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농가 ‘K농업기술’에 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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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농업기술(한국 농업기술)이 필리핀에 뿌리를 내리고 있다.
농촌진흥청 해외농업기술개발(KOPIA) 필리핀센터가 시닐로안·룩반·자라고사 등 필리핀 중부 3개 시범마을에 한국의 온실을 변형한 비가림 채소생산시설을 구축하고 확산에 나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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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만달러 투입 비가림 채소생산 인프라 구축
생산량 30% 이상↑...10개곳 추가 등 전국 확산
K-농업기술(한국 농업기술)이 필리핀에 뿌리를 내리고 있다. 농촌진흥청 해외농업기술개발(KOPIA) 필리핀센터가 시닐로안·룩반·자라고사 등 필리핀 중부 3개 시범마을에 한국의 온실을 변형한 비가림 채소생산시설을 구축하고 확산에 나선 것이다.
내년까지 120만달러가 투입돼 진행되는 3개 시범마을에서 이번에 구축한 채소 생산시설은 비가림 온실 16동, 육묘용 2동, 수확 후 관리동 2동 등으로, 온실에서는 이미 상추·오이·프렌치빈 등 각종 채소가 무럭무럭 자라고 있었다. 지난 5일 라구나주 시닐로안에서 열린 준공식에는 필리핀의 농정 수장인 도밍고 팡가니반 농업부 수석차관을 비롯한 농정 관계자와 시닐로안 시장 등 지방정부 관계자, 학계 전문가 및 현지 농민 대표 등 600여명이 참석해 이 사업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반영했다.
현지 취재에 나설 때만 해도 열대의 나라에 과연 온실이 필요할까, 온실이 기술이전을 해야 할 첨단시설도 아니지 않는가 하는 의문이 들기도 했지만 현실은 달랐다. 필리핀은 노지에서 채소를 생산하기 어려운 여건을 갖고 있었다. 1년에 20여개 태풍이 몰아치고 빗줄기도 한국 장대비의 5~10배로 굵어 어린 잎채소가 이를 맞으면 잎사귀가 짓뭉개져 수확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관개시설이 취약해 가뭄에도 속수무책이다. 그러다 보니 채소 생산은 물론 채소 섭취도 극히 어려운 게 현실이다.
이번에 구축한 비가림 채소생산 시설은 이런 점을 감안해 지붕은 비닐로 덮고, 옆면은 망사로 막아 비 피해를 방지하면서 적정 실내온도를 유지하는 한편, 각종 병해충으로부터 채소를 보호하는 일석삼조의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소형 터널식 보급형 온실은 망사로 만들어 같은 효과를 낸다. 덕분에 채소 생산량이 30% 이상 늘고 연중 채소를 생산할 수 있어 농가소득 향상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중앙과 지방정부의 협조는 물론 현지 농민들의 참여와 부지 확보 등 사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이규성 KOPIA 필리핀센터 소장은 “필리핀의 주식인 벼 연구는 필리핀 정부에서 우수한 인력과 자금을 바탕으로 수행하고 있기 때문에 KOPIA는 필리핀의 취약한 새로운 채소 생산기법에 초점을 맞춰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이 사업이 유엔의 지속가능개발목표(SDGs)에도 부합한다”고 강조했다.
사업의 지속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단순한 인프라 구축 뿐만 아니라 교재 발간 및 교육을 통해 농민들의 생각과 행동을 바꾸는 데 초점을 맞추는 한편, 생산한 채소의 관리와 판매망 구축에도 나서고 있다. 시닐로안 시범마을의 경우 사업에 참여의사가 있는 90여명의 회원을 확보하고 주변 농업인들을 포함해 약 120여명을 지난해부터 5~8주에 걸친 영농교육을 통해 기술을 습득토록 지원하고 있다.
팡가니반 수석차관은 시범마을을 돌아보며 깊은 관심을 표명하고, 이에 대한 지속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이 소장은 “사업 참여를 희망하는 10개 지역과 사업 확대를 검토 중”이라며 “이를 통한 전국 확산과 필리핀 정부 정책에 반영토록 해 지속가능성을 높일 발판을 마련할 것”이라고 의지를 밝혔다.
한국이 1970년대 통일벼로 쌀 자급을 이룬 녹색혁명에 이어 1980년대 비닐하우스 채소재배 도입으로 백색혁명에 성공했듯이 이번 사업이 K-농업기술 확산 및 필리핀 농업혁명의 전초기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시닐로안(필리핀)=이해준 기자
hj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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