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국채금리 동조화 흐름···단기물은 낮아지고, 장기물은 높아
올해 한·미간 국채금리의 동조성이 단기물에서는 약화된 반면 장기물에서는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최근 한국 국채 장기물 금리 상승분의 절반 이상은 미국 국채 금리가 오른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 금융시장국 채권시장팀 최강욱 차장, 구병수 과장, 지성민 조사역이 11일 발표한 ‘한·미 금리 동조화 현황과 평가’ 보고서를 보면 한·미 국채금리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동조화가 강화되고 만기가 길수록 더욱 높은 동조성을 보였다. 전세계 실물·금융의 연계성이 강화되고 기축통화인 달러화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점이 미 국채금리가 주요국 국채 금리에 높은 영향력을 행사하는 원인으로 꼽힌다. 한국 국채가 국제금융시장에서 우량자산으로 평가받기 시작한 점도 주요 선진국과의 금리 동조성이 높아진 원인의 하나로 거론된다.
그런데 올해 들어서는 한국 국채 금리에 대한 미국 국채의 영향이 장기물에서 커졌지만 중·단기물에서는 줄어 동조화 정도가 만기별로 차별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보고서는 단기물의 경우 미국 국채 금리의 영향이 지난해 18∼19%에서 올해 들어 10% 수준으로 낮아졌다고 분석했다. 국채 단기물의 경우에는 올해 들어 한·미간 물가와 성장 등 실물경제의 전망이 차별화되는 흐름을 보이고, 이에 따라 통화정책에 대한 기대도 달라지면서 동조화 흐름이 약해진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장기물에 해당하는 10년물에 대한 미 국채 금리의 영향은력은 여전히 50%를 넘고 있다. 실제 미국 국채 금리가 급등한 지난 7월 25∼8월 21일 우리나라 1년 이하 단기물 국고채 금리는 보합세를 유지했다. 그러나 같은 기간 국고채 10년물 상승폭 0.29%포인트의 56%, 3년물 상승폭 0.15%포인트의 39% 정도가 미 국채금리 상승의 영향으로 추산됐다.
이같은 분석을 바탕으로 보고서는 “국내 가계·기업의 대출금리에서 1년 이하 단기 금리에 연동되는 변동금리의 비중이 크고, 회사채·은행채 등의 발행 만기 역시 3년물 이하 중·단기물 비중이 크기 때문에, 최근 미국 국채금리 상승에 따른 영향이 우려할 만큼 크게 나타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보고서는 “다만 국내 장기 금리의 경우 여전히 미국 국채 금리와의 동조성이 강해 이와 연계된 일부 대출금리, 은행채·회사채 금리 등은 미국 국채 금리 상승에 일정 부분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향후 미국 통화정책에 대한 기대 변화 등으로 미국 국채금리의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을 뿐 아니라 국내 금리에 미치는 영향도 커질 수 있는 만큼 미국 국채금리 움직임을 면밀히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윤주 기자 run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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