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데릭 지터가 떠올랐다… 환상 점프 스로우→10홈런 눈앞, 박성한은 계속 성장 중

김태우 기자 2023. 9. 11.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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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신의 약점을 지워가며 착실하게 성장하고 있는 박성한 ⓒ곽혜미 기자
▲ 생애 첫 두 자릿수 홈런을 눈앞에 둔 박성한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메이저리그 명예의 전당에 당당하게 입성한 데릭 지터는 때로는 과대평가 논란, 때로는 과소평가 논란을 동시에 받았던 선수다. 어쨌든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유격수였다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잘 치고, 수비도 잘하던 선수였다.

특히 전성기 때는 3‧유간의 깊은 타구를 잘 잡는 선수로 여러 차례 하이라이트 필름을 만들어냈다. 가장 유명한 장면이 1998년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 당시 트래비스 프라이맨의 안타를 지운 엄청난 점프 스로우였다. 잡은 것도 잘 잡았지만, 곧바로 몸을 날려 그 반동으로 1루까지 노바운드 송구를 이어 간 건 여전히 후배들이 따라 하기 어려운 수비로 손꼽힌다.

KBO리그에서 이 3‧유간 점프 스로우를 가장 잘하는 선수 중 하나가 바로 박성한(25‧SSG)이다. 지난 7일 대전 한화전에서 엄청난 수비를 보여주며 팬들의 시선을 사로 잡았다. 채은성의 3‧유간 깊은 타구를 3루수 최정이 앞에서 끊어내지 못했다. 유격수가 아무리 잘 잡아도 송구 동작에서 한 번의 끊김이라도 있으면 안 됐다. 발이 엄청나게 느린 주자가 아니라면 1루에서 살게 되어 있었다.

그런데 박성한은 이를 잡아 곧바로 날아올랐고, 몸을 돌려 1루에 노바운드 송구를 했다. 손목 스냅을 이용해 가볍게 던진 것 같은 공이 1루수 미트까지 정확하게 들었다. 놀라운 점프력, 놀라운 민첩성, 놀라운 어깨, 그리고 놀라운 송구 정확도였다. 팀은 패했고 박성한도 이날 안타 하나를 치는 데 그쳤지만, 이는 박성한의 최근 몸놀림이 가볍다는 인상을 주기 충분했다.

그런 박성한은 8일부터 10일까지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kt와 경기에서 모두 안타를 때리며 공격에서도 반등의 계기를 만들었다. 특히 10일 경기에서는 9회 결승 투런포를 때리며 연패에 빠진 팀을 구해내기도 했다. 적어도 이날은 팀의 영웅이었다.

2021년 갖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결국은 팀의 주전 유격수로 자리한 박성한이다. 2021년 135경기에서 타율 0.302를 기록하며 ‘3할 유격수’라는 화려한 타이틀을 달았다. 지난해도 140경기에서 타율 0.298, 출루율 0.375를 기록하면서 팀의 ‘와이어 투 와이어’ 한국시리즈 우승이라는 전무후무한 대업을 뒤에서 밀았다.

▲ 박성한은 유격수 포지션에서 남부럽지 않은 홈런을 때려내고 있다 ⓒ곽혜미 기자
▲ 올 시즌 송구 정확도에서도 향상된 능력을 보여주고 있는 박성한 ⓒSSG랜더스

이에 비하면 올해 115경기에서 기록 중인 타율 0.268이 마음에 들지 않을 수는 있다. 퇴보한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록을 씹어보면 꼭 나쁜 맛만 있는 건 아니다. 우선 장타력이 좋아졌다. 10일 때린 홈런은 자신의 시즌 9호 홈런. 박성한의 기존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은 2021년 4개에 불과했다. 생애 첫 두 자릿수 홈런까지 하나를 남겨두고 있다.

여기에 선구도 좋아졌다. 박성한은 올해 52개의 삼진을 당하는 동안 55개의 볼넷을 골랐다. 볼넷이 삼진보다 더 많다. 볼넷과 삼진은 타자의 고유 지표다. 삼진보다 많은 볼넷은 향후 더 좋은 활약을 기대케 할 수 있는 요소가 될 수 있다. 삼진 비율이 10.9%까지 떨어졌고, 반대로 볼넷 비율은 11.5%로 올랐다. 또한 헛스윙 비율은 지난해 8.2%에서 올해 6.5%로 줄었고, 콘택트 비율은 지난해 87.2%에서 올해 89.7%로 더 늘어났다. 전체적으로 긍정적인 대목들이 적지 않다.

올해도 현재까지 실책 17개를 기록하기는 했다. 그러나 박성한의 기존 수비에서 가장 문제가 됐던 송구 정확도 자체는 올해 비약적으로 좋아졌다. 포구에서의 집중력만 조금 더 높일 수 있다면 더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올해 수비 이닝이 지난해 이맘때보다 더 많은 것도 고려해야 한다. 체력적인 부담이 있다는 이야기인데, 조금 더 관리를 해줬다면 실책 자체도 줄어들 여지가 충분하다. 수비율 자체는 더 좋아졌고, 화려한 파인 플레이도 계속 늘어나고 있다.

겉으로 보는 성적에서 박성한은 지난 2년보다 못해 보일 수 있지만, 그 가운데에서도 또 긍정적인 미래를 남기는 선수다. 공격과 수비 모두 자신에게 부족했던 점을 보완하고 있다. 이제 이것과 원래 가지고 있던 것을 잘 조합할 수 있다면 더할 나위가 없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급할 것도 없다. 박성한은 군 문제를 해결한 25살의 선수다.

▲ 여전히 젊은 박성한은 리그 최고 유격수로 성장할 수 있는 잠재력을 두루 갖췄다 ⓒSSG랜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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