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 무너지자 아들 온몸으로 안았지만... 父는 사망, 子는 실종
모로코를 강타한 120년만의 강진으로 유명 관광지 마라케시뿐만 아니라 아틀라스산맥에 작은 마을 아미즈미즈에도 악몽이 덮쳤다. 쏟아지는 잔해를 막으려 온몸으로 아들을 감싸 안은 가장도 희생자 중 한 명이었다. 그의 희생이 무색하게도 아들은 아직 실종 상태다.
10일 (현지시각) 영국 스카이뉴스는 이번 지진 피해 지역 중 하나인 아미즈미즈의 피해 사례를 조명했다. 이 작은 마을은 지진 주요 피해 지역인 마라케시에서 불과 55㎞ 떨어져 있는 곳으로 주택은 물론 주유소, 카페까지 마치 팬케이크처럼 무너져 내렸다.
지역 경찰이자, 아내와 아들, 딸과 함께 살던 밀루드는 건물이 무너지자 잔해로부터 어린 아들을 보호하려고 온몸으로 감싸 안았다가 숨지고 말았다. 밀루드는 당시 아들의 몸을 위에서 덮은 채로 누워 있다가 떨어지는 건물 잔해에 머리를 맞았다고 한다. 밀루드의 시신은 수습됐지만, 밀루드의 아내와 아들은 여전히 실종 상태다. 밀루드의 둘째 아이인 딸이 이 가족 중 현재까지 확인된 유일한 생존자로 다리가 부러져 병원에 입원했다.
이런 소식은 그의 여자 형제인 하피다를 통해 전해졌다. 하피다는 처음에는 아이가 도움을 청하는 소리가 들렸는데 지금은 이 소리가 잦아들었다고 했다. 하피다는 실종된 이들이 살아 돌아오지 못할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며 울음을 터뜨렸다고 스카이뉴스는 전했다. 인터뷰 당시 거대한 굴착기가 실종자 수색을 위해 건물 잔해를 파헤치고 있었다고 한다.
아미즈미즈 마을 주민 모하메드 아자우는 지진 당시를 떠올리며 “발밑의 땅이 흔들리고 집이 기울어지는 것을 느꼈을 때 서둘러 아이들을 데리고 나갔지만 이웃들은 그럴 수 없었다”며 “안타깝게도 그 가족 중에는 살아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아버지와 아들은 죽은 채 발견되었으며, 어머니와 딸은 여전히 실종 상태”라고 전했다.
아미즈미즈에는 계속해서 구급차가 마을로 들어오고 있으며, 붕괴한 건물 탓에 교통이 지체되는 가운데 일부 병원 앞에 시신 10여구가 목격되기도 했다.
BBC가 포착한 영상을 보면 이 마을의 주거지역 건물들이 상당수 무너져 잔햇더미가 쌓여있는 상태였고, 잔햇더미에는 신발 등이 굴러다니고 있었다. AFP가 보도한 영상에는 주민 등 십수명이 변변한 장비도 없이 무너진 잔해를 파헤치며 실종자를 찾는 모습도 담겼다.
모로코에서는 8일 오후 11시 11분쯤 마라케시 서남쪽 약 71km 지점에서 규모 6.8 지진이 발생한 뒤 지금까지 2000명 이상이 숨졌으며, 실종자 구조·수색 작업이 계속 진행되는 만큼 사상자는 계속 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피해가 집중된 아틀라스산맥 지대에서는 도로가 끊기거나 산사태가 발생해 구급차 통행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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