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도 안 늙었네” 베트남 서열 1위가 바이든에 건넨 농담

김서영 기자 2023. 9. 11.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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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과 응우옌 푸 쫑 베트남 서기장이 10일(현지시간) 베트남 하노이 주석궁에서 환영식을 지켜보고 있다. AP연합뉴스

“하나도 안 늙었군요.”

응우옌 푸 쫑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은 10일(현지시간) 8년 만에 만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게 “이전보다 훨씬 좋아 보인다”는 덕담을 건네며 환대했다.

베트남 권력 서열 1위인 쫑 서기장은 올해 79세로, 80세인 바이든 대통령과는 불과 1살 차이다. 쫑 서기장은 베트남 전쟁 이후 베트남의 최장수 지도자로 일하고 있다. 2021년 연임을 결정할 당시 자신은 “늙었고 건강도 좋지 않다”며 더 일하고 싶지 않았지만, 계속 봉사해주길 바라는 당의 바람을 따랐다고 밝힌 바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내년 재선 도전을 앞두고 고령의 나이가 가장 큰 걸림돌로 꼽히는 상황이다. 쫑 서기장은 최고령 지도자라는 공통점을 바탕으로 바이든 대통령을 환대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대통령이 양국 관계 정상화 이후 베트남을 찾은 건 다섯번째이지만, 공산당 서기장의 초청으로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두 사람은 바이든 대통령이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부통령이었던 2015년 7월 마지막으로 만났다.

이날 양국은 외교 관계를 ‘포괄적·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했다. ‘동맹’을 맺은 국가가 없는 베트남으로서는 포괄적·전략적 동반자 관계가 가장 최고 수준이다. 베트남이 이러한 수준의 관계를 맺은 나라는 중국·러시아·인도·한국에 이어 미국이 다섯번째다. 베트남과 미국은 1960~1970년대 베트남전쟁을 치른 뒤 국교가 단절돼 1995년에야 다시 수교했다. 이번 관계 격상은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베트남을 찾아 포괄적 동반자 관계를 구축한 2013년 이후 10년 만이다.

베트남은 오래도록 적국이었던 미국과 최고 수준의 외교 관계를 구축한 것을 두고 “과거가 아닌 미래를 보자”며 의미를 부여했다. 쫑 서기장은 미국과 대립했던 역사 대신 협력했던 측면을 강조했다. 그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베트남은 파시즘에 맞서 싸우며 미국과 협력했다. 또한 베트남 초대 국가주석인 호치민 주석도 베트남 독립선언문에 미국 독립선언문 일부를 인용했으며 미국과의 관계 수립을 원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베트남·미국 관계의 구체적인 모토가 “과거를 뒤로 하고 차이를 극복하고 동질성을 촉진하고 미래를 바라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국 관계 핵심은 경제협력이다. VN익스프레스에 따르면, 지난해 양국 교역액은 1238억6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11% 증가했다. 미국은 베트남의 최대 수출 시장이자 두번째로 큰 교역국이고, 베트남은 미국의 7번째 교역국이다.

김서영 기자 westze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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