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년 만에 감독 경질했지만...獨 "클린스만은 NO!"

3월 9일 열린 취임 기자회견에 참석한 위르겐 클린스만 축구대표팀 감독ⓒMHN스포츠 이지숙 기자

(MHN스포츠 금윤호 기자) 끝을 모르고 추락하고 있는 독일 축구대표팀이지만 위르겐 클린스만 만큼은 거부했다.

독일축구연맹(DFB)은 10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베른트 노이엔도르프 협회장의 제안에 따라 DFB 주주총회와 감독위원회는 오늘 국가대표팀 감독 한지 플릭 감독과 두 명의 코치를 즉시해임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어 DFB는 "노이엔도르프 협회장은 최근 실망스러운 대표팀에 새로운 추진력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면서 "우리는 자국에서 열릴 유럽축구연맹(UEFA) 유럽선수권대회(유로)에 대한 자신감이 필요하다"며 경질 이유를 밝혔다.

독일은 10일 볼프스부르크에서 열린 일본과의 A매치 평가전에서 1-4 대패를 당했다. 이는 지난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조별예선 때 일본에 패한 뒤 2연패다. 또한 A매치 3연패이자 홈에서 당한 굴욕이기에 충격은 더욱 컸다.

이같은 불명예 기록이 발생하자 DFB는 123년 만에 처음으로 계약 기간 만료 또는 사임이 아닌 경질이라는 결단을 내렸다.

사진=빌트 홈페이지

플릭 감독은 독일 분데스리가 최강 팀 바이에른 뮌헨을 이끌고 트레블(3관왕)을 포함해 6관왕을 차지하면서 명장 반열에 올랐다. 이를 바탕으로 플릭 감독은 요아힘 뢰브 감독의 뒤를 이어 대표팀 사령탑을 맡았다. 그러나 월드컵에서의 부진과 A매치 연패가 이어지자 경질을 피할 수 없었다.

한편 플릭 감독이 경질되자 독일 현지 매체 빌트는 새로 선임될 대표팀 감독 후보군 10명을 꼽았다. 이 중엔 뢰브 감독 이전 독일 이끈 바 있고 현재 한국 축구대표팀을 맡고 있는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도 포함됐다.

그러나 위르겐 클롭 리버풀 감독, '고공 폭격기' 미하엘 클로제, 율리안 나겔스만, 지네딘 지단, 루이 판할 등과 함께 명단에 이름을 올린 클린스만 감독에 대한 독일인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지난 3월 한국 대표팀을 맡은 클린스만 감독은 A매치 5경기 무패와 잦은 외유로 인해 국내에서 좋지 않은 평가를 받고 있으며, 독일에서는 이미 전술적으로 뛰어나지 못하고 직업의식이 부족하다는 비판을 받아온 상태다.

빌트가 지난 6월 진행한 온라인 설문조사에 따르면 독일 축구팬들은 클롭 감독(47%)을 가장 선호하고, 뮌헨을 맡았던 나겔스만이 뒤를 이었다. 다만 클롭 감독은 2026년 6월까지 리버풀과 계약을 맺고 있어 독일 대표팀 사령탑에 오르기에는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