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미·베트남 관계 격상 견제…“상징적 제스처 불과”
미국과 베트남이 양국 관계를 최고 단계인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로 격상한 것에 대해 중국은 “상징적 제스처일 뿐”이라고 평가절하했다. 미국이 베트남과의 관계 격상을 통해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 지역에서 중국의 영향력을 차단하기 위한 새 교두보를 마련하게 됐다는 평가가 나오자 이를 견제하기 위함으로 보인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11일 미국과 베트남의 관계 격상 소식을 전하며 “국가 대 국가 관계는 당 대 당 관계를 대체할 수 없기 때문에 (양국 관계 격상은) 성과에 한계가 있는 상징적인 제스처”라고 보도했다. 미국이 베트남과의 공식적인 관계를 격상하더라도 같은 사회주의 일당 체제 국가로서 중국과 베트남이 맺어 온 당 대 당 관계를 뛰어넘을 수 없다는 것이다.
황런웨이 푸단대 글로벌거버넌스연구원 상무부원장은 이 매체에 “베트남은 정치적으로 공산당 집권한 사회주의 국가로 이념적 측면에서 미국의 억압을 받고 있다”면서 “그것은 베트남이 미국과 과도하게 결합할 수 없도록 만든다”고 주장했다.
앞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베트남을 국빈 방문해 권력서열 1위인 응우옌 푸 쫑 공산당 서기장과 만나 양국 관계 강화와 경제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하고 양국 관계를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로 격상한다고 밝혔다. 베트남이 기존에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를 맺고 있는 나라는 한국과, 중국, 인도, 러시아 4개국뿐이다. 미국은 베트남이 공산화된 이후 외교 관계를 단절했다가 1995년 국교를 정상화하고 2013년에 포괄적 동반자 관계를 맺은 바 있다.
중국 관영매체는 미국과 베트남의 관계 격상에 대해 미국이 베트남을 ‘도구화’하는 것이라는 주장도 폈다. 환구시보는 이날 사설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베트남을 위해 그곳에 간 것이 아니다”라며 “그의 아시아 외교 활동 중심에는 항상 ‘세계 제2강대국(중국)에 대한 대항’이 놓여 있고, 결국은 지정학적으로 베트남을 좌지우지하며 강대국의 세력권 쟁탈지로 삼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워싱턴이 생각하는 베트남의 입지는 매우 분명하다”며 “미국 입장에서 베트남은 중국을 겨냥한 ‘도구적 가치’를 가지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베이징 | 이종섭 특파원 nom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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