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디의 승리’ 인도는 G20에서 어떻게 우크라 합의 도출했나

박형기 기자 2023. 9. 11.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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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물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선진 20개국(G20) 정상회담에 참석하지 않는 등 인도에서 열린 이번 G20은 당초 큰 기대가 없었다.

G20 직전 열린 브릭스(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공) 정상회담에서 브릭스가 회원국을 늘리는 등 G7 또는 G20의 권위에 도전하는 중국의 국제적 영향력이 날로 증가하고 있었다.

인도와 선린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러시아도 주최국 인도의 입장을 고려해 소폭 양보함으로써 공동 선언을 채택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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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글로벌 바이오 연료 동맹' 출범식에 참석하고 있다. 2023.09.09 ⓒ AFP=뉴스1 ⓒ News1 홍유진 기자

(서울=뉴스1) 박형기 기자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물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선진 20개국(G20) 정상회담에 참석하지 않는 등 인도에서 열린 이번 G20은 당초 큰 기대가 없었다.

그러나 주최국 인도가 공동 선언을 도출함으로써 인도 외교의 승리로 평가되고 있다. 이에 따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의 몸값이 국제사회에서 치솟고 있다.

며칠 전만 해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해 G20이 극명하게 분열돼 있어 우크라이나 관련 공동 성명 합의는 불가능해 보였다.

그러나 주최국 인도는 10일 단 한 건의 반대 의견 없이 모든 G20 회원국으로부터 만장일치의 지지를 얻은 선언문을 발표했다.

주요 20개국(G20) 정상들이 10일(현지시간) 인도 뉴델리의 마하트마 간디 기념관을 방문하고 있다. 2023.09.10/뉴스1 ⓒ 로이터=뉴스1 ⓒ News1 김민수 기자

이는 인도 외교의 승리로 평가된다. 이는 인도가 미국과 러시아 모두로부터 구애를 받고 있기 때문에 가능했다.

G20 직전 열린 브릭스(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공) 정상회담에서 브릭스가 회원국을 늘리는 등 G7 또는 G20의 권위에 도전하는 중국의 국제적 영향력이 날로 증가하고 있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미국은 인도를 중국의 대항마로 키우는 것이 시급했다. 미국은 G20이 공동 성명서 채택 없이 끝나면 주최국 인도의 입장이 곤란해질 것을 우려해 인도에 크게 양보했다.

이뿐 아니라 러시아도 공동선언문 채택을 할 수 있도록 인도에 힘을 실어줬다. 인도는 러시아산 무기로 무장하고 있는 등 러시아와 우호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인도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이를 한번도 비판하지 않았다.

인도와 선린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러시아도 주최국 인도의 입장을 고려해 소폭 양보함으로써 공동 선언을 채택할 수 있었다.

결국 선언문은 러시아를 만족시키면서도 서방 국가들의 체면도 살려주는 선에서 타협을 보았다.

결국 델리 선언은 전쟁에 대해 러시아를 비난하는 것을 자제했으며, 직전 G20 회의였던 발리 선언보다 훨씬 더 관대한 입장을 취했다.

지난해 발리에서 G20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강력하게 비난하고 러시아의 무조건적이고 완전한 철수를 요구한다는 내용이 담긴 성명을 채택했다.

그러나 올해는 러시아를 직접적으로 비난하거나 언급하는 것을 자제했다. 대신 "전 세계 식량과 에너지 안보와 관련해 우크라이나 전쟁이 가져온 부정적 영향"을 다뤘다. 또한 "다른 견해와 평가"를 인정했다.

이뿐 아니라 "모든 나라는 영토 획득을 위한 위협이나 무력 사용을 자제해야 한다"고 명기했고, "핵무기 사용이나 위협은 용납할 수 없다"고 적시했다.

선언은 아울러 우크라이나산 농산물 수출에 대한 합의 이행을 러시아가 중단한 데 대해 합의 이행의 필요성과 개도국 및 신흥국 지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에 대해 러시아 측 협상 대표인 스베트라나 루카시는 "우크라이나 이슈에서 무척 어려운 협상이었다"며 "우선 브릭스 국가들과 파트너들의 집단적 입장이 작동했고, 모든 것이 균형 잡힌 형태로 반영됐다"고 크게 환영했다.

이에 비해 우크라이나 외무부는 강력하게 반발했다.

어쨌든 모디 총리는 G20이 공동선언문을 채택하게 함으로써 국제 외교무대에서 존재감을 더욱 키웠다.

올해 주요 20개국(G20) 의장국인 인도의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9일(현지시간) 뉴델리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에서 아프리카연합을 G20 회원국으로 공식 환영했다. 2023.09.09.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윤영 기자

인도가 국제 외교무대에서 절묘한 줄타기를 하며 존재감을 키우는 등 ‘중국의 대항마’로 몸집을 날로 불리고 있는 것이다.

sinopar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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