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축구·농구 엇갈린 희비…감독 내칠 때 한쪽은 우승 감격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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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축구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A매치 106경기를 소화한 미드필더 토니 크로스(레알 마드리드)는 10일(현지시간)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 계정에 이같이 쓰면서 농구공 이모지를 달았다.
공교롭게도 독일의 농구 월드컵 우승과 초유의 축구대표팀 감독 경질이 같은 날 나오면서 나타난 반응이다.
디르크 바우어만 전 국가대표팀 감독은 키커에 직접 보낸 기고문을 통해 "독일농구협회에 등록된 인원은 25만명가량인데, 이렇게 좁은 저변에서 월드컵 우승을 이룬 팀을 만든 성과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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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구 '역사적 우승'에 총리까지 격려…"좁은 저변 속에도 성과"
(서울=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독일이 오늘 세계 챔피언이 됐어요!"
독일 축구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A매치 106경기를 소화한 미드필더 토니 크로스(레알 마드리드)는 10일(현지시간)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 계정에 이같이 쓰면서 농구공 이모지를 달았다.
독일은 대표적인 '축구의 나라'로 유명하다. 그런 만큼 2014 국제축구연맹(FIFA) 브라질 월드컵 우승을 이끈 크로스의 위상도 대단하다.
9년 전 월드컵 우승의 주역 크로스가 이런 게시글을 올린 건 자국의 국제농구연맹(FIBA) 월드컵 우승을 축하하기 위해서다.
농구 대표팀이 이뤄낸 성취에 주목해달라는 취지인데, 일부 팬은 '축구 대표팀에도 성원이 필요해'라며 자조적인 답글을 달았다.
또 다른 팬들은 2021년 국가대표 은퇴를 발표한 크로스를 향해 "축구 대표팀으로 돌아와"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공교롭게도 독일의 농구 월드컵 우승과 초유의 축구대표팀 감독 경질이 같은 날 나오면서 나타난 반응이다.
두 종목의 엇갈린 희비는 독일 공영방송 도이체벨레(DW) 홈페이지에서 뚜렷하게 드러났다.
DW는 스포츠 카테고리에 '독일은 농구 세계 챔피언'이라는 헤드라인을 띄우며 대서특필했다. 이 머리기사 아래로는 중요한 축구 기사 2개가 나란히 걸렸다.
하나는 대표팀의 한지 플리크 감독이 경질됐다는 기사고, 다른 하나는 안방에서 일본에 1-4로 대패한 독일 축구의 현실을 꼬집는 분석 기사다. 후자의 제목은 '새 출발 대신 재앙'이다.
4강에서 '세계 최강' 미국을 꺾은 데다 강호 세르비아마저 물리치고 정상에 선 독일 농구계는 감격에 휩싸였다.
독일 농구사상 첫 월드컵 우승이다. 2014년 월드컵 본선에 나가지 못했고, 직전 대회인 2019년에는 18위에 머무르는 등 최근 고전하는 흐름을 완전히 뒤집은 터라 기쁨이 더 크다.
스포츠 매체 키커에 따르면 대회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된 데니스 슈뢰더(토론토)는 "긴 여정이었다"며 "결국 여기까지 왔다. 8승 무패라니 믿을 수 없다"라고 기뻐했다.
미국프로농구(NBA)에서 21시즌을 뛴 독일 농구의 전설 디르크 노비츠키도 소셜미디어에 "세계 챔피언이다! 믿을 수 없네!"라고 써서 후배들을 칭찬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도 엑스에 "세계 챔피언! 놀랍고 역사적인 일"이라고 격려했다.
디르크 바우어만 전 국가대표팀 감독은 키커에 직접 보낸 기고문을 통해 "독일농구협회에 등록된 인원은 25만명가량인데, 이렇게 좁은 저변에서 월드컵 우승을 이룬 팀을 만든 성과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이는 축구에 비해서는 확실히 적은 수치다. 독일축구협회에 따르면 21개 지방 협회에 등록한 축구 선수 수는 2017년에 이미 700만명을 넘었다.
2024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24) 개최를 앞둔 독일 축구는 농구와 달리 우울한 분위기다.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독일은 올해 3월 페루전에서 2-0으로 승리했으나 그 뒤론 1무 4패로 추락했다.
3월 두 번째 경기에서 벨기에에 2-3으로 졌고, 6월 첫 경기에서 우크라이나와 3-3으로 어렵게 비긴 뒤 폴란드(0-1)와 콜롬비아(0-2)엔 내리 졌다.
반전이 절실하던 독일은 한국시간 10일 일본을 홈으로 불러들였지만, 무려 1-4로 무릎을 꿇고 말았다.
독일 대표팀이 A매치에서 3연패를 당한 건 서독 시절인 1985년 이후 약 38년 만의 일로, 결국 수장인 한지 플리크 감독이 경질됐다.
영국 BBC 등에 따르면 독일 축구 대표팀이 1926년 전임 감독제를 도입한 이후 사령탑을 '경질'한 건 최초의 사례다.
루디 푈러 독일 축구대표팀 단장은 "일본전은 우리가 이런 상황에서 진전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명확히 보여줬다"며 '강수'를 둔 배경을 설명했다.
pual0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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