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장 칼럼] 더 누리려 청년 고용 막으려는 현대차 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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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노동조합이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 협상에서 정년 연장을 들고나와 노사 간 교섭이 교착 상태에 빠졌다.
현대차 노조는 정년을 늘려달라고 하면서 임금체계 개편 얘기는 쏙 빼놨다.
노동계 안팎에서는 현대차 노조의 정년 연장 요구를 대외적인 명분으로 본다.
현대차 노조 구성원의 약 절반은 50세 이상이라 이들의 표를 확보하기 위해 정년 연장 카드를 꺼낸 것이란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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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노동조합이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 협상에서 정년 연장을 들고나와 노사 간 교섭이 교착 상태에 빠졌다. 정년 연장은 단순히 현대차만의 문제가 아니다. 현대차는 이런 이유로 임단협에서 당장 논의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현대차 노조는 합의가 안 되자 파업을 결의해 이달 13일과 14일에 4시간씩 부분 파업에 들어간다. 현대차 노조에 속해 있는 현대모비스 노조도 13일 부분 파업을 하기로 했다. 현대차는 역대 최고 수준의 임금 인상 및 성과급 지급안을 노조에 제시했는데, 노조는 여전히 부족하다고 한다. 노조는 전면 파업도 불사하겠다는 계획이다. 노조가 파업하면 손해액은 수천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현대차 노조는 정년을 늘려달라고 하면서 임금체계 개편 얘기는 쏙 빼놨다. 현대차 노조 조합원은 호봉제 임금을 받는다. 근로자 개인의 능력과는 큰 상관없이 회사를 오래 다니면 임금이 오른다. 노조 주장대로 정년을 4년 늘리면 이들은 1인당 수억원을 더 받게 된다.
한국경영자총협회의 2021년 조사에 따르면 국내 주요 기업의 근속연수 30년차 근로자는 1년차 신입에 비해 임금을 2.95배 더 받는다. 호봉제 중심인 일본도 30년차와 1년차의 임금 차이는 2배 수준이다. 영국(1.52배)과 프랑스(1.64배)는 한국의 절반 수준이다.
임금체계 개편 없는 정년 연장은 청년 고용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한국개발연구원이 발간한 ‘60세 정년 의무화의 영향: 청년 고용에 미치는 영향을 중심으로(2019년)’ 보고서에 따르면 민간 기업에서 정년 연장으로 한 명의 고령 고용이 증가하면 청년 고용은 평균 0.2명 감소한다. 보고서는 이런 현상이 현대차처럼 규모가 크거나 노조 힘이 강력해 고용 보호가 강한 산업에서 주로 나타난다고 했다.
노동계 안팎에서는 현대차 노조의 정년 연장 요구를 대외적인 명분으로 본다. 노조가 정말 원하는 것은 회사 순이익의 30%를 성과급으로 얻어내는 것인데, 회사 측이 동의하기 힘든 안건(정년 연장)을 먼저 요구한 뒤 그게 어려우면 성과급이라도 달라는 식이라는 것이다. 올해 말 예정된 노조 집행부 선거용이라는 분석도 있다. 현대차 노조 구성원의 약 절반은 50세 이상이라 이들의 표를 확보하기 위해 정년 연장 카드를 꺼낸 것이란 시각이다.
400명을 뽑는 올해 현대차 생산직 신규 채용의 경쟁률은 약 500대 1이었다. 20만명의 청년이 평균 연봉 1억원의 현대차 생산직을 꿈꾸며 지원한 것이다. 정년 연장과 청년 고용 확대는 제로섬 게임(한쪽이 이득을 보면 다른 쪽은 손해를 보는 상황)이다. 평균 수명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정년 연장의 필요성이 있는 것은 사실이나 청년 고용 또한 중요한 문제라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 정년 연장이 안 된다고 파업하겠다는 것은 우리끼리만 잘 살겠다는 집단 이기주의다. 내가 더 잘 살겠다고 청년 고용을 막을 권리가 노조에는 없다.
[박진우 자동차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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