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C 선도기업 4.6조 투자한 '이 기술', 오름테라퓨틱 도전 빛보나
화이자 자회사 편입 예정 '시젠', DAC 항암제 분야 진출
국내 관련 기업은 오름테라퓨틱…미국 임상 1상 진행 중
이승주 오름테라퓨틱 대표 "최고 회사가 따라하는 점 자랑스러워"
ADC(항체-약물접합제) 전문 기업 시애틀제네틱스(Seagen·시젠)가 단백질 분해 기술이 접목된 새로운 방식의 항암제 개발에 나선다. 약 4조6000억원을 투자했다. 시젠은 다국적 제약사 화이자의 자회사로 편입이 예정된 회사라 이 계약에 업계 관심이 크다. 관련 기술을 보유한 국내 바이오기업 오름테라퓨틱도 덩달아 시장의 주목을 받게 됐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소재 바이오기업 시젠과 누릭스 테라퓨틱스(Nurix Therapeutics)는 최근 DAC(분해제-항체접합제) 치료제 개발을 위한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시젠은 ADC 항암제 분야를 선도하는 기업이다. 다국적 제약사 화이자가 430억달러(약 56조원)을 들여 인수합병을 진행 중이다.
계약 조건에 따라 누릭스 테라퓨틱스는 시젠으로부터 6000만달러(약 800억원을) 선급금을 받는다. 마일스톤(단계별 기술료)을 포함하면 최대 34억달러(약 4조5000억원)를 더 받을 수 있다. 상업화 이후 로열티는 별도다.
양사의 이 업무 협약으로 시장 관심이 DAC 치료제에 쏠렸다. 생소한 개념이지만 기본 원리는 ADC와 같다. ADC는 암 세포를 찾아가는 항체에 세포독성 항암제를 붙인 약물이다. 항체가 암 세포를 찾아가면 탑재된 세포독성 항암제가 터지면서 암을 제거하는 원리다. 일종의 '유도 미사일'로 비유한다.
질병과 관련된 표적 단백질(targeted protein)을 직접 분해하는 치료제를 가리켜 'TPD'(표적단백질분해)라고 한다. 항체에 세포독성 항암제 대신 TPD를 결합한 치료제가 DAC다. TPD는 질병 원인 단백질을 원천적으로 분해·제거하는 방식의 차세대 신약 플랫폼이다. 여기에 항체를 이용해 약물을 암세포로 유도하는 ADC 항암제 원리까지 접목한 기술이 'DAC'다.
업계에서는 최고 수준의 ADC 기술을 갖춘 시젠이 DAC 분야에 진출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분석한다. DAC 분야에도 시장 관심이 쏠리면서 관련 기술을 보유한 기업에 호재가 예상된다. 시젠과 업무 협약 발표 이후 나스닥에 상장된 누릭스 테라퓨틱스의 주가는 10% 이상 뛰었다.
국내서 DAC 치료제를 개발하는 대표적인 회사가 '오름테라퓨틱'이다. 유일하게 사람 대상 임상 시험에 진입했다. 오름테라퓨틱의 후보물질 'ORM-5029'는 미국에서 임상 1상 단계다. 세계 최초로 TPD를 ADC 형태로 항체에 결합하는 'TPD²' 기술을 적용했다는 게 회사 설명이다. HER2 돌연변이를 발현한 유방암 환자 87명이 임상 시험에 등록할 예정이다. 임상 종료 시점은 2025년 10월이다.
이승주 오름테라퓨틱 대표는 지난 9일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 "오름(테라퓨틱)이 선도하는 'ADC+TPD' 접근을 세계 최고의 ADC 회사 Seagen(시젠)도 따라하고 있다는 점이 자랑스럽다"며 "Seagen의 리서치 보고서에 오름테라퓨틱이 언급돼 있다"고 썼다. 해당 리포트는 'BMO캐피탈마켓'이 시젠에 관해 발간한 것으로 본문에서 오름테라퓨틱과 회사의 'GSPT1 분해제' 플랫폼을 언급했다.
오름테라퓨틱은 지난 6월 '시리즈 B 브릿지 라운드'에서 260억원의 투자금을 유치했다. 2021년 600억원의 대규모 투자 이후 2번째 후속 투자다.
TPD 기술이 최근 각광받으면서 여러 제약사가 앞다퉈 개발에 나섰다. 지난 6일 HK이노엔과 동아에스티는 비소세포폐암을 치료하는 TPD 신약 개발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유한양행은 사이러스테라퓨틱스의 TPD 기술을 이용해 '제2의 렉라자'를 발굴하겠다는 목표다.
SK바이오팜은 지난달 말 TPD 전문기업인 미국의 프로테오반트 사이언스 지분 인수를 완료했다. SK바이오팜은 이 지분 인수로 TPD를 활용한 혁신 의약품을 개발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창섭 기자 thrivingfire2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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