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뷰] '인천 신흥 폭격기' 천성훈, "요코하마 원정석 멀다고? 걸어서라도 간다"
[인터풋볼=박지원 기자(인천클럽하우스)] 인천 유나이티드의 신흥 폭격기 천성훈이 요코하마 F.마리노스 원정에서도 팬들과 함께 세리머니를 펼치겠다고 알렸다.
인천은 2023시즌에 새로운 보물을 발견했다. 인천 U-12, U-15, U-18을 모두 거친 뒤 아우크스부르크(독일)를 다녀온 천성훈이다. 천성훈은 191cm의 장신에다가 슈팅력, 발밑, 연계 능력, 왕성한 활동량 등 장점을 고루 갖췄다. 현재 모든 공식전에서 15경기 8골로 팀 내 득점 1위다. K리그1에서 13경기 5골, FA컵 1경기 2골,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플레이오프 1경기 1골로 각종 대회에서 해결사 역할을 해내고 있다.
ACL에서 돌풍을 일으키고자 하는 인천은 천성훈의 발끝에 기대를 걸고 있다. 조추첨 결과 요코하마(일본), 산둥 타이산(중국), 카야 일로일로(필리핀)와 한 조가 됐고, 오는 19일 오후 7시 요코하마 원정을 시작으로 대장정에 들어선다. 첫 경기에 대한 중요성은 당연하고 원정에서 승점 3점을 챙길 수 있다면 최고의 시나리오다. 그러기 위해서는 최전방을 맡을 천성훈 혹은 무고사의 어깨가 무겁다.
인천이 원정으로 갈 요코하마 국제경기장은 72,000석을 수용한다. 대규모 경기장이고, 트랙이 존재해서 그라운드와 관중석의 거리가 상당하다. 현재 인천 원정 팬들의 예상 규모는 300~400명인데, 경기 도중에는 플레이어와의 호흡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에 천성훈은 득점하면 원정석 앞까지 갈 각오를 밝혔다. 천성훈은 평소 골을 넣으면 서포터즈석 앞으로 가 세리머니를 펼치곤 했다. 앞서 데뷔골을 넣었을 당시 수훈 기자회견에서 "독일에 있을 때 인천 경기를 봤다. 극적인 승리를 할 때 보면 관중석에 뛰어드는 무고사, 에르난데스를 보며 해보고 싶었고 해봐서 좋았다"라고 전한 바 있다. '인터풋볼'은 A매치 휴식기에 인천 클럽하우스에서 천성훈을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고, 천성훈은 "(득점하면) 원정석 앞으로 갈 거다. 뛰어가지 못하면 걸어서라도 가겠다"라며 웃음을 터뜨렸다.
더불어 원정 응원을 올 인천 팬들에게 "인천을 사랑하고, 저희 선수들을 보러 오시는 것이기에 항상 감사하다. 그래서 원정 경기 승리가 값지다. 홈경기는 당연히 승리해서 기쁘게 해드려야 하고, 원정 경기는 좀 더 의미가 다른 것 같다. 특히 멀리서 하면 더 그런 것 같다"라며 고마움을 드러냈다.
[이하 천성훈 인터뷰 일문일답]
Q. 휴가를 다녀왔는데, 어떻게 보냈는지
A. "형이 호주에 사는데, 마침 한국에 와서 가족과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친척들도 뵈었다. 못 봤던 친구들도 만나면서 지냈고, 여행을 가기보다 집 근처, 서울에서 있었다."
Q. 포항전에 패배하면서 무패 행진이 깨졌다. 아쉬웠을 것 같은데
A. "감독님께서 0-1 상황에서 득점하라고 넣어주셨다. 그런데 제가 핸드볼 파울을 해서 페널티킥을 내줬고, 팀이 더 어렵게 된 것 같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페널티킥을 내줬는데, 기분이 많이 안 좋았다. 선수단, 코칭스태프, 팬들께 너무 죄송했다. 앞으로는 그런 상황이 없도록 더 준비하고 집중해야 할 것 같다."
Q. 컨디션이 좋을 때 부상 등 악재가 있었는데
A. "수원 삼성과의 리그 경기를 앞두고 워밍업에서 부상을 입었다. 그래도 잘 준비했고, 수원과의 FA컵 8강전에서 골을 넣었다. 그럴 수 있게 코칭스태프분들께서 많이 도와주셨다. 선수들도 부담 갖지 않게 조언을 많이 해줬다."
Q. 모든 대회 팀 득점 1위(8골)다. 이에 대한 만족감이 있을 것 같은데
A. "시즌 초반에 경기에 나가지 못했고, 당연히 기존 선수들이 나서는 게 맞았다. 저는 뒤에서 그 누구보다 더 열심히, 2배로 준비했다. 그리고 저는 기회가 왔을 때 득점하지 못하면 경기장에서 가치를 인정받을 수 없는 선수다. 가치를 인정받기 위해 골을 넣는 것에 집중했다. 팀도 당연히 승리해야 했다. 그래서 항상 상황이 어떻든, 어떤 대회이든 꾸준히 골을 넣어야 팀 분위기도 살고 경기력도 오른다. 지금은 무고사 선수도 있는데, 그 선수와 앞으로의 경기에 같이 나서거나 로테이션을 하더라도 무조건 득점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임할 것이다. 지금에 만족하거나 안주할 생각이 없다. 시즌이 끝날 때까지 계속 득점해야 한다."
Q. 무고사가 합류함으로써 장점이 많지만, 상대적으로 출전 시간이 줄어드는 약간의 단점도 있을 것 같다. 더불어 '우상' 무고사를 통해 얻는 배움이 있을 텐데
A. "배울 점이 많은 선수라고 생각한다. 이 팀에서는 같은 포지션이고 경쟁자이기 때문에 무고사 선수가 부족한 점을 제가 더 잘할 수 있게 해야 한다. 그 선수를 보면서 자극을 많이 받고 있다. 무고사 선수가 인천에서 이뤄낸 것들이 있고, 그걸 제가 앞으로 더 잘해야 하는 부분이라 생각한다. 무고사 선수가 오면서 시너지 효과가 더 났던 것 같다. 그 선수의 경기력, 제가 보이는 경기력을 통해서 팀이 무패를 할 수 있었다. 무고사도 득점을 잘하는 선수고, 저도 문전 앞에서 장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장점이라면 시너지 효과가 나는 것, 단점이라고 하면 출전 시간이 줄어든 것이다. 그러나 제가 받아들여야 하고, 감독님께서 기회를 주시면 시간이 얼마 주어지더라도 맞춰서 득점해야 한다."
Q. 수원FC에 강했다(3경기 4골). 유독 강했던 이유가 있는지
A. "수원FC는 저희가 항상 어려움을 겪었던 팀이었다. 1승 2무였다. 운이 좋았던 것 같기도 하다. 그 팀이 절대 약해서가 아니다. 홈경기 데뷔전에서 멀티골을 넣고 나서 자신감이 붙었다. 운이 좋았다."
(득점하지 못한 팀들 중 득점하고 싶은 팀은. 인천 팬들은 라이벌(더비) 상대로 넣어주길 기대할 텐데) "서울전에서 이기긴 했는데, 제가 전반에 일찍 들어가게 됐고 득점하고 싶었다. 어쨌든 팀이 승리했지만, 공격수는 팀이 승리해도 득점하지 못하면 자기 자신을 뒤돌아보게 된다. 서울이나, 강팀인 울산, 전북 상대로 득점하고 싶다. 목표는 아니지만, 간절하게 잘 준비하고 경기를 치르다 보면 골이 따르지 않을까 한다. 광주도 그렇다."
Q. 휴식기 동안 어떤 점을 보완하고, 어떤 점을 중요하게 준비하는지
A. "출전 시간이 90분 되는 경기가 그렇게 많이 없었다. 뛰어도 전반 뛰고 후반 20분 되면 교체되곤 했다. 상황이 어떻게 올지 모르기 때문에 90분을 뛸 수 있는 체력을 준비하고 있다. 또, 좀 더 득점력을 올리기 위해서 슈팅 훈련도 개인적으로 하고 있다. 그 두 가지를 보완하고자 하고 부상을 안 당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그래서 코칭스태프분들과 소통하면서 준비하고 있다."
Q. ACL 조편성에 대한 평가와 어떤 팀이 위험하게 여겨지는지
A. "가장 견제되는 것은 요코하마 원정이다. 그 팀이 지금 리그에서 2위에 있다. J리그가 강한 리그이고 그 팀이 우승 후보라고 들었다. 저희가 1차전에 가서 모두가 기죽지 않고, 할 수 있는 걸 하고 오면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을 거로 생각한다. 첫 단추가 제일 중요하다. 그 팀 상대로 승점 3점을 챙겨올 수만 있다면 나머지 팀들에 더 자신감을 갖고 임할 수 있을 것 같다. 첫 경기에 포커스를 맞춰야 한다."
(현재 요코하마 원정팬 예상 인원이 300~400명인데) "인천 팬들께서 홈경기 때 당연히 많이 오시지만, 원정 경기 갈 때마다 이렇게 멀리까지 개인 시간과 돈을 들여서 오시는 걸 보며 신기하고 감사했다. 만약 제가 축구선수가 아니라 서포터즈였다면 그렇게까지 쉽지 않았을 것 같다. 인천을 사랑하고, 저희 선수들을 보러 오시는 것이기에 항상 감사하다. 그래서 원정 경기 승리가 값지다. 홈경기는 당연히 승리해서 기쁘게 해드려야 하고, 원정 경기는 좀 더 의미가 다른 것 같다. 특히 멀리서 하면 더 그런 것 같다."
(평소 팬들과 함께 호흡하는 세리머니가 많다. 요코하마 국제경기장은 그라운드에서 원정석까지 거리가 있는데) "(득점하면) 원정석 앞으로 갈 거다. 뛰어가지 못하면 걸어서라도 가겠다.(웃음)"
Q. FA컵 4강도 머지않았다. 유스를 밟으면서 인천과 우승하는 꿈을 꿨을 것 같다. FA컵에 대한 중요성은
A. "저희가 FA컵 4강에 올라왔고 상대가 어떻든 다 중요하지 않다. 저희가 잘할 수 있는 걸 유지하고, 선수들이 부상당하지 않아야 한다. 제가 저희 팀 스쿼드를 봐도 어느 팀에 뒤지지 않을 만큼 강하다. 리그, FA컵, ACL 세 개 대회 모두 중요한데, FA컵은 당연히 우승이 목표다. ACL은 토너먼트 진출, 리그는 파이널A 진출이 목표다. 지금부터는 멀리 안 보고 앞에 있는 것만 잘 준비해야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Q. 아시안게임이 얼마 안 남았다. 최종명단에서 제외되어 아쉬움이 있을 것 같은데
A. "제가 부족해서 안 뽑혔다고 생각한다. 제 친구들도 많이 가 있다. 가서 잘했으면 좋겠다. 제가 안 뽑혔다고 응원하지 않을 수 없다. 되돌릴 수 없는 결과다. 잘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민성준이 아쉬움을 드러냈는데) "대표팀에 가면 (민) 성준이 형이 제 룸메이트였다. 형이 룸메를 잃어 상심이 크지 않을까.(웃음) 그만큼 저도 크기 때문에 제 몫까지 잘해주고 오길 바란다."
Q. 인천 팬들이 '천선생님', '천교수님'이라고 부르는데
A. "저도 얼마 전에 알았다. 저를 왜 '선생님', '교수님'이라고 부르는지 모르겠다.(웃음) 교수로서 제 학생들이 지금 없는데, 수강 신청하면 충분히 가르쳐줄 의향이 있다. 사실 감사하면서도 웃기다. 저한테 교수님은 토니 크로스 '토교수님'밖에 없다. 좋은 별명을 주셔서 정말 감사하다."
Q. 인천 팬들에게
A. "홈경기, 원정 경기 때 응원하러 와주셔서 감사하다. 앞으로 좋은 경기력과 승리로 보답하고 싶다. 항상 인천 팬들을 보면 열정이 대단하신 것 같다. 선수들은 그것에 항상 감사함을 느낀다. 선수들이 똘똘 뭉쳐서 잘 준비하고 남은 대회에서 다 가져올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다."
사진= 인터풋볼 박지원 기자, 한국프로축구연맹, 요코하마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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