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닝+QS 1위 우뚝! ‘신의 한 수’가 된 韓 유턴…이승엽호 5위 싸움, 20승 에이스 없이 불가능했다

이후광 2023. 9. 11.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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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라울 알칸타라 / OSEN DB
두산 라울 알칸타라 / OSEN DB

[OSEN=이후광 기자] 만일 라울 알칸타라(31)가 일본에서 한국으로 돌아오지 않았더라면 두산은 지금 몇 위에 있었을까. 5위를 향한 희망을 이어나가고 있는 두산 입장에서는 상상도 하기 싫은 끔찍한 가정이다. 

두산 에이스 알칸타라는 지난 1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삼성과의 시즌 14차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4피안타 2볼넷 1탈삼진 1실점(비자책) 호투로 시즌 12번째 승리(6패)를 챙겼다. 팀의 주말 4연전 3승 1패를 이끈 값진 호투였다. 

1회 10구 삼자범퇴에 이어 2회 2루수 강승호의 포구 실책과 김지찬의 안타, 김호재의 9구 끝 볼넷으로 만루에 처했지만 김도환을 2루수 뜬공으로 잡고 실점하지 않았다. 

3점의 리드를 안은 3회 2사 1, 2루 위기는 오재일의 우익수 뜬공으로 극복했고, 이재현, 김지찬, 김호재를 만난 4회 공 11개를 이용해 두 번째 삼자범퇴 이닝을 치렀다. 이후 5회 1사 1루서 김성윤을 2루수 땅볼, 구자욱을 좌익수 뜬공으로 잡고 손쉽게 승리투수 요건을 갖췄다. 

알칸타라는 6-0으로 앞선 6회 첫 실점했다. 1사 1루에서 이재현의 땅볼 타구를 잡은 3루수 허경민이 2루에 악송구하며 2, 3루 위기가 찾아온 상황. 알칸타라는 후속 김지찬 상대 내야땅볼을 유도하며 실점과 아웃카운트를 맞바꿨고. 계속된 2사 3루서 김호재를 3루수 땅볼 처리했다.

두산 라울 알칸타라 / OSEN DB

알칸타라는 8-1로 리드한 7회 최지강과 교체되며 기분 좋게 경기를 마쳤다. 투구수는 97개였고, 최고 154km의 강속구에 스플리터, 슬라이더 등을 적재적소에 곁들여 2경기 만에 시즌 20번째 퀄리티스타트를 달성했다. 알칸타라의 호투를 등에 업은 6위 두산은 주말 4연전을 3승 1패로 마치며 5위 SSG와의 승차를 3경기로 유지했다.  

도미니카공화국 출신의 알칸타라는 지난 2019시즌 KT에서 11승을 거둔 뒤 이듬해 두산으로 팀을 옮겨 KBO리그를 평정했다. 2020시즌 기록은 31경기 198⅔이닝 동안 20승 2패 평균자책점 2.54 182탈삼진 WHIP 1.03으로, 31경기 중 27경기에서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고, 다승·승률·퀄리티스타트 1위, 이닝·탈삼진 2위, WHIP 3위, 평균자책점 4위 등 각종 지표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두산 라울 알칸타라 / OSEN DB

알칸타라는 이에 힘입어 2021시즌 2년 400만 달러에 한신 타이거스와 계약하며 일본프로야구에 진출했다. 그러나 재팬 드림은 없었다. 두 시즌 통산 63경기 4승 6패 1세이브 23홀드 평균자책점 3.96(97⅔이닝 43자책)의 부진 속 2022시즌이 끝나고 방출 통보를 받았다. KBO리그와 달리 일본에서는 불펜으로 보직이 바뀌며 63경기 중 선발 등판은 7경기가 전부였다.

그런 알칸타라에 다시 손을 내민 구단은 이승엽 감독이 부임한 두산이었다. 두산의 손을 흔쾌히 잡은 알칸타라는 호주 스프링캠프에서 “난 항상 두산에 고마운 마음이 있다. KT와 계약을 연장하지 못했을 때 두산에서 빨리 연락을 주셔서 기회를 잡을 수 있었고, 시즌 중에도 나와 내 가족에게 좋은 대우를 해주셔서 야구에만 전념할 수 있었다”라고 한국으로 유턴한 이유를 밝혔다.

두산 라울 알칸타라 / OSEN DB

알칸타라의 두산 복귀는 신의 한 수가 됐다. 26경기 12승 6패 평균자책점 2.29 호투 속 다시 리그를 평정하고 있기 때문. 3년 전처럼 이닝(165⅓이닝), 퀄리티스타트(20회) 1위, 평균자책점, WHIP(1.01) 2위, 다승, 탈삼진(142개) 3위, 피안타율 4위(.223) 등 투수 지표 상위권에 그의 이름이 있다. 올해 KBO리그 최고 에이스로 에릭 페디(NC)가 꼽히지만 알칸타라 또한 그 못지않은 안정감을 선보이며 두산 5위 싸움에 큰 힘을 보태고 있다. 

두산 구단에 따르면 알칸타라는 경기 후 “남은 시즌 내가 등판할 때마다 팀이 승리하는 게 목표다. 지금까지 선수들이 열심히 달려왔기에 끝까지 마무리를 잘해서 꼭 가을야구를 하겠다”라고 포스트시즌을 향한 욕심을 드러냈다. 에이스의 책임감이 느껴지는 코멘트였다. 

/backligh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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