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나더 신인’ 라이즈로 보는 ‘SM 3.0’ 전략 [가요공감]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가 새로운 성장 전략과 함께 신인 그룹 라이즈(RIIZE)를 시장에 선보였다. 창업주 이수만 전 총괄프로듀서와의 결별에도 여전히 ‘아이돌 명가’로서의 위상을 유지하며 라이즈로 ‘SM 3.0’의 시작을 알린 SM이다.
SM은 올해 초 창업자인 이수만 전 총괄프로듀서와 결별, ‘SM 3.0’ 전략을 발표하고 대대적인 내부 개편에 들어갔다. 이수만 전 총괄프로듀서 중심의 제작 체제에서 멀티 제작 체제로 개편하고, 5개의 제작 센터와 버추얼 아티스트 관리를 전담하는 제작 센터를 신설했다. 멀티 제작 체계를 통해 각 센터의 창작성과 자율성을 보장하면서 제작 속도를 가속화해 양질의 IP를 제작, 미래 성장 동력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이 가운데 왜 SM이 ‘SM 3.0’을 발표한 뒤 라이즈를 론칭했는지에 대해 주목해야 할 필요가 있다. 지난 4일 첫 싱글앨범 ‘겟 어 기타(Get A Guitar)’로 데뷔한 라이즈는 SM이 그룹 엔시티(NCT) 이후 약 7년 만에 론칭하는 보이그룹이다. 멤버는 그룹 엔시티(NCT) 출신 성찬과 쇼타로, SM 루키즈로 공개됐던 승한과 은석, 합류 소식만으로 화제를 모은 가수 윤상의 아들 앤톤, 여기에 비공개 연습생이었던 원빈과 소희 등 7인조로 구성됐다.
라이즈는 SM 아티스트 중 유일하게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의 손길이 닿지 않은 팀으로, SM의 새 성장 전략인 ‘SM 3.0’의 비전을 보여주는 팀이라고도 할 수 있다. 이는 라이즈의 데뷔 프로모션에서부터 확인할 수 있다. 라이즈는 지난 8월 1일 공식 인스타그램을 개설하고 7명의 멤버를 한 번에 모두 오픈했다. 그간 순차적으로 데뷔 멤버를 공개해 왔던 것과는 다른 방식이다.
또한 라이즈는 ‘리얼타임 오디세이(성장사)’ 콘셉트 아래 SNS에 라이즈 멤버들이 연습하는 모습과 작곡, 기타를 치는 모습 등 자유분방한 청춘의 모습을 담은 사진과 영상을 게재하는 방식으로 데뷔 프로모션을 펼쳤다. ‘함께 성장하고 꿈을 실현해 나아가는 팀’이라는 의미를 담은 팀명에 맞춰 팬들에게 이들이 어떻게 성장해나가고 있는지를 실시간으로 공개한 것이다. 이는 신비주의 하에 아티스트 콘텐츠 공개에 제한적이었던 SM의 변화라고 볼 수 있다.
이렇듯 SM은 라이즈를 통해 아티스트와 팬들 간의 거리를 적정선으로 좁히면서 팬 중심의 ‘SM 3.0’ 시대를 열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라이즈를 통해 ‘SM 3.0’의 핵심인 멀티 제작 센터 체제의 이점도 라이즈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라이즈는 멤버들의 다양한 감정을 곡에 표현하는 독자적 장르인 ‘이모셔널 팝’을 추구한다. 각 레이블의 독립성과 자율성이 보장됐기 때문에 SM 위저드 프로덕션(5센터)이 라이즈로 ‘이모셔널 팝’을 선보일 수 있었던 것이라 볼 수 있다.
라이즈의 ‘이모셔널 팝’의 서막을 여는 곡인 첫 싱글앨범 타이틀곡 ‘겟 어 기타(Get A Guitar)’는 멤버들이 데뷔를 준비하며 함께 보낸 시간을 테마로 제작, 7인의 멤버가 모여 하나의 팀으로 데뷔하는 과정을 표현한 곡이다. 라이즈의 정체성인 ‘이모셔널 팝’의 시작을 알리는 곡인만큼 대중의 진입장벽을 낮추기 위해 남자 아이돌로서는 드물게 ‘이지 리스닝(easy listening)’ 곡을 선택했다. 새로운 시작을 준비했던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공감할 수밖에 없는 시작에 관한 다양한 감정들을 기타를 찾아가는 여정으로 비유한 가사가 인상적이다.
물론 라이즈는 신비주의, 정제된 콘셉트 등 기존 SM 아티스트들의 노선과는 분명히 다른 방향이지만, 기존 SM의 색을 완전히 버리지는 않았다. 그동안 SM 아티스트들이 노래와 퍼포먼스 실력에서 늘 ‘믿고 듣고, 보는’ 수식어가 붙었던 것처럼, 라이즈도 ‘어나더 신인’이라는 수식어가 붙을 정도로 노래와 퍼포먼스에서 모두 대중에게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특히 ‘사이렌(Siren)’ 퍼포먼스는 라이즈의 수준급 퍼포먼스 실력으로 팬덤뿐만 아니라 대중의 폭발적인 관심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SM이 라이즈에 담은 성장 비전은 멀티 제작 센터 체제로 SM의 강점인 음악과 퍼포먼스 등 아티스트 콘텐츠의 퀄리티를 높이고, 팬들에게 좀 더 개방적이고 친화적인 방식으로 동반 성장을 도모하는 것이다.
이러한 SM의 비전은 각종 지표로 현실화되고 있다. 라이즈의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 팔로워가 개설 4일 만에 팔로워 100만 명을 돌파, 패션 및 광고 업계의 러브콜이 잇따르고 있다. 또한 첫 싱글 앨범은 선주문 수량 103만 장을 돌파, 한터차트 기준 초동(발매 후 첫 일주일 판매량) 101만 장을 넘어서면서 데뷔와 동시에 밀리언셀러에 등극하는 괴물같은 기세를 보였다. 더불어 ‘겟 어 기타’는 음원 공개 이후 멜론 TOP100 차트에 이름을 올리고 발매 1주 내 최신 차트 1위를 차지함은 물론, 19개 지역 아이튠즈 톱 송 차트에서 TOP10에 랭크되기도 했다.
또한 라이즈는 세계적인 레코드사인 소니뮤직엔터테인먼트 산하의 RCA 레코드(RCA Records)와 레이블 계약을 체결하고 첫 싱글 앨범 ‘겟 어 기타’의 현지 발매를 결정했다. K팝 그룹이 공식 데뷔 전 미국의 주요 음반사와 계약을 맺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인 만큼, 라이즈에 대한 글로벌 음악 시장의 높은 관심을 입증했다.
이처럼 라이즈는 ‘SM 3.0’ 전략을 실현하는 팀으로서 SM의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고 있다. SM의 뉴 제너레이션 라이즈의 활약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제공=SM엔터테인먼트]
라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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