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림 “검찰의 조작시도···‘윤석열 커피’, 녹음파일 중 1~2분 분량에 불과”

이보라 기자 2023. 9. 11.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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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전 안 만나...사전 모의 안 해”
검찰은 구속영장 청구 여부 검토 중
신학림(64) 전 언론노조 위원장이 7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조사를 받기 위해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와 허위 인터뷰한 대가로 억대 금품을 수수했다고 검찰이 보는 신학림 전 언론노조위원장이 11일 검찰 수사를 두고 “조작시도”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뉴스타파에 보도된 인터뷰를 하기 전에 김씨를 따로 만나지 않는 등 사전 모의를 한 적이 없다는 것이다. 검찰은 신 전 위원장의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검토 중이다.

신 전 위원장은 이날 서울중앙지검 ‘대선개입 여론조작’ 사건 특별수사팀(팀장 강백신)의 포렌식 절차에 참관했다. 그는 참관 전 ‘사전에 만난 정황에 대해 하실 말씀이 있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인터뷰가 이뤄진) 2021년 9월15일 이전에 화천대유든 천화동인이든 언저리에 간 사실이 전혀 없다”며 “(검찰이) 이것을 조작해내려는 시도 중 하나”라고 했다. 김씨가 신 전 위원장을 중심으로 언론재단을 만들려고 했다는 것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겠다”며 “그건 김씨가 말하지 않았나. 그 부분을 왜 나한테 묻나”라고 했다.

검찰은 신 전 위원장이 김씨와 인터뷰하고 김씨가 신 전 위원장의 책을 고가에 매입한 경위를 살펴보고 있다. 검찰은 신 전 위원장이 김씨에게 1억6500만원이라는 거액에 책을 판 뒤, 계약 날짜를 2021년 3월로 소급 적용한 점에 주목한다. 대가성이 없는 정상적인 거래였다면 계약 시점을 사실대로 적지 않았겠냐는 것이다. 신 전 위원장과 김씨는 계약 날짜가 이같이 기재된 경위를 잘 모른다고 하는 상태다.

검찰은 신 전 위원장이 인터뷰 이후 김씨를 만난 것도 보도하기 전 사전 모의를 한 정황으로 본다. 이에 대해 신 전 위원장은 이날 “2021년 9월15~20일 사이 김씨와 같이 화천대유에 간 적은 있다. 그때 소개 받은 화천대유 관계자 한 분을 김씨가 감옥에 있을 때 한번 더 만났다”며 “건강상태를 한번 물어보고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채널이 있을까 해서 간 것이다. 왜냐하면 제가 김씨 허락을 받지 않고 몰래 녹음했으니 미안하지 않나. 그런 점과 관련된 것”이라고 했다.

신 전 위원장은 뉴스타파 보도 이틀 뒤 오마이TV 인터뷰에서 “(2021년 2월25일 토론회) 직후에 뉴스타파 대표에게 이런 녹음파일이 있다는 것을 구두로 보고했다”고 말했다. 뉴스타파가 보도 이틀 전 신 전 위원장으로부터 인터뷰 녹음파일을 받았다고 밝힌 것과는 시점상 차이가 있다. 신 전 위원장은 이날 취재진이 ‘뉴스타파 대표에게 구두 보고를 한 게 2021년 2월25일이 맞느냐’는 질문에 “아니다. 직후라고 한 것”이라고 했다.

신 전 위원장은 인터뷰가 뉴스타파에 보도된 이튿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지인이 ‘그걸 품고 어찌 6개월을 버티셨습니까. 선거 이틀 전에’라고 쓰자 댓글로 “배신은 위대한 예술이다”, “3일 전입니다. ㅋㅋㅋ” 등의 답글을 달았다. 김씨 인터뷰를 대선 직전 의도를 갖고 보도하도록 한 게 아닌지 의심받을 수 있는 대목이다. 신 전 위원장은 이날 취재진이 ‘왜 이런 글을 올렸느냐’고 묻자 답변하지 않았다.

검찰은 신 전 위원장이 김씨에게 책값 명목으로 금품을 받고 대선 사흘 전인 2022년 3월6일 허위 내용이 담긴 김씨 인터뷰를 뉴스타파를 통해 보도하게 했다고 본다. 윤석열 당시 국민의힘 대선 후보에게 불리한 내용을 보도해 여론을 조작하려 했다는 게 검찰 수사의 구도다.

검찰은 지난 1일 신 전 위원장의 자택과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한 데 이어 7일 그를 배임수재 및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검찰은 신 전 위원장이 혐의를 부인하는 점, 공범 김씨가 구속기간 만료로 풀려나 말맞추기 우려가 있다는 점 등을 들어 조만간 신 전 위원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신 전 위원장 측은 72분 가량의 인터뷰 녹음파일 중 뉴스타파가 보도한 ‘당시 대검찰청 중수2과장이던 윤석열 대통령이 조우형씨에게 커피를 타줬고, 조씨 혐의를 봐줬다’는 김씨 인터뷰 내용은 1~2분 가량에 불과하다고 주장한다. 대선을 앞두고 여론을 조작하려는 의도였다면 이렇게 적은 분량만 담았겠냐는 것이다. 또한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정해진 것은 2021년 10월 초,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정해진 것은 11월 초여서 시점상 대선에 개입하려는 의도로 녹음했다는 건 어불성설이라는 입장이다.

이보라 기자 purpl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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