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당역 사건 1년 지나도 그대로…"역무원 72%는 여전히 불안감 느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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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운수노조와 서울교통공사노조(교통공사노조)가 신당역 살인사건 이후 직장 내 성범죄 위험은 사라지지 않았다며 서울시와 서울교통공사에 대안을 촉구했다.
공공운수노조와 교통공사노조는 11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신당역 살인사건 1주기 추모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교통공사의 근로환경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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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킹 '처벌'에만 집중해 예방 조치는 미미
"인력충원과 근로환경 개선으로 안전 보장해야"
[이데일리 이영민 기자] 공공운수노조와 서울교통공사노조(교통공사노조)가 신당역 살인사건 이후 직장 내 성범죄 위험은 사라지지 않았다며 서울시와 서울교통공사에 대안을 촉구했다.
공공운수노조와 교통공사노조는 11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신당역 살인사건 1주기 추모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교통공사의 근로환경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이 조사에서 역 직원의 72%는 일터가 범죄로부터 안전하지 않다는 불안감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조가 지난 20일부터 9일간 서울 지하철 1~8호선에서 일하는 직원 105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10명 중 9명(93.55%)은 서울시와 교통공사 안전대책으로 내놓은 ‘2인 1조 근무’가 실질적으로 가능하지 않다며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이들은 회사 지침이 있음에도 근무 인원이 2명 이하거나 동시에 처리해야 하는 업무가 많아서 근무수칙을 지키기 어렵다고 답했다. 또 일손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채용한 취약시간 안전도우미 등 기간제 직원은 일부 시간에만 배치되고, 전문성 부족해 근무환경 개선에 큰 도움을 못 준다고 응답했다.
교통공사 직원들은 지하철 노동자가 여전히 위험한 환경에서 근무하고 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명순필 교통공사 위원장은 “신당역 사건의 피해자는 마지막 순간까지 비상벨을 누르며 우리 사회에 경종을 울렸지만 현장은 아직 그대로”라며 “직원들은 회사가 현장에 적용할 수 없는 대책을 내놓으며 직원을 보호할 책임을 회피한다고 증언했다”고 말했다.
정치권과 법조계에선 근로기준법과 산업안전보건법 개정 등 후속대책으로 추가 피해를 막아야 한다고 짚었다. 이은주 정의당 의원은 “스토킹처벌법에서 반의사불벌죄 조항을 없애고, 스토킹피해자보호법도 제정됐지만 정부 대책은 처벌에만 집중돼 있다”며 “일터에서 노동자를 보호하는 산업안전대책은 아직 미흡하다”고 비판했다.
강은희 직장갑질119 변호사도 “법 개정으로 스토킹 행위에 정보통신망을 이용한 스토킹이 추가됐지만 법은 새로운 스토킹 유형에 언제나 취약하다”며 “스토킹 정의를 더 포괄적으로 규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잠정조치는 최대 9개월까지만 허용돼 피해자 보호에 한계가 있는데, 이마저도 피해자의 직접 청구권은 인정되지 않아 검사를 통한 청구권만 인정되는 신변보호 사각지대가 있다”며 “노동자의 개인정보를 소홀히 관리한 사업주를 엄벌하고 2인 1조 근무 원칙을 확립하는 등 추가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기자회견 참석자들은 발언 후 2호선 신당역에 마련된 추모공간으로 이동해 신당역 살인사건의 피해자를 추모했다. 이들은 오는 14일 오후 7시에도 신당역 10번 출구에서 추모 문화제를 열 예정이다.
이영민 (yml1221@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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