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빌라서 네살 아들 남겨둔 채 숨진 40대 엄마, 사인은 '동맥경화'

지난 9일 네 살배기 아들을 남겨두고 숨진 40대 여성이 살았던 전북 전주의 한 빌라 현관문 앞. 아이의 것으로 추정되는 기저귀 박스가 놓여 있다.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전북 전주의 한 빌라에서 어린 아들을 남기고 숨진 40대 여성의 사망 원인이 '동맥경화'로 추정된다는 부검 결과가 나왔다.

11일 전주완산경찰서는 지난 주말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으로부터 A씨(41) 시신을 부검해 나온 잠정 소견을 전달받았다고 밝혔다.

국과수 "시신에서 담석증 발견.. 생전 극심한 통증 있었을 것"

국과수는 "A씨 몸에 별다른 외상이 없는 점으로 미뤄 혈관이 막힌 게 직접적 사망 원인이 된 것으로 추정된다"며 "시신에서는 담석도 발견됐는데 이 때문에 생전에도 극심한 통증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부검 결과를 토대로 A씨 사망 원인을 내인사(內因死)로 결론내고 조만간 수사를 마무리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외력에 의한 사망으로 볼 수 있는 근거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면서도 "시신 부패가 심해 정확한 사망 시기는 단정하기 어렵다"고 부연했다.

여성 곁에 있던 3~4살 남아, 친자 확인 중

앞서 A씨는 지난 8일 오전 9시55분께 전주 완산구의 한 빌라 3층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여성의 곁에는 3∼4살로 추정되는 그의 아들 B군이 정신을 잃은 채 쓰러져 있었다.

경찰과 119구급대원은 "세입자가 보이지 않고 개 짖는 소리가 난다"는 집주인 신고를 받고 출동해 문을 개방한 뒤 이들을 발견했다. 발견 당시 B군은 수일간 음식물을 먹지 못해 쇠약한 상태였으나 병원으로 옮겨진 뒤 치료를 통해 의식을 되찾은 것으로 전해졌다.

조사 결과 B군은 출생 신고가 돼 있지 않아 정확한 신원 확인이 어려운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숨진 A씨가 B군의 친모로 추정하고 있지만 가족관계등록부에는 올라 있지 않아 출생신고가 누락된 것에 무게를 두고 있다. 또 B군은 정부가 지난 6월과 7월 출생신고가 안 된 미등록 아동을 찾기 위해 진행한 전수조사에서도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경찰은 현재 국과수에 친자확인 검사를 의뢰한 상태다.

유서도 없고, 외부 침입흔적도 없어.. 극심한 경제난 정황

한편 집주인은 경찰 조사에서 "시신 발견 닷새 전에 여성이 빌라로 들어가는 것을 목격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며 "외부 침입 흔적이나 외상 등이 없는 점으로 미뤄 강력범죄 연루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A씨가 별다른 직업이 없는데다 전기·가스비와 건강보험료, 집세 등을 미납했고, 평소 친인척들과 교류도 없었던 점 등을 미뤄 장기간 경제적 어려움에 시달렸던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전주시 관계자는 "친자 확인 검사 결과가 나온 이후에 후견인 지정과 이와 관련 행정적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병원에서 치료 중인 아동에 대한 보호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동맥경화 #사인 #전주빌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