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코레일 등 공공기관 9곳 2023년 적자 약 7조원
한국전력공사와 코레일(한국철도공사) 등 14개 재무위험 공공기관이 올해 7조원에 육박하는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전의 경우 누적 부채가 올해 말 기준 205조를 넘어섰으며 2027년까지 부담 이자만 24조원 수준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11일 기획재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2023∼2027년 공공기관 중장기 재무관리 계획’에 따르면 14개 재무위험 공공기관 중 9곳이 올해 6조7172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낼 것으로 전망했다.
한전은 지난해 -25조2977억원에 이어 올해 -6조4193억원, 내년 -1773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6월 말 연결 기준 한전의 총부채는 201조4천억원으로 사상 처음 200조원을넘겼다. 국내 상장사 중 가장 많다.
작년부터 40% 가까이 전기요금을 올렸는데도 한전 수익 구조는 여전히 안정적이지 못하다. 구입 단가보다 높아져 '역마진 구조'가 일시적으로 해소되기는 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한전이 손해 구간에서 막 벗어나는 초입 정도에 있다는 평가가 많다.
중장기 재무관리계획상 한전 부채는 올해 말 205조8000억원을 기록하고 2027년 226조3000억원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이에 따른 이자비용은 지난해 2조8185억원에서 올해 4조4000억원, 2024년 4조7000억원, 2025년 4조9000억원, 2026년 5조1000억원, 2027년 5조1000억원으로 커질 전망이다. 올해부터 2027년까지 5년간 한전이 부담할 이자만 24조원 수준이다. 매일 131억원씩 이자를 내야 하는 셈이다.
이와 관련해 한덕수 국무총리는 지난 7일 국회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서 “가능하다면 전력요금 조정도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전기요금 추가 인상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정부는 한전이 오는 15일까지 올해 4분기(10∼12월) 전기요금 인상 요인을 보고하면 이를 바탕으로 종합적 검토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한전의 5개 발전자회사 가운데 서부발전(-1058억원), 남부발전(-546억원), 남동발전(-406억원)도 올해 당기순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지역난방공사(-2천246억원), 대한석탄공사(-1499억원), 한국석유공사(-982억원), 한국수력원자력(-206억원)도 올해 당기순손실을 예고했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국제 유가가 올라가는 상황에서 4분기에도 전기료를 올리지 않는다면 역마진 구조로 인해 한전의 빚은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밖에 없다”면서 “물가 상승 등 부작용이 따르겠지만 전기료 등 공공요금을 현실화해야만 한다”고 말했다. 석 교수는 공공요금 인상에 상대적으로 취약한 계층에 대해서는 “에너지 바우처 등 선별적인 지원을 통해 보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코레일은 올해 -3929억원, 내년 -5395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낼 것으로 예상했다. 전기료 인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증후군 이후 운송 부문 수요 회복 지연, 금리 인상과 역세권 개발 지연 등에 따른 이자비용 증대 등이 재무 악화 요인으로 언급됐다.
올해 적자를 예고한 9개 기관 중 내년에도 당기순이익이 적자일 것으로 예상한 기관은 한전, 한국석탄공사, 코레일 등 3곳이다.
정부는 자산 매각, 사업 조정, 경영 효율화, 수익 확대, 자본 확충 등을 통해 재무위험 기관의 재정 건전화를 추진할 방침이다.
이들 기관의 2022∼2026년 재정 건전화 목표도 작년 발표한 34조1000억원에서 42조2000억원으로 8조1000억원 확대·수정했다.
채명준 기자 MIJustic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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