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바바에 무슨 일? '광군제' 만든 장용 떠난다…포스트 마윈 2기로
중국 정부의 서슬에 숨죽이던 마윈이 움직인다. 유임이 예고됐던 젊은 CEO(최고경영자) 장용(張勇, 다니엘 장용)이 급작스럽게 알리바바 그룹 경영에서 손을 떼고, 마윈 창업주의 최측근인 차이총신 그룹 수석부회장이 그룹의 키를 잡는다.
중국 최대 빅테크기업 알리바바는 장용 CEO가 사임하고, 기술펀드를 맡아 알리바바의 파트너로 계속 활동하게 됐다고 11일(현지시간) 밝혔다. 알리바바는 장 전 CEO가 이끌 펀드에 총 10억달러(1.3조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장 전 CEO의 펀드 지분은 정확히 공개되지 않았지만 사실상 그룹을 떠나는 입장에서 상당한 퇴직금을 지급하는 셈이다.
차이총신 부회장은 전 직원 서한에서 "장용은 알리바바에 합류한 이후 16년간 뛰어난 성과를 거뒀다"며 "논의 끝에 장용에게 '알리바바 공로자'라는 명예 칭호를 수행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마윈의 갑작스러운 사임 후 알리바바를 이끌었던 장용은 지난 3월 말 알리바바 그룹이 발표한 이른바 '1+6+N' 분할을 마지막 업적으로 남기게 됐다. 타오바오(전자상거래), 클라우드인텔리전스(AI·클라우드) 등 주요 사업영역을 6개 그룹으로, 소규모 사업은 N개 기업으로 나눈다. 이를 1개 지주회사가 이끄는 구조다.
알리바바의 지배구조 재편은 정부가 통제하는 중국 기업사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모범적 사례였다.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은 "알리바바의 1+6+N은 그룹 창립 24년 만에 가장 큰 조직변화이며 매우 수준 높은 지배구조"라고 평했다.
당시 발표는 마윈이 중국 내에서 목격된 바로 다음날 이뤄졌다. 자연스럽게 마윈의 경영 복귀가 임박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알리바바는 3개월 후인 지난 6월 말 '장용이 9월 10일 그룹 회장 겸 CEO 직에서 물러나고 마윈 휘하 2인자 격인 차이충신 수석부회장이 그룹 이사회 의장을 맡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실상 마윈 친정체제다.
예고됐던 시점에 인사가 발표됐는데, 눈길을 끄는건 장용의 사실상 퇴진이다. 알리바바는 6월 차기 인사를 발표할 당시 "장 CEO는 회장직은 사임하겠지만 6개부문 중 가장 중요한 알리바바 클라우드 인텔리전스그룹 책임자로 그룹에 남을 것"이라고 밝혔었다. 주요 부문장으로 그룹에 남는 행보가 점쳐졌지만 3개월 만에 퇴진으로 정리 됐다.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장용은 그룹을 떠나겠다는 의사를 본인이 먼저 회사에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용 본인의 의지이든 마윈의 의지이든 그가 그룹을 떠나면서 그룹이 '포스트 마윈' 2기로 접어드는 한편 그룹 경영이 기존과는 다른 흐름을 보일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장용은 알려진 대로 2009년 알리바바의 상징 격인 연중 최대 쇼핑행사 광군제(더블일레븐)를 기획해 마윈으로부터 능력을 인정을 받은 인물이다. 광군제는 더블일레븐이라는 별칭에서 보듯 11월 11일을 전후해 대규모 할인행사를 진행하는데, 춘절 등과 함께 중국 내 가장 큰 쇼핑행사로 자리잡았다.
마윈 회장은 정치적 압박 속에 그룹 회장에서 물러날 당시부터 장용을 후임 CEO로 점찍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장용을 후임으로 정한 데는 능력에 대한 인정과 더불어 서슬 퍼런 시진핑 행정부와 관계 조율도 잘 해낼 거라는 신뢰가 작용했다. 그룹 경영권을 물려주며 마윈이 했다는 "CEO가 되는 것은 지옥에 갈 각오를 하는 일이며, 내 후계자가 되는 일은 더욱 힘들다"는 말이 유명하다.
그런 장용을 퇴진시키면서 알리바바와 중국 정부 간 관계 설정도 이전과 달라질 수 있다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나온다. 중국 경제가 내수와 수출 동반 부진에 직면하며 위기를 맞은 가운데 마윈이 다시 목소리를 낼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집중된다.
장용까지 그룹을 떠나면서 알리바바는 포스트 마윈 2기를 맞이하는 한편, 사실상 마윈 친정 체제를 맞이하게 됐다. 새로 그룹을 이끌게 된 차이 의장은 1999년 마윈이 알리바바를 설립한 이후 2013년까지 그룹 CFO(최고재무책임자)를 맡은 마윈의 최측근이다. 차이 의장과 함께 우용밍 알리바바 홀딩스 CEO도 유임, 함께 그룹 경영을 맡는다.
베이징(중국)=우경희 특파원 cheeru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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