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반·화장품·OTT에서 ‘배달’까지 확장되나… 계속되는 쿠팡 VS CJ
CJ와 쿠팡의 갈등 구도가 2라운드로 확산되고 있다. 식품 업계 1위인 CJ제일제당이 쿠팡이 운영하는 배달 업체 쿠팡이츠의 경쟁사와 손잡으면서 대립 전선을 넓히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말 즉석밥 ‘햇반’의 납품 단가 문제로 시작된 CJ와 쿠팡의 갈등은 화장품·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에 이어 음식 배달까지 여러 업종으로 번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식품 업계 1위 기업과 이커머스 1위 기업의 자존심 싸움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CJ제일제당은 11일 ‘배달의민족(배민)’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과 파트너십을 맺고 배달 커머스 전용 상품 개발에 나선다고 밝혔다. 배달의민족이 운영하는 온라인 식품몰 B마트에 전용관을 신설하고 햇반·스팸 같은 주요 제품을 판매하는 한편, 각종 냉동·냉장 식품 라인업도 개발·판매할 계획이다.
CJ와 쿠팡의 갈등 1라운드는 작년 말 CJ제일제당의 대표 제품 ‘햇반’의 납품 단가를 놓고 양사가 맞붙으면서 시작됐다. CJ제일제당은 “쿠팡이 과도한 마진율을 요구하고 있다”고 주장했고, 쿠팡은 “CJ제일제당이 여러 차례 공급 가격 인상을 요구하고 약속 물량의 절반만 공급했다”고 했다. 지금도 쿠팡에선 햇반과 비비고 같은 CJ 일부 제품을 팔지 않는다. 이후 CJ는 쿠팡 외에 컬리·11번가·네이버·롯데온 같은 이커머스 업체와 파트너십을 확대해왔고, 지난달 새로 출시한 간편식도 신세계그룹 유통사인 이마트·SSG닷컴·G마켓에서 먼저 판매했다.
이번에 CJ가 배민과 손을 잡은 것도, 배민과 쿠팡이 현재 배달 업계에서 가장 치열하게 맞붙는 경쟁 업체임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배달 업계 2위인 쿠팡이츠가 올해 쿠팡 유료 회원에게 음식 값의 10%를 할인해주자, 이에 맞서 업계 1위인 배민도 할인 쿠폰을 내놓으며 경쟁을 벌여왔기 때문이다.
지난 7월엔 쿠팡이 “CJ올리브영이 다른 유통 업체와 거래를 방해한다”며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하는 일이 있었다. 최근엔 CJ ENM이 운영하는 OTT ‘티빙’과 쿠팡의 ‘쿠팡 플레이’가 치열하게 맞붙고 있다. 티빙은 작년 12월 ‘시즌’을 인수한 이후 국산 OTT 1위를 지켜왔으나, 후발 주자 쿠팡 플레이가 ‘와우 멤버십’의 록인 효과와 스포츠 콘텐츠의 힘으로 따라잡으면서 최근 순위가 역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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