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뉴스1) 임충식 강교현 기자 = 전북 군산시 동백대교에서 투신해 숨진 초등학교 교사의 휴대전화 포렌식 분석이 마무리됐다.
11일 군산해양경찰서는 A교사의 휴대전화 포렌식 결과 분석을 모두 마쳤다고 밝혔다.
해경에 따르면 A교사의 휴대전화에서는 일기 형식으로 쓴 방대한 양의 메모가 나왔다. 내용이 방대한 만큼, 분석·확인하기까지 사흘이 소요됐다.
분석결과 메모에서는 누구를 비난하거나 업무 스트레스와 관련해 직접적인 언급은 없던 것으로 파악됐다.
교장 등 특정 교원과의 갈등이나 이로 인한 비난하는 내용도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지인들과 나눈 메모 가운데는 '교장과의 업무 스타일이 달랐다"는 내용이 담겨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해경 관계자는 "숨진 A교사의 휴대전화 포렌식 결과 내용을 상세하게 확인한 바 특정 교원의 갑질이나 이로 인한 갈등 내용은 확인되지 않았다"며 "고인의 메모를 분석하면서 상당히 꼼꼼한 성격인 것으로 추정되며, 업무에 관련된 내용이나 일반적인 생활하면서 기록한 내용의 메모가 상당했다"고 설명했다.
포렌식 결과 분석을 마친 해경은 조만간 해당 학교장을 불러 A교사와 관계, 업무 강도 등에 대해 조사할 예정이다. 또 유족과 지인 등에 대해서도 추가 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앞서 해경은 A교사가 재직했던 초등학교의 교사 2명, 행정 직원 1명, 강사 2명 등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한 바 있다.
당시 이들은 A교사가 극단적 선택을 한 것에 대해 특별한 징후는 없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군산해경 관계자는 "조만간 학교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유족과 지인 등을 상대로 추가 조사한 뒤 사건을 마무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A교사는 지난 1일 오전 10시23분께 군산시 금동 동백대교 근처 바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 등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다리 위에 비상등이 켜진 승용차가 주차돼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다음 날 오전 군산해경에 협조를 요청했고, 수색 26시간 만에 고인을 발견했다.
A씨의 승용차에서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다만 휴대전화 배경 화면에 자신을 자책하며 가족에게 작별인사를 전하는 글이 적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이 발생하자 숨진 교사 B씨의 동기들은 평소 고인이 과중한 업무에 어려움을 호소했다고 증언했다. 실제 B씨는 방과후 학교나 돌봄, 생활, 진학지도, 현장체험학습 등 업무를 담당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주말에도 업무포털에 접속해 일을 해야 했을 정도였다는 게 동기들의 설명이었다.
교장과의 갈등 의혹도 제기됐다. 대학 동기인 한 교사는 뉴스1과의 통화에서 "숨진 교사를 진짜 힘들게 했던 것은 해당 학교장과의 갈등이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의혹은 해당 교사가 동기들과 주고받은 문자메시지 내용을 통해 제기됐다.
이에 해당 교장은 “제가 업무적으로 ‘아닌 것은 아니다’라고 말하는 성격이다. 받아들이는 것에 불편함이 있었을 수도 있다고는 생각한다”면서도 “하지만 감정적인 대립은 결코 없었다. 또 저하고 만나 이야기할 때 그런 내색을 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저도 무슨 갈등이 있었는지 궁금하다”고 밝혔었다.
과중한 업무에 시달렸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해당 동료 교사들은 “사전에 충분한 논의를 거쳐 업무분담이 이뤄졌다”면서 “부장교사와 6학년 담임, 복식학급 역시 승진 및 전보 가산점과 관련이 있어 선배교사들의 배려가 있었다. 본인도 흔쾌히 수락한 사안이었다”고 해명했다.
전북교육청도 진상파악에 나선 상태다. 특히 숨진 교사의 업무량과 해당 교장과의 갈등 등에 대해 면밀하게 들여다보고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 특별한 문제점은 발견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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