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멀리즘 대표작가 도널드 저드와 한국과의 인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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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주요 미술 사조 중의 하나인 미니멀리즘의 대표 작가인 도널드 저드(1928-1994)는 생전 한국과도 인연이 있었다.
저드는 회화 작가로서 출발했지만 1961년까지 그림을 그린 뒤 이후에는 3차원 작품에 주력해 그림은 많이 남아 있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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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황희경 기자 = 20세기 주요 미술 사조 중의 하나인 미니멀리즘의 대표 작가인 도널드 저드(1928-1994)는 생전 한국과도 인연이 있었다.
그는 1946년 6월부터 1947년 11월까지 주한미군으로 근무하며 한국에서 첫 해외 경험을 했다. 이후 1991년 대구의 인공화랑에서 개인전을 열고 윤형근 등을 만나기도 했던 저드는 당시 접했던 한지로 판화 작업을 시도했다. 그러나 얇은 한지의 특성 등으로 애를 먹었고 목판의 구성이나 사용할 색 등 기본 개념은 모두 정해진 상태에서 작가가 1994년 세상을 떠나며 작품은 미완으로 남았다.
서울 한남동 타데우스 로팍 갤러리 2층 전시장에서 열리고 있는 도널드 저드의 개인전은 그렇게 미완으로 남았던 저드의 한지 판화 작업을 국내에 처음으로 소개하는 자리다.
가로 80cm, 세로 60cm 한지 위에 여러 색을 사용한 목판화 20개로 이뤄진 작품은 저드의 판화 중 가장 광범위하게 색을 사용한 것으로, 저드 사후인 2020년 제작됐다.
전시에서는 저드가 남긴 그림들도 볼 수 있다. 저드는 회화 작가로서 출발했지만 1961년까지 그림을 그린 뒤 이후에는 3차원 작품에 주력해 그림은 많이 남아 있지 않다. 이번 전시에서는 1960년에 그린 유화 2점이 소개된다. 3차원 작업에서 드러나는 공간과 색에 대한 저드의 관심이 어디서 왔는지를 엿볼 수 있다.
작가의 아들인 플래빈 저드 저드재단 예술감독이 기획한 전시는 따로 주제를 정하지 않고 전시장과 어울리는 작품들로 구성됐다. 알루미늄과 플렉시 유리, 합판 등 작가가 즐겨 사용했던 매체들을 이용한 대표적인 3차원 작업도 함께 볼 수 있다.
한편 마이클 고반 LA카운티미술관(LACMA) 관장은 전시와 함께 출간된 도록에서 한국 미술과 건축에서 자주 언급되는 '비움'의 개념이 저드의 공간 이론에 영향을 끼쳤을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고반 관장은 또 저드가 1991년 한국 개인전 당시 한국의 전통 유적지를 방문했음이 확실하다며 저드의 한국 예술과 문화에 대한 관심은 그가 정착한 미국 텍사스주의 마르파 도서관을 위해 수집한 방대한 양의 책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타데우스 로팍 갤러리 1층에서는 독일의 전위 예술가 요셉 보이스의 드로잉 전시도 진행 중이다. 195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호텔 이름이 적힌 메모지부터 칠판까지 다양한 매체에 그린 드로잉들을 볼 수 있다.
갤러리는 "보이스에게 드로잉이란 비단 습작이나 다른 매체를 활용하는 프로젝트를 위한 예비 자료가 아니었다"면서 "그는 되려 그림을 그리는 물리적인 행위 자체를 자신의 개념적 사고를 구체화하는 주요 수단으로 활용했다"고 설명했다. 두 전시 모두 10월20일까지.
zitro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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