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1인 통치가 중국 경제 망가트렸다"
중국 경제가 비틀거리고 있다. 그 일차적 책임은 누구에게 있을까?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반간첩법을 강화하고, 외국인 투자자들을 내쫓는 권위적 정책을 펼치고 있는 시진핑 국가주석을 지목했다.
중국 경제의 성장세가 둔화하고 침체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시진핑 국가주석의 1인 장기 통치체제가 리스크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고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은 "시진핑은 지난 10년간 공산당의 지휘 아래 중국 경제를 뒀다"며 "이제는 그의 중앙집권적 권력이 최악의 경제적 하강에 대한 국가적 대응을 지연시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 수개월간 악화일로를 걷는 경제 전망과 관련, 최근 중국 정부는 경제전문가들을 소집해 최소 12차례에 걸쳐 긴박한 점검 회의를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시 주석 본인이 경제정책에 대한 결정권을 쥐고 있는 탓에 관료들이 권위를 갖고 정책 변화를 추진하기 어렵다는 것이 WSJ의 진단이다.
이 같은 상황은 갈수록 엄중해지는 국내 경제 상황에 더욱 부담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중국 경기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마무리되던 지난해 반짝 반등하는듯했으나, 이내 가파른 하향세가 시작됐다. 공장 가동 축소, 투자 규모 감소, 소비심리 위축 등으로 인해 시장이 가라앉기 시작한 것이다.
지난 6월 시 주석이 엄격했던 '제로 코로나' 방역 정책의 종식을 선언하면서 경제가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가 부풀었지만, 이마저 현실화하지 않으며 위기감은 더욱 고조됐다.
지난 수주간 중국의 대형 부동산 개발업체들이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에 내몰리며 천문학적 규모의 부채 리스크가 현실화했으며, 정부는 이자율을 인하하며 주택 수요를 촉진하는 등으로 대응에 나선 모습이다.
그러나 경제학자들 사이에서는 이 같은 조치가 일정 부분 도움이 될 것으로 보면서도 경제를 완전히 안정시키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역 정부 관리들에게 더 확실한 권한이 부여되지 않는다면 정책적 실수가 나올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미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연구원 로건 라이트는 "중앙화된 중국의 정치 시스템은 그 어떤 인사라도 시진핑의 이름 없이는 신뢰감 있는 메시지를 보내기 어렵다는 문제를 야기한다"고 분석했다.
일상적 경제 상황을 관리하는 국무원의 경우 최근 몇 주에 걸쳐 사실상 아무런 조치도 내놓지 않고 있다고 WSJ은 분석했다.
국무원을 책임지는 총리가 경제정책 수립에 목소리를 낼 수 있었던 과거와 달라진 모습이다.
미국 클레어몬트 맥케나 대학의 중국 전문가 민신 페이 교수는 "시진핑의 권력 중앙화는 중국 경제가 1978년 이래로 경험하지 못한 신뢰의 위기를 야기했다"고 지적했다.페이 교수는 "인민들이 중국의 전망에 대해 다시금 희망을 갖게 하려면, 시 주석은 덩샤오핑처럼 경제를 이해하고 정책을 제시할 수 있는 이에게 권한을 부여해야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올해 초 시 주석이 직접 리창 총리를 임명했을 때만 해도 안팎에서는 중국 정부가 보다 친기업적이고 친성장적인 접근법으로 선회할 수 있다는 해석을 내놓았으나, 리창 경제팀이 시 주석의 정치권력 중심 의제에 좀처럼 도전하지 않으면서 이 같은 희망은 수포로 돌아갔다고 WSJ은 언급했다.
시 주석은 자국 경제가 문제를 직면하고 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긍정적인 면을 강조하는 모습이다. 그는 최근 "중국의 경제 회복률이 세계 주요 경제 가운데 선두를 달리고 있다"며 "장기적 관점의 펀더멘털은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시 주석의 행보에 일부 변화도 감지된다. 시 주석이 부동산 규제를 위해 반복적으로 사용해온 "주택은 투기를 위한 것이 아니라 거주를 위한 것"이라는 구호가 요즘 들어서는 쏙 들어갔다는 것이다.
노무라증권의 중국 부문 수석 이코노미스트 팅 루는 "경제회복을 보장하려면 주요 개발업자들을 구제하는 등 보다 적극적인 움직임이 필요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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