시 36만 시민들은 그간 아름다운 절경으로, 또 수십 여년 간 애틋한 국민가요의 노래말로 지켜져 온 '치악산'이 이번 토막 살인사건 영화를 기화로 있지도 않은 살인사건이 벌어진 끔찍한 현장 이미지로 굳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원주시와 시민단체, 지역 주민들은 영화제작사 도호엔터테인먼트를 상대로 상영금지 가처분을 신청해 지난 8일 한 차례 심리를 거쳤다.
영화사 측은 “이미 일부 영화제에 '치악산'이라는 제목으로 출품한 상태로, 실제 지명을 이용해 영화를 만드는 것은 일반적인 표현 내에 이뤄지며 원주시의 요구대로 한다면 영화의 완성도가 매우 떨어지게 된다“며 반박하고 있다.
이어 "현대사회에선 문화적 인식이 발달해서 특정 지명을 사용한 영화와 그 지역에 관한 부정적 이미지 형성은 별개"라며 "이미 영화 개봉을 준비하면서 채권자들의 요구를 받아들여 도입부와 결말에 '이 사건은 실제와 무관하다'는 자막도 넣었다"고 설명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는 영화 개봉 하루 전인 12일 가처분 신청에 대해 결정한다.
원주 시민단체 등 약 800명은 지난 7일 영화 '치악산' 시사회가 예정됐던 원주 무실 롯데시네마 인근에서 개봉 반대 집회를 벌였다.
이날 집회에는 원강수 원주시장 등 공직자들도 함께했다. 원주지역에서는 영화 '치악산' 이 상영에 나설 경우 영화 관람 거부 운동 등 강경 대응에 나설 방침이다.
한편 '치악산'은 강원특별자치도 원주시, 횡성군에 있는 높이 1288m의 산이다. 1973년 도립공원으로 지정됐다가 1984년 국립공원으로 승격됐다. 산 서쪽은 남한강의 지류 중에서도 섬강 유역인 반면, 산 동쪽은 주천강 유역으로, 옛 이름은 적악산(赤岳山)으로 단풍이 들면 산 전체가 붉게 변한다고 해 적악산이라 불렸다.
☞공감언론 뉴시스 patk2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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