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율 감소 가속화하는 우크라이나…"가족 해체될 수도"

이강우 인턴 기자 2023. 9. 11.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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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 1년 6개월이 넘어가는 가운데 우크라이나에서 출산율이 급격히 줄어들었고 출산을 하더라도 적절한 보호와 치료를 받지 못하거나 출산을 미루는 여성과 젊은 부부가 늘고 있다고 10일(현지시간) 영국 BBC는 보도했다.

키이우에 있는 프투카 인구 사회학 연구소 부소장 올렉산드르 흘라둔은 "많은 여성이 임신과 출산을 미뤘다"며 "전후에 다시 가족과 연인들이 재결합할 수 있지만 일부는 해체될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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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년 상반기 출생아, '21년 동기 대비 3만8000명 감소
출산해도 적절한 지원 못 받아…임신·출산 미루기도
[키이우=AP/뉴시스] 우크라이나에서 전쟁으로 인해 출산율이 급격히 줄어들었고 출산하더라도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거나 아예 임신과 출산을 미루고 있는 부부가 늘고 있다고 10일(현지시간) 영국 BBC는 보도했다. 사진은 전쟁 중에도 아이를 낳은 우크라이나 부부와 가족. 2023.09.11.

[서울=뉴시스]이강우 인턴 기자 =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 1년 6개월이 넘어가는 가운데 우크라이나에서 출산율이 급격히 줄어들었고 출산을 하더라도 적절한 보호와 치료를 받지 못하거나 출산을 미루는 여성과 젊은 부부가 늘고 있다고 10일(현지시간) 영국 BBC는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법무부에 등록된 출생아 숫자를 분석한 오픈데이터봇(Opendatabot)에 따르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 이전인 2021년 상반기와 올해 상반기를 비교해 봤을 때 우크라이나에서 태어난 아기는 3만8000명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쟁 이전에도 우크라이나의 출생률은 감소하고 있었다. 그러나 계속되는 전쟁으로 가족이 분리되고 환경이 열악해져 이는 가속화 됐다. 그리고 일부는 굳은 마음을 먹고 출산을 해도 계속되는 공습과 폭격으로 필요한 치료 및 산우 조리를 받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고향엔 산부인과가 없어 전쟁 와중에 아이를 분만하러 30km 떨어져 있는 키이우로 가야 했던 율리아(38)는 분만을 준비하는 와중에도 병원에서 조금 떨어진 방공호에서 지냈다. 거의 매일 폭격이 가해졌고 이를 알리는 사이렌이 울려서다.

율리아는 "상황은 열악하지만 간호사는 산모가 침착함을 유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했다"며 "공습에 익숙해지고 더 강해져 이를 이겨내고 있다"고 전했다.

율리아는 전쟁 중에 아이를 분만했지만 이미 많은 여성이 임신과 출산을 연기하고 있다.

키이우에 거주하는 이리나 멜리첸코(35)는 남편이 소집된 후 최소 1년간은 임신과 출산을 미루기로 했다고 말했다.

전쟁이 시작되기 겨우 3주 전 결혼한 멜리첸코 부부는 아이를 임신했다가 전투 중에 남편이 전사하면 미혼모가 돼 아기에게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어서이다.

수십만 명의 남성이 입대하거나 징집됐고 그중 상당수가 전사했다. 일부 여성들도 입대해 전투에 임했고 약 300만명에서 400만명의 여성이 인근 국가인 폴란드, 독일, 영국 등으로 피난을 가야 했다.

키이우에 있는 프투카 인구 사회학 연구소 부소장 올렉산드르 흘라둔은 "많은 여성이 임신과 출산을 미뤘다"며 "전후에 다시 가족과 연인들이 재결합할 수 있지만 일부는 해체될 수 있다"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rainfall@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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