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건설장비 용역사 "우리 장비 안 쓰면 두고 보라" 강요 논란
경찰 "공갈 및 협박죄 성립 가능… 신고 들어오면 수사하겠다"
(부산=뉴스1) 이현동 기자 = 부산의 한 건설장비 용역사가 지역 공사현장을 돌며 건설업체들에 자사 장비 사용 등을 강요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되고 있다.
11일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이 업체 대표 A씨는 지난해 9월부터 부산 남구 우암동·문현동·대연동 일대 재개발·건설 공사 현장에서 “우리 장비를 쓰지 않으면 공사를 정상적으로 진행할 수 없도록 방해하겠다”며 건설사 및 협력업체들을 협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면서 흙이나 레미콘 슬러지 등 분진이 바닥에 떨어져 있는 모습을 촬영해 건축법을 위반했다며 수차례 구청에 신고를 하거나 신고하겠다며 협박하고, 건설사나 주택조합 사무실 등에 찾아가 “(계약하지 않으면) 어떻게 되는지 두고 보라”고 소리치기도 했다.
실제로 지난 3월에는 한 아파트 재개발 공사현장에서 타워크레인에 올라가 난동을 피워 공사를 지연시키고 업무를 방해하는 등 피해를 입힌 사례도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지역 이름을 딴 ‘협의회’까지 구성해 세력을 키우고 지역 공사현장을 다니며 조직적으로 이 같은 행위를 벌여온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 건설업계는 이 업체가 한 달에 600만~1000만원을 받고 장비 사용 계약을 한다는 점으로 미뤄 이런 방식으로 수 천 만원에서 많게는 수억 원의 이익을 챙겼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업계는 A씨의 이런 행동에도 마땅히 대응할 만한 방법이 없어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계약을 해주고 있는 실정이라고 토로하고 있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법적으로는 바닥에 흙이나 슬러지가 떨어져 있으면 안되는 게 맞다. 당연히 민원을 제기할 수 있는 부분”이라며 “현장에서 최대한 잘 관리하려고 노력하지만 100% 깨끗하게 유지하기가 힘들다는 점을 악용하는 것 같다. 단순 민원에서 끝나지 않고 이를 무기로 삼아 계약을 강요하니까 도의적으로 괘씸하다고 느끼지만, 건설사 입장에서 현실적으로 이를 막을 수단이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체 관계자 역시 “괜히 일이 커지고 시끄러워지면 공사 진행에 지장이 생길까봐 적당히 써주면서 다들 가만히 있는 것이다. 계약하면 조용하고 안 써주면 협박한다”며 “시장경제에서 공정하게 영업하고 경쟁해서 계약을 따가야 하는데, 이런 행동은 불공정하고 위법한 행위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일부 건설사는 “이 업체와 계약했더니 일을 잘해서 좋은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며 “협박을 하거나 장비 사용을 강요한 적은 없다”고 밝혔다.
이와 같은 논란에 대해 A씨는 “공사현장이 있는 지역의 업체를 쓰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다른 곳의 용역사가 들어와서 계약하는 건 밥그릇을 뺏는 일”이라며 “건설사들이 지역 업체와 근로자를 30% 이상 우선 채용해야 하는 제도도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런 부분을 얘기한 것이고, 부탁을 했을 뿐 협박이나 강요를 한 적은 없다”며 “계약금을 저렴하게 해주기도 하고 일도 훌륭하게 잘 해내고 있다. 계약을 안 하고 싶으면 안 해도 되는데 민원을 무기로 협박을 했다고 하니 억울하다”고 밝혔다.
이같은 논란에 대해 경찰은 “대규모 노조와 달리 비교적 조직규모가 작고 특정 지역에 한정한 건폭(건설현장 불법 폭력행위)인데다 협박 외에는 이렇다 할 위법행위가 없었기에 건설사들이 신고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며 “건폭 특별단속 기간이 끝났지만 신고나 제보가 접수되면 수사에 나설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부산경찰은 건설현장의 폭력행위를 근절하고자 지난해 12월초부터 올해 6월말까지 200일 간 ‘건설현장 갈취·폭력 등 조직적 불법행위 특별단속’을 벌여 수백여 명을 적발한 바 있다.
경찰 관계자는 “타인에게 공포심을 유발하거나 해악을 고지한 경우 협박죄가 적용될 수 있고, 이러한 협박을 통해 재산적 이익을 얻었다면 공갈죄까지 적용될 수 있다”며 “다만 그러한 방식으로 취한 금액이나 해당 지역의 다른 업체들에 끼친 영향력, 공갈·협박의 강도를 살펴봐야 하고 피해자·업체들의 진술도 반드시 확보돼야 한다”고 말했다.
lhd@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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