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이복현, 홍콩=김소영' 韓 투자홍보 나선 당국 수장들

서진욱 기자 2023. 9. 11.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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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복현 금융감독원 원장(가운데)이 올해 5월 9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해외 IR 행사에서 해외투자자들과 대화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금감원.


금융당국 수장들이 해외 자본을 국내 시장으로 유치하기 위한 세일즈맨을 자처하고 나섰다.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홍콩에서 해외 투자자들과 만난 데 이어 이복현 금융감독원 원장은 유럽으로 출격했다. 이복현 원장은 글로벌 금융중심지인 영국 런던에서 국내 자본시장의 경쟁력을 직접 홍보할 계획이다.

이복현 원장, 유럽 3개국 출장… 런던 IR 열고 '韓 투자' 요청한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지난달 31일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ECC 이삼봉홀에서 열린 '금감원·이화여대 공동 국제 컨퍼런스'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

11일 금감원에 따르면 이 원장은 전날부터 15일까지 6일간 영국과 독일, 스위스 등 유럽 3개국을 방문한다.

이 원장은 오는 13일 서울시·부산시 등 지자체, 금융권과 함께 영국 런던에서 개최하는 투자설명회(IR)에 참석해 해외 투자유치 및 현지 영업 확대 등을 지원할 방침이다. 이 원장은 해외 투자자들에게 국내 금융감독 정책 신뢰성과 자본시장 안정성을 홍보하고, 해외 투자 유치를 위한 규제 개선 조치들을 소개할 예정이다.

이번 IR은 금융중심지조성발전법에 기반해 금감원이 수행 중인 국내 금융산업 국제화 지원 정책의 일환으로 이뤄진다. IR에는 강철원 서울시 정무부시장, 안병윤 부산시 행정부시장,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회장,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 박종문 삼성생명보험 자산운용부문 사장, 원종규 코리안리재보험 대표 등이 참석한다.

이 원장은 14일에는 니콜라스 라이언스 런던금융특구 명예시장을 만나 런던금융특구를 글로벌 금융중심지로 성장시킨 영국의 경험을 청취한다. 국내 금융회사들의 현지 영업 확대를 위한 지원과 관심도 요청할 전망이다. 이 원장은 영국 보험사 로이즈의 브루스 카네기 브라운 회장과 독일 도이치뱅크의 람 나약 투자은행부문 글로벌 공동대표 등 글로벌 금융회사의 최고경영진과 면담도 갖는다.

이 원장은 올해 5월에도 싱가포르와 인도네시아, 태국 등 동남아시아를 방문해 국내 금융회사들의 해외 진출 지원 활동을 펼친 바 있다. 금감원장이 해외 IR에 참석한 최초 사례였다.

동남아 출장 마친 김소영 부위원장… 홍콩에서 해외투자자 '러브콜'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지난 8일 홍콩에서 글로벌 투자자를 대상으로 한국 정부의 투자환경 개선 노력을 설명하고, 한국 자본시장에 대한 많은 관심과 적극적인 투자를 당부했다. /사진제공=금융위원회.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이달 4~8일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홍콩을 방문했다. 김 부위원장은 8일 홍콩 샹그릴라호텔에서 열린 IR에서 우리 정부가 추진 중인 자본·외환시장 투자환경 개선 정책을 설명했다. 글로벌 정합성 제고와 투자환경 개선을 위한 외국인 ID 폐지, 배당 절차 개선, 내부자거래 사전 공시 등 일반주주 보호 정책, 외국인 국채 투자 비과세, 국제예탁결제기구와 국채통합계좌 개통 준비, 외환시장 개장시장 연장 등 정책을 발표했다.

김 부위원장은 "글로벌 투자자들이 한국의 투자환경이 개선됐음을 충분히 체감할 수 있도록 자본시장과 외환시장의 글로벌화를 위한 주요 정책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며 "이를 통해 우리 자본시장을 한단계 더 업그레이드해 '투자→성장→재투자'의 선순환 구조가 구축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설명회에는 피델리티, 알리안츠, 캐피탈그룹, JP모건, 인베스코를 비롯한 20여개 글로벌 자산운용사, 보험사 등에서 한국 투자를 담당하는 펀드매니저 40여명이 참석했다.

앞서 김 부위원장은 5월 중순 우즈베키스탄과 키르기스스탄 등 중앙아시아를 방문해 현지 금융시장 진출 지원 활동을 펼쳤다.

이 원장과 김 부위원장의 적극적인 해외 자본 유치 지원은 윤석열 대통령의 '1호 영업사원' 행보에 발맞춘 활동이다. 중장기적으로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 지수' 편입으로 나아가기 위한 기반을 마련하는 작업이기도 하다. MSCI 지수 편입은 코리아디스카운트에서 벗어날 수 있는 대표적인 계기로 받아들여진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자본시장은 해당 국가의 규제 아래 형성되는 시장이기 때문에 해외 진출 과정에서 다양한 규제 장애물과 리스크에 직면하는 경우가 많다"며 "금융당국에서 국내 금융회사들의 애로사항을 현지 정부에 전달하는 것만으로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서진욱 기자 sjw@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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