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 표준유전체 구축…한우만 갖는 특성 확인

서울대 농생명공학부

김희발 농생명공학부 교수 연구팀이 처음으로 한우의 표준유전체를 구축했다. 위키미디어 제공.

한우를 포함한 아시아 소(Bos taurus)는 그동안 공개된 표준유전체가 없었다. 서울대는 김희발 농생명공학부 교수 연구팀이 최초로 한우의 표준유전체를 구축했다고 11일 밝혔다. 

연구팀은 척추동물 유전체 프로젝트(VGP)에서 쌓은 표준유전체 연구 경험을 바탕으로, 한우 유전체 연구 기반이 될 표준유전체를 고품질로 조립했다. 

현존하는 소 14종의 고품질 표준유전체를 모두 모아 다양한 품종의 구조변이 정보를 포함하는 ‘범 유전체(Pangenome)’도 구축했다. 범 유전체는 여러 종이나 개체의 유전체를 하나로 표현하는 것으로, 유전체 간 차이와 공통 영역을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연구팀은 서울대 평창캠퍼스 농생대 목장에서 키운 한우 거세우 개체를 도축해 퍼시픽바이오(PacBio) Hifi, 이소폼(Isoform), 일루미나(Illumina) RNA 시퀀싱 등의 기술을 이용해 염색체 수준의 표준유전체를 조립했다. 

조립한 유전체는 콘틱 N50이 55Mb(메가베이스) 이상, 스카폴드 N50이 89Mb 이상이었다. 이들 지표는 유전자 서열의 품질을 평가하는 지표로, N50의 값이 길수록 조립이 잘 됐다는 의미다. 또 다른 품질 평가 지표인 BUSCO 점수로 측정한 완성도는 95.8%로, 고품질임이 확인됐다.

한우 유전체의 48.7%는 다양한 반복 요소(DNas, tandem repeats, long interspersed nuclear elements, simple repeats)가 있었다. 이러한 반복 요소는 유전체의 다양성, 안전성, 진화 등을 연구할 때 활용 가능한 요소들이다.

조립된 유전체에서  2만 7314개의 단백질 코딩 유전자가 발견됐으며, 이 중 2만 5302개는 유전자 이름이 추론된 단백질이었다. 유전자 이름을 통해서는 유전자의 기능, 역할, 다른 유전자와의 유사성 등에 대한 정보를 획득할 수 있다. 

연구팀은 한우를 포함한 세계 각지의 다양한 소 품종을 대표하는 14종의 범 유전체 그래프를 구축했으며, 이를 통해 14종의 자동 염색체에서 61.87Mb의 한우 특이 영역도 확인했다. 

연구팀은 “한우 유전체 조립과 14품종의 범 유전체 그래프는 소 품종 연구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모든 자료는 발표된 논문을 통해 활용 가능하도록 공개했다”고 말했다. 연구 논문은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데이터’에 지난달 23일 발표됐다. 

[문세영 기자 moon0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