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장 내놓고 나가" 주택재개발 조합장 감금한 조합원들…벌금 5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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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합자금 횡령 혐의로 임시총회에서 해임안이 의결된 주택재개발정비사업 조합장이 이를 수용할 수 없다며 버티자, 거리에서 조합장을 10분 동안 감금한 조합원들이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주택재개발정비사업 조합원인 A씨 등은 2021년 2월8일 임시총회를 열고 조합자금 횡령 혐의를 받는 조합장 B씨(62·여)에 대한 해임안을 결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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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수 조합원 피해자에 몰려가 인감 반환 요구 권리 없어"
(남양주=뉴스1) 양희문 기자 = 조합자금 횡령 혐의로 임시총회에서 해임안이 의결된 주택재개발정비사업 조합장이 이를 수용할 수 없다며 버티자, 거리에서 조합장을 10분 동안 감금한 조합원들이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의정부지법 남양주지원 형사1단독(부장판사 최치봉)은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공동감금) 혐의로 기소된 A씨(59) 등 9명에게 각 벌금 50만원을 선고했다고 11일 밝혔다.
주택재개발정비사업 조합원인 A씨 등은 2021년 2월8일 임시총회를 열고 조합자금 횡령 혐의를 받는 조합장 B씨(62·여)에 대한 해임안을 결의했다. B씨가 조합사업비에서 매월 285만원을 임의로 인출해 사용했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B씨는 자신에 대한 해임결의를 수용할 수 없다며 조합통장 등 주요 서류를 반환하지 않겠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경기 구리시 소재 조합사무실의 문을 잠근 채 경비업체 직원들을 배치했다.
A씨 등은 다음날인 9일 B씨와 해임결의 수용 여부 등을 담판 짓기 위해 조합사무실 인근 셀프 빨래방에서 만남을 가졌지만, B씨는 끝까지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이후 B씨가 빨래방을 나서자 A씨 등은 거리에서 B씨를 둘러싼 뒤 언성을 높이며 그를 10분 동안 감금했다. 이 과정에서 B씨는 실신해 신고를 받고 출동한 구급대에 의해 인근 병원으로 옮겨지기도 했다.
A씨 등은 이 일로 벌금형의 약식명령을 받게 되자 '정당행위에 해당한다. 억울하다'며 정식재판을 청구했다.
A씨 등은 "B씨가 조합장의 지위에서 적법하게 해임됐음에도 사무실을 봉쇄한 채 조합의 통장과 인감 등을 임의로 가지고 나왔다"며 "B씨가 서류를 이용해 조합재산을 임의로 처분할 우려가 있기 때문에 주요서류 반환을 요구하기 위해 둘러싼 것일 뿐 공동으로 감금할 의사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들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여러 증거를 종합할 때 피고인들이 피해자를 감금할 의사가 미필적으로 있었음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고, 피해자의 횡령 사실이 명백하게 확인된 상황이 아니었던 데다 재산상 손해를 직접적으로 가하고 있다고 볼 구체적 자료나 정황이 없다고 판단했다.
최 판사는 "당시 B씨는 해임결의의 효력을 다투고 있었고, 보관하고 있던 조합의 인감과 통장 등을 이용해 다른 횡령행위를 직접적으로 저지르고 있지 않았다"며 "다수 조합원이 밤늦게 피해자에게 몰려가 인감 등의 반환을 요구할 권리가 있는 것도 아니었다"고 판시했다.
yhm9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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