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뉴스K] “후쿠시마의 10배”…그로시는 롯카쇼에 왜 갔을까?
[앵커]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를 둘러싼 논란이 여전한 가운데, 일본의 북쪽 한 '원자력' 관련 시설에서 우리가 주목해 봐야 할 움직임이 조용히 진행 중이라고 합니다.
무슨 일인지, 오늘 친절한 뉴스에서 자세한 내용 알려드립니다.
오승목 기자입니다.
[리포트]
후쿠시마 원전보다 훨씬 북쪽입니다.
직선거리로 400km 넘는 정도인데요.
이곳 아오모리현 롯카쇼촌에 한 '핵연료 재처리 시설'이 내년 상반기 가동을 앞두고 있습니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일본의 또 다른 원자력 관련 시설입니다.
일본대사관의 기자간담회 자료입니다.
지난 7월 후쿠시마를 찾았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의 일본 방문 일정이 나오는데요.
글자를 좀 크게 해서 보면, 7월 6일에 '아오모리현 롯카쇼무라에서 일본원연시설을 시찰했다'고 되어있습니다.
'일본원연', 일본원자력연료를 말하고, '시설'이라는 건 핵연료 재처리시설을 말하는 겁니다.
후쿠시마 오염수에 대한 최종 판단을 위해 일본을 찾은 그로시 총장은 왜, 그 바쁜 일정에도 논란의 대상인, 후쿠시마 제1원전만 방문하지않고, 다음 날, 롯카쇼까지 직접 간 걸까요?
핵연료재처리시설은, 원자력발전소에서 다 쓴 핵연료봉을 가져다가 재처리해서, 다시 쓸 수 있는 핵연료로 만들어내는 공장입니다.
재처리시설이 있으면 핵무기를 개발할 수도 있기 때문에 IAEA 입장에서는 엄격하게 관리해야 하는데요.
핵재처리 시설을 갖고 있는 나라는 프랑스, 러시아, 중국, 북한 등이고, 롯카쇼의 시설이 가동한다면, 일본이 8번째입니다.
이 때문에 일본이 핵무기를 만드는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나오기도 했습니다.
이 시설을 짓기 시작한 게 1993년인데요.
원래 계획은 이렇게 오래 걸릴 게 아닌데, 25번이나 준공이 미뤄졌습니다.
정확하게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기술적인 문제 때문입니다.
진짜 문제는 핵무기 가능성 뿐만 아니라, 여기에서도 당연히 방사성 폐기물이 생긴다는 겁니다.
롯카쇼 시설에서 나오는 방사성 물질인 삼중수소의 양이 사고가 난 후쿠시마 원전의 양보다 10배 이상이라는 시민단체들의 주장도 있습니다.
일본원자력연료가 발간한 방사성 물질의 방출 관리치 자료를 근거로 해, 터무니 없는 주장은 아닌데요.
여기 방출관리목표 내용이 있는데요.
이 부분을 좀 더 확대해서 읽어보면요.
재처리시설에서 연간 방출하는 삼중수소의 목표치가 9700조 베크렐입니다.
후쿠시마 오염수의 총 삼중수소 양이 860조 베크렐이니 단순 계산하면, 후쿠시마의 11.3배가 되는 건 맞습니다.
그런데, 이것은 연간 800톤의 핵연료를 처리한다는 가정 하의 목표치이기 때문에 실제로 얼마나 될 지는 지금 알기 어렵습니다.
역시 방사성 오염수, 또 바다로 흐르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데요.
지도 다시 보시면, 후쿠시마와 달리 아오모리는 동해쪽으로도 뚫려있습니다만, 일단, 해류 흐름도를 보면 동해보다는 일본 열도를 따라 아래로 내려갑니다.
이와테현, 미야기현, 후쿠시마현, 이바라키현까지 내려가다가 여기서 쿠로시오 해류를 만나 태평양쪽으로 흘러나갈 것으로 예상됩니다.
보통 해류 초속이 10cm 이상이면 반대 방향으로 확산영향이 거의 없다고 보는데요.
쓰가루 해협은 해류가 초속 20cm, 빠르면 50cm 가량돼서, 동해쪽 영향은 적을 것으로 보입니다.
기준치 이하라 하더라도 방사성 폐기물은 배출을 하지 않는 것이 최선이죠.
후쿠시마 원전은 예기치 못한 사고에, 오염수를 10년 이상 보관해왔고, 지하수가 지속적으로 오염되다 결국 처리 과정을 거쳐 바다로 방류해야만 했습니다.
롯카쇼의 경우는 육지에서 해결 방법을 찾을 시간이 있어보이죠.
롯카쇼의 핵재처리 시설이 내년 가동된다면 또 한번 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는데 우리 정부는 아직 일본이 재처리를 얼마나 하는지, 배출량이 어떻게 되는지는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오승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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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목 기자 (osm@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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