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곡의 모로코, 정부는 없었다… 골든타임 허비하며 ‘늑장 S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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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현지시간) 발생한 규모 6.8의 북아프리카 모로코 남서부 강진 이후 가족과 터전을 잃은 시민들의 절규와 통곡으로 거리 곳곳이 얼룩지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골든타임' 72시간이 하루도 채 남지 않은 지진 발생 사흘째가 돼서야 국제사회의 도움을 받아들이는 등 폐쇄적인 입장을 고집해 피해를 키웠다는 비판이 나온다.
하지만 골든타임 72시간이 종료되는 오는 11일 오후 11시 11분(한국시간 12일 오전 7시 11분)이 하루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여전히 국제사회에 도움을 요청하는 것을 주저하고 있어 피해 규모를 정부가 키웠다는 비판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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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모4.5 여진 이어져 곳곳 절규
산악지대 마을 대피소 조차 없어
당국, 나흘째에야 “도움 받겠다”
지원 늦어져… 시민 “이건 재앙”
지난 8일(현지시간) 발생한 규모 6.8의 북아프리카 모로코 남서부 강진 이후 가족과 터전을 잃은 시민들의 절규와 통곡으로 거리 곳곳이 얼룩지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골든타임’ 72시간이 하루도 채 남지 않은 지진 발생 사흘째가 돼서야 국제사회의 도움을 받아들이는 등 폐쇄적인 입장을 고집해 피해를 키웠다는 비판이 나온다. 늦은 대처에 산악지대인 현장 상황도 악화하며 일각에서는 사망자가 1만∼10만 명에 이를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여진 피해 속출 = 10일 AP통신·CNN 등에 따르면 지난 8일 강진 발생 이후 이날 오후에도 규모 4.5의 여진이 발생하며 추가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이번 강진이 지난 120여 년 중 이 지역 인근에서 발생한 지진 중 가장 강력하다고 전했다. 사망자가 1000∼1만 명까지 늘어날 가능성이 35%, 10만 명까지 증가할 가능성이 21%에 달한다는 분석까지 나온 상태다. 모로코 당국이 실종자 수색과 사망자 수습을 위해 군까지 동원했지만, 구조대가 접근하기 힘든 산악지대의 피해가 특히 크다 보니 살아남은 주민들이 몸을 피할 제대로 된 대피소 마련도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주민들은 인근 공원이나 공터에 임시방편으로 담요를 깐 채 사흘째 노숙 생활을 하고 있다고 CNN은 전했다. 일부 지역에서는 산사태로 인해 교통과 전력, 통신까지 차단되며 생존자 파악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이번 지진으로 30만 명 이상이 피해를 입었다고 추산했다.
◇모로코 정부 ‘늑장 대응’에 시민 분통 = 피해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자 모하메드 6세 모로코 국왕은 3일간의 국가 애도 기간을 선포했다. 전국의 모스크(이슬람 사원)에 사망자들을 추모하는 장례 기도도 명령한 상태다. 하지만 골든타임 72시간이 종료되는 오는 11일 오후 11시 11분(한국시간 12일 오전 7시 11분)이 하루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여전히 국제사회에 도움을 요청하는 것을 주저하고 있어 피해 규모를 정부가 키웠다는 비판이 나온다. 지진 발생 이후 미국 등 서방 세계를 중심으로 구조대와 구호물품을 보내겠다는 목소리가 이어졌지만, 정부는 이날에서야 스페인과 카타르, 영국, 아랍에미리트(UAE) 등 4개국의 지원만 승인했다. 지진 피해 복구도 되지 않는 상황에서 중세 역사 도시 마라케시에 대한 관광을 재개한 점도 빈축을 사고 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현재 마라케시에서는 가이드 관광이 재개된 상태로, 바히야 궁전 등 유명 관광지에서는 관광객들이 줄을 서는 풍경이 다시금 연출되고 있다.
코로나19 유행 이전인 2019년 관광산업이 모로코 국내총생산(GDP)의 7.1%를 차지했을 정도로 경제적으로 중요한 만큼 관광을 다시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가족과 친구들의 생사 여부조차 확인하기 어려운 시민들은 분통을 토하고 있다. 친구들에게 구호품을 전달하려 했지만 산사태로 길이 막힌 브라힘 에드무는 dpa통신에 “이건 재앙이다”라며 “수많은 사람이 여전히 건물 잔해 아래 매몰돼 있다”고 말했다.
김현아 기자 kimhah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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