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 지진과 달리 지각판 경계선 아닌 곳에서 발생한 모로코 지진은 이례적”
북아프리카 모로코에서 발생한 강진으로 2100명 이상 사망했다. 지진 발생 사흘째인 10일(현지시간) 인명 구조의 ‘골든타임’으로 여겨지는 72시간이 다가오는 가운데 필사의 생존자 구조·수색 작업이 이어지고 있지만 구조대가 아예 오지 않은 피해지역도 상당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이 지역에서 이처럼 큰 지진이 발생한 것은 매우 드문 일이라고 말한다. 프랑스24가 인터뷰한 그르노블 대학 산하 과학연구소의 지진학자인 플로렝 브렝기에 박사와의 일문일답을 소개한다.
Q1. 이번 지진 피해는 모로코 북부 지역에 집중돼 있다. 이곳에서 이렇게 강력한 지진이 발생한 것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나.
A: 이번 지진의 진앙이 위치한 아틀라스 산악 지역에는 수천, 수만, 심지어 수십만년에 걸쳐 발달한 단층선이 있다. 지진이 자주 발생하지는 않지만, 한번 발생할 경우 그 규모는 상당할 수 있다. 1960년 모로코 남부도시 아가디르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1만2000명이 사망했던 것이 그 예이다.
하지만 지중해 지역에서 발생하는 대부분의 지진은 아프리카와 유럽 지각판이 북쪽에서 만나는 곳, 특히 지브롤터 해협 주변에 집중되어 있는 것이 일반적이다. 예를 들어, 지난 2월 발생한 튀르키예 지진은 아나톨리아판과 아라비아판의 경계에서 발생한 대지진이었다. 이번처럼 판 경계가 아닌 지역에서 이렇게 큰 지진이 발생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Q2. 지난 2월 튀르키예와 시리아 지진의 규모는 리히터 7.8이었고, 이번 모로코 지진의 규모는 리히터 7이다. 두 지진의 차이를 분석해 달라.
A: 가장 좋은 방법은 단층선의 길이를 고려하는 것이다. 모로코 지진은 단층선의 길이가 약 30㎞로, 튀르키예-시리아 지진의 300㎞보다 10배 더 짧다. 따라서 지진이 더 국지적으로 발생했다고 볼 수 있다. 모로코에서 튀르키예 지진과 같은 규모의 지진이 발생했다면 마라케시의 상당 부분이 파괴되었을 것이다.
Q3. 여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남아 있나.
A: 여진의 강도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감소한다. 이미 리히터 규모 4.5의 여진이 한 차례 있었기 때문에 큰 여진이 추가로 발생할 가능성은 적다. 그러나 한 지진의 초기 충격이 다른 지진을 유발할 수는 있다. 이 경우 더 이상 여진이 아니라 새로운 지진이다. 튀르키예에서 리히터 규모 7.8에 이어 7.5의 지진이 발생했던 것이 바로 그런 경우다. 또 같은 단층선이 아니라, 더 북쪽이나 남쪽에서 발생할 수도 있다. 일반적으로 새로운 지진은 첫 지진 발생 후 몇 시간 또는 며칠 내에 발생하지만 몇 주 또는 몇 달 후에도 일어날 수있다.
Q4. 지진을 예측할 수 없는 이유는 무엇인가.
A: 현재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지진대를 파악하는 것뿐이다. 잠재적 지진 발생 가능성이 있는 지역을 지도로 매핑해 대비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언제 발생할 지는 여전히 예측 불가능하다. 과학자들은 아직 지진을 감지할 수 있는 확실한 경고 신호를 찾지 못했다.
https://www.khan.co.kr/world/world-general/article/202302151840001
정유진 기자 sogun77@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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