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연락처까지 싹다 공개…대전교사 가해학부모 신상폭로 계정에 우려도

대전 교사 사망사건 관련 가해 학부모 신상 공개
SNS 계정 운영자, ‘촉법소년’이라고 밝혀
무분별한 개인정보 유출과 확인되지 않은 정보 우려도

대전 초등학교 교사에게 꾸준히 악성 민원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진 학부모들의 신상이 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에 낱낱이 폭로됐다. 가해 학부모들을 향한 비판의 목소리가 크지만, 과도한 신상털기가 오히려 무고한 피해자를 만들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1일 인스타그램 한 계정에는 ‘24년 차 여교사를 자살하게 만든 살인자와 그 자식들의 얼굴과 사돈의 팔촌까지 공개합니다’라는 소개 글이 적혀 있었다.

전날 만들어진 이 계정에는 대전 초등교사 사망 사건의 가해자로 지목된 학부모의 신상 관련 게시물 40여건이 올라왔다.

계정 운영자는 “혹자는 선을 넘는다고 할 수 있지만 개의치 않는다. 저 악마들 때문에 한 집안이 풍비박산났다”며 “노부모는 딸을, 남편은 사랑하는 아내를, 두 아이는 사랑하는 엄마를 떠나보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는 방법으로 그들의 잘못을 일깨워주고 싶다”며 “사회적 공분을 일으킨 이번 사태의 근본적인 원인을 뿌리 뽑고 싶다”고 강조했다.

또 운영자는 게시글을 내리지 않으면 신고하겠다는 누리꾼의 메시지를 공개하며 “해볼 테면 해봐라. 나는 만 10세 촉법소년”이라고 적기도 했다. 이에 누리꾼들은 운영자를 ‘촉법이‘라고 부르며 “응원한다”, “용기 있는 행동 감사하다”, “나머지 두 학부모의 신상도 털어달라”고 지지하는 댓글을 달았다.

계정은 하루 만에 팔로워 7000여명을 얻으며 폭발적인 관심을 받았다. 해당 계정은 11일 정지당했으나, 계정 운영자는 새로운 계정을 만들어 ‘시즌2’라는 이름 아래 폭로를 이어가고 있다.

가해 학부모들을 비판하는 여론이 대다수지만, 일각에서는 폭로 계정의 무분별한 개인정보 유출과 확인되지 않은 정보로 인해 무고한 피해자가 나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일련의 사건 수사 상황을 국민들이 제대로 전달받지 못하며 더욱 이 계정에 환호하는 움직임이 있지만, 게시글이 사실이 아닐 가능성도 존재한다”며 “이로 인해 제2, 제3의 피해자가 발생할 가능성이 큰 만큼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대전지역 초등학교에서 근무하던 40대 교사 A씨가 지난 5일 자택에서 극단적 선택을 해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7일 끝내 숨졌다. 그가 2019년부터 학부모의 악성 민원에 시달린 것으로 알려지며 후폭풍이 거세다.

가해 학부모로 지목된 한명이 운영하는 음식점은 주민들의 불매 운동과 온라인상 ‘별점 테러’를 당하며 해당 프랜차이즈 본사 조치로 영업 중단됐다. 또 다른 가해 학부모가 운영 중인 미용실에도 ‘포스트잇(붙임쪽지) 테러’가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국제아동권리단체인 세이브더칠드런은 교사 A씨의 학생 지도 과정에 ‘정서학대’ 의견을 낸 것이 알려지며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