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리 차지해 줘야 숨통 트인다"…항저우로 떠나는 '홀드 1위', 4년 연속 '두 자릿수 홀드' 불펜의 시간이 온다
[마이데일리 = 수원 김건호 기자] "한자리를 차지해 줘야 숨통이 트인다."
주권(KT 위즈)은 올 시즌을 앞두고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중국 유니폼을 입고 참가했다. KT에 복귀 후 새로운 시즌을 준비했지만, 악재가 찾아왔다. 오른쪽 전완근 부상을 당한 것이다. KT 입장에서는 4년 연속 두 자릿수 홀드를 올린 핵심 불펜을 잃은 것이다. 주권은 2019시즌부터 2022시즌까지 25홀드, 31홀드, 27홀드, 15홀드를 기록했다.
주권은 3월 중순부터 재활에 전념했고 5월 중순 1군 엔트리에 복귀했다. 당시 그는 "야구하면서 처음 아픈 것이다. 나는 진짜 안 아플 줄 알았다. 아파서 2군에 내려간 것이 서러웠다. 차라리 못던져서 내려오면 인정하고 그냥 더 열심히 해서 다시 1군에 올라왔을 텐데, 아파서 내려가니까 억울하기도 하고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고 밝혔다.
주권은 복귀 후 1군에서 꾸준하게 경기에 나서고 있다. 올 시즌 36경기에 등판해 1승 1패 4홀드 39이닝 16실점(16자책) 12탈삼진 16사사구 평균자책점 3.69 WHIP(이닝당 출루 허용률) 1.31을 기록 중이다.
주권은 지난 9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SSG 랜더스와의 맞대결에 12회초 등판해 1이닝을 실점 없이 막았다.
8-8로 팽팽하던 상황. 주권의 출발은 좋지 않았다. 선두타자 오태곤에게 2루타를 맞으며 시작했다. 이어 하재훈의 희생번트로 1사 3루가 됐다. KT는 김성현을 자동고의4구로 내보낸 뒤 조형우와의 맞대결을 선택했다. 조형우의 타석 때 대주자 최상민이 2루 도루에 성공했다. 단타 하나면 2실점 할 수 있는 위기였다. 하지만 조형우를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했다. 이어 최지훈을 2루수 땅볼로 잡았다. 2루수 박경수의 수비가 좋았다. 결국, 주권이 위기를 넘기며 리드를 뺏기지 않았다.
10일 SSG전을 앞두고 취재진을 만난 이강철 KT 감독은 "어제 경기에서 이겨내는 것을 보니 다행이었다. 어제 경기 졌으면 본인(주권)도 많이 힘들었을 것이다. 결과적으로 이겨냈다"며 "어차피 활용을 하려 했는데, 좀 더 활용도가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제구되고 경험있는 선수가 권이니까 12회에 권이를 쓴 것이다. 첫 타자에게 맞았지만, 결과적으로 잘 막아줬다" "권이의 경기력이 올라오면 제일 좋다. 가장 경험 많은 선수다. 많은 위기관리 경험을 해봤다"고 덧붙였다.
시즌 막판 KT 불펜진에 커다란 구멍이 생긴다. 올 시즌 29홀드로 홀드 부문 1위를 달리고 있는 박영현이 항저우 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에 소집되기 때문이다. 야구대표팀은 오는 23일 소집 후 첫 훈련에 나선다.
박영현의 빈자리는 다른 불펜 투수들로 채워야 하는 상황이다. 주권 역시 박영현의 공백을 메울 후보 중 한 명이다. 이강철 감독은 "점수를 안 주고 끝낸 것을 좋게 생각하고 있다. 지금은 (주)권이가 한자리를 해줘야 한다. 그래야 숨통이 트인다"며 "특히, (박)영현이가 떠난 다음에는 (이)상동이하고 (손)동현이를 쓸 계획인데, 한 명이 더 필요하다"고 전했다.
주권은 지난 5월 복귀 당시 "감독님에게 '막 써달라'고 했다. 많이 쉬고 왔다. 어떤 상황이든 준비돼 있을 것이다"고 했다. 시즌 막판 주권의 시간이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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