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뉴욕주, 설날 공립학교 공휴일 지정... 중국설 아닌 ‘아시아 설’ 표기
뉴욕주 공립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이 앞으로 설날(음력 1월 1일)에 학교를 쉬고 가족들과 함께 명절을 보낼 수 있게 됐다.
9일(현지시각) 미 현지 언론과 뉴욕주 정부 홈페이지에 따르면 캐시 호컬 뉴욕주지사는 음력설을 공립학교의 공휴일에 추가하는 내용을 담은 법에 서명했다. 이에 따라 매년 음력설에는 뉴욕주의 모든 공립학교가 휴교한다. 이 법에는 설날을 ‘중국 설(Chinese New Year)’이 아닌 ‘아시아 음력설(Asian Lunar New Year)’로 표기했다. 이는 뉴욕의 아시아계 미국인 및 태평양 섬 주민 지역사회를 지원하고 존중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다고 미 매체는 평가했다.
호컬 주지사는 “설날을 공식적인 휴일로 지정함으로써 우리는 뉴욕의 아시아태평양계(AAPI) 커뮤니티의 중요성과 뉴욕을 훌륭하게 만드는 다양성을 인식하는 중요한 단계를 밟고 있다”며 “이는 단순히 학교를 쉬는 날이 아니다. 우리 아이들이 자신의 문화와 전통을 배우고 기념할 수 있는 기회”라고 했다.
지난 2015년 뉴욕시 차원의 음력설의 공립학교 공휴일 지정 추진에 앞장선 한국계인 론 김 뉴욕주 하원의원은 “100만 명이 넘는 아시아계 학생이 앞으로 가족과 함께 설날을 기념하고, 문화 전통을 지킬 수 있게 됐다”며 “설날을 주 전역에서 인정받는 공휴일로 만들기까지는 여러 세대 의원들의 노력이 필요했다. 호컬 주지사를 비롯해 동료 의원의 노력에 감사한다”고 밝혔다.
이 법안은 칼 히스티 하원의장을 포함한 여러 의원들로부터 강력한 지지를 받았다. 히스티 하원 의장은 “뉴욕 공립학교의 설날을 공휴일로 만드는 것은 하원 다수당과 아시아 태평양 태스크포스의 헌신적인 구성원들의 노력의 직접적인 결과”라며 “설 연휴를 통해 우리 주의 수천 명의 아시아 학생들은 가족, 친구들과 함께 모여 축하할 수 있을 것이며, 아시아 공동체에 대한 증오와 폭력이 목격되는 이 시대에 시민들의 눈을 뜨게 하고 관용과 수용의 정신을 장려할 것”이라고 했다.
미 매체들은 음력설은 전 세계 수백만 명의 아시아인이 기념하고 있으며,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전통 음식을 먹는다고 설명했다. 음력설은 매년 날짜가 달라지는데, 일반적으로 1월 말이나 2월 말에 시작되며, 다음 설날은 내년 2월 10일 토요일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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