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가난 이겨낸 'K팝 대선배' 향한 존경…뮤지컬 '시스터즈'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첫째, 남자를 조심할 것. 둘째, 최대한 많은 악기를 익혀 장점으로 만들 것. 셋째, 성공하기 전에는 집으로 돌아올 생각을 하지 말 것."
한국 걸그룹 최초로 미국 진출을 앞둔 '김시스터즈'의 멤버들이 어머니이자 선배 가수 이난영에게 마지막 조언을 듣는다.
8일 객석에서 작품을 감상한 코리아키튼즈의 윤복희, 바니걸스의 고재숙, 이시스터즈의 김희선은 직접 후배를 향한 감사의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서울=연합뉴스) 최주성 기자 = "첫째, 남자를 조심할 것. 둘째, 최대한 많은 악기를 익혀 장점으로 만들 것. 셋째, 성공하기 전에는 집으로 돌아올 생각을 하지 말 것."
한국 걸그룹 최초로 미국 진출을 앞둔 '김시스터즈'의 멤버들이 어머니이자 선배 가수 이난영에게 마지막 조언을 듣는다. 전쟁통에도 혹독한 훈련으로 딸을 가수로 길러낸 어머니는 마음속 걱정을 감추기 위해 끝까지 딸들을 다그친다.
지난 3일 서울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에서 개막한 쇼 뮤지컬 '시스터즈'(SheStars!)는 대한민국 원조 걸그룹 6팀의 치열했던 삶을 재현한다.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활동했던 최초의 걸그룹 '저고리 시스터즈'부터 70년대 말 결성된 '희자매'까지 시간 순서를 따라가며 각 걸그룹의 역사를 들려준다.
관객은 서로 다른 시대를 살았고 음악 장르도 달랐지만, '성공을 위해 전부를 헌신했다'는 공통점을 가진 시스터즈들을 만날 수 있다.
가수가 되면 배를 곯지 않을 수 있다는 말에 삼촌을 따라나선 '코리아키튼즈'의 윤복희, 남들과 다른 외모를 감출 수 있는 수녀가 되기를 꿈꿨으나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가수가 된 '희자매' 인순이의 삶은 여느 뮤지컬 못지않게 극적이다.
하루에 3차례 공연을 하고 나면 다리가 부어 계단을 기어 올라가야 했지만, 그런데도 숙소에 돌아가면 잊지 않고 악기 연습을 했다는 김시스터즈의 증언은 경외심마저 불러일으킨다.
작품은 선배들이 전성기를 불태웠던 무대를 부활시켜 K팝 대선배를 향한 경의를 표한다.
김시스터즈가 에드 설리번 쇼에서 선보였던 '웬 더 세인츠 고 마칭 인'(When The Saints Go Marching In), 윤복희가 베트남 전쟁 위문 공연에서 열창한 '왓 아이 우드 세이'(What I'd Say) 등 역사에 남은 무대를 10조 밴드의 라이브 연주와 함께 들려준다.
미니스커트부터 등을 드러낸 상의까지 당시 파격적으로 다가왔던 의상에 관한 설명도 흥미롭다. 배우들은 스크린으로 송출되는 영상과 함께 중간중간 과거를 해설하며 옛 문화가 친숙하지 않은 관객에게 다가간다.
지금까지도 대중에게 큰 사랑을 받는 이시스터즈의 노래 '울릉도 트위스트'가 감동을 선사한다. 친숙한 멜로디에 배우들의 하모니가 더해지자 관객들은 박수와 호응으로 화답했고 공연장은 콘서트를 방불케 하는 열기로 달아올랐다.
선민, 정유지, 이예은 등 출연하는 여배우 10명은 각각 1∼3개의 주역과 3∼4개의 단역을 소화한다. 김시스터즈의 일원으로 출연했던 배우가 희자매의 멤버를 연기하는 등 다채로운 매력을 뽐낸다.
공연 전체의 MC로 출연한 황성현은 시대마다 다른 인물로 등장하며 감초 역할을 톡톡히 했다. '바니걸스' 자매의 어머니로 무대에 올라 찰진 사투리와 함께 억척스러운 어머니를 연기하는 대목이 재미를 유발한다.
성공에 이르기 위해 부단히 인내하고 훈련했던 전설의 삶을 함께하다 보면 중간 휴식 없는 100분이 훌쩍 지나간다.
8일 객석에서 작품을 감상한 코리아키튼즈의 윤복희, 바니걸스의 고재숙, 이시스터즈의 김희선은 직접 후배를 향한 감사의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눈물을 흘리며 마이크를 잡은 고재숙은 "너무 감동적이고 즐겁고 멋있는 순간"이라며 "그리웠던 무대에서 좋은 시간 보여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시스터즈의 둘째 김명자"로 자신을 소개한 김희선은 "60여년 만에 이런 무대에 서서 관객 여러분들 뵈니까 마음이 감사하고 떨린다"며 인사를 건넸다.
윤복희는 "무대를 보니 1965년도 공연했던 느낌도 나고 젊은 친구들이 하니까 굉장히 재밌었다"며 박수를 보냈다.
공연은 11월 12일까지 서울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에서 이어진다.
cjs@yna.co.kr
▶제보는 카톡 okjebo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이영애, '김여사 연관설' 제기 유튜버 화해거부…'끝까지 간다' | 연합뉴스
- '공직선거법 위반' 김혜경 벌금 150만원…"수행원에 책임 전가"(종합) | 연합뉴스
- 영장실질심사 출석 명태균 "김영선 세비 절반, 대여금 받았을뿐"(종합) | 연합뉴스
- [수능] '노이즈' 40번 이상 반복 등장한 국어 지문…"로제 아파트냐" | 연합뉴스
- "마약 투약 자수" 방송인, 필리핀서 귀국하자마자 경찰 조사 | 연합뉴스
- 무인카페 비밀번호로 음료 1천번 무단 취식한 10대들…경찰 수사 | 연합뉴스
- "초등 저학년생에 음란물 시청 강요"…초등생 3명 경찰 조사 | 연합뉴스
- 지하주차장서 '충전 중' 벤츠 전기차 화재…주민 수십명 대피(종합) | 연합뉴스
- 등교하던 초등생 머리 박고 도주…'박치기 아저씨' 검거 | 연합뉴스
- 가족 앞에서 헤어진 여친 살해, 34세 서동하 신상 공개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