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보복 두렵지만…"이탈리아, 中에 '일대일로' 탈퇴 계획 설명"

박가영 기자 2023. 9. 11.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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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리창 중국 총리와 회담하며 중국의 일대일로(육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 탈퇴 계획을 전달했다는 현지매체 보도가 나왔다.

멜로니 총리는 이날 G20 정상회의 폐막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아직 (일대일로 중단 여부에 대한)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며 "(탈퇴를) 결정해도 중국과의 관계가 위태로워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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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매체 "멜로니, 리창과 양자회담서 의사 전달"…
멜로니, G20 폐막 기자회견서 "아직 결정 안 했다"
9일(현지시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리는 인도 뉴델리에서 리창 중국 총리와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를 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신화=뉴시스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리창 중국 총리와 회담하며 중국의 일대일로(육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 탈퇴 계획을 전달했다는 현지매체 보도가 나왔다. 멜로니 총리는 공개 석상에서 일대일로 탈퇴 여부를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밝혔다.

1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탈리아 매체를 인용해 멜로니 총리가 전날 리 총리와의 양자 회담에서 프로젝트 참여 중단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

이탈리아는 주요 7개국(G7) 중 중국 일대일로 사업에 참여한 유일한 국가다. 2019년 주세페 콘테 당시 총리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국빈 방문을 계기로 일대일로 참여를 공식화했다. 두 정상은 당시 에너지·항만·항공우주 등 분야에서 민·관 협력을 강화하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해당 MOU는 5년 단위로 갱신된다. 이탈리아가 체결 5년째인 올해 말까지 참여 종료 의사를 통보하지 않으면 내년 3월 자동 연장된다.

일대일로는 시 주석의 상징 격인 대외전략이다. 중국을 중심으로 서쪽으로 육해상 벨트를 연결, 미국으로부터 영향을 받지 않는 무역과 에너지 공급망을 만든다는 구상이다. 중국에서 출발해 서쪽 끝을 차지하는 유럽은 일대일로의 종착점이자 주요 시장으로 매우 중요한 지역이다.

그러나 이탈리아 내에서는 일대일로 프로젝트의 효과에 대한 의문이 꾸준히 제기됐다. 귀도 크로세토 이탈리아 국방부 장관은 최근 한 인터뷰에서 "4년 전 일대일로에 참여하기로 한 결정은 즉흥적이고 형편없는 결정이었다"며 "(일대일로에 참여 이후) 중국의 대이탈리아 수출은 증가했지만, 이탈리아의 대중국 수출을 늘리는 데는 거의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탈리아는 갱신 여부를 앞두고 중국의 경제보복 가능성을 최소화하면서 일대일로를 벗어날 방법을 고심해왔다. 중국은 EU를 제외하고 미국 다음으로 이탈리아의 큰 교역 상대국으로, 지난해 이탈리아의 대중 수출액은 185억달러(약 24조6106억원)에 달했다.

중국은 이탈리아의 참여를 유지하기 위해 설득에 총력을 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리 총리는 멜로니 총리와의 회담에서 "건전하고 안정적인 중국·이탈리아 관계는 양국의 공동이익에 부합하고 양국의 더 나은 발전을 위해 필요하다"며 "내년 양국의 전면적 전략 동반자 관계 수립 20주년을 계기로 중국은 이탈리아와 대화와 협력을 강화하고 발전과 번영을 함께 촉진하려 한다"고 말했다.

멜로니 총리는 이날 G20 정상회의 폐막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아직 (일대일로 중단 여부에 대한)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며 "(탈퇴를) 결정해도 중국과의 관계가 위태로워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가영 기자 park080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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