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리그의 고급화 전략, 연습경기도 유료 관중?

치바(일본)/최창환 2023. 9. 11.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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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구만큼은 한국이 일본을 압도한다'라는 말은 옛말이 됐다.

국내의 또 다른 팀 관계자 역시 "치바를 후원하는 업체만 수십 개에 달한다. 한국에서 이런 친선대회가 열리면 관중이 얼마나 들어오겠나. 일본은 B.리그 팀들끼리 붙는 연습경기도 티켓을 판매할 계획이라고 들었다. 그래서 향후에는 전지훈련 연습경기를 잡는 게 더 어려워질 수도 있다"라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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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치바(일본)/최창환 기자] ‘농구만큼은 한국이 일본을 압도한다’라는 말은 옛말이 됐다. 월드컵에서 뚜렷한 성과를 거둔 일본이 자국 프로리그 규모도 보다 크게 키우기 위한 프로젝트에 돌입했다.

9일부터 10일까지 일본 치바 후나바시 아레나에서 2023 호텔 플로라 프리시즌컵(플로라컵)이 열렸다. 치바 제츠가 서울 SK와의 교류를 위해 주최한 친선대회였으며, 최근 B.2리그에서 B.리그로 승격된 사가 벌루너스가 우승을 차지했다.

후나바시 아레나는 치바가 홈구장으로 사용하는 체육관이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한 치바는 국가대표 토가시 유키가 소속돼 일본 내에서도 인기가 많은 팀 가운데 한 팀으로 꼽히고 있다.

일본 농구에 정통한 관계자는 치바에 대해 “시민구단이지만 마케팅이 잘 이뤄져 티켓파워가 대단하다. 입장 수익이 구단 매출의 35% 이상을 차지할 정도다. 이번 대회 역시 일찌감치 매진됐었다”라고 말했다.

후나바시 아레나는 약 4000석 규모에 불과한 체육관이지만, 치바는 2025년부터 1만석 규모 이상의 신축 체육관을 사용하게 된다. 농구단의 인기가 많아서 신축 체육관이 건립되는 것도 분명한 사실이지만, B.리그의 고급화 전략도 이유 가운데 하나다.

B.리그는 오는 2026년부터 프리미엄리그를 도입, 리그의 규모를 더 크게 확장시키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성적에 의해 3부 리그까지 진행되는 현 시스템과는 차원이 다른 리그다. 프리미엄리그에 참가하기 위해선 1만석 이상의 체육관을 홈구장으로 두고 있어야 하며, 연간 수익도 12억 엔(약 108억 원) 이상에 달해야 한다.

쉽게 말해 성적도 뛰어나고, 장사도 잘하는 팀들만 뛰는 리그를 도입해 프로농구의 품격을 높이겠다는 의미다. 일본 농구 관계자는 “까다로운 매뉴얼이 몇 가지 있는데 프리미엄리그에 들어가기 위한 각 팀들의 경쟁이 치열하다”라고 말했다.
플로라컵 역시 치바가 SK와의 교류뿐만 아니라 상업적인 측면에서도 성과를 거두기 위해 기획한 대회다. SK 관계자는 “수익률이 굉장하다고 들었다. 규모를 키우기 위해 B.리그 차원에서도 이런 대회를 적극적으로 권장하고 있다. 그래서 내년에도 치바에서 교류전을 가질 가능성이 높다”라고 전했다.

국내의 또 다른 팀 관계자 역시 “치바를 후원하는 업체만 수십 개에 달한다. 한국에서 이런 친선대회가 열리면 관중이 얼마나 들어오겠나. 일본은 B.리그 팀들끼리 붙는 연습경기도 티켓을 판매할 계획이라고 들었다. 그래서 향후에는 전지훈련 연습경기를 잡는 게 더 어려워질 수도 있다”라고 귀띔했다.

10여년 전 한국이 아시아에서 넘어야 할 산은 중국, 이란이었다. 일본은 한 수 아래로 본 팀이었지만,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 일본은 10일 막을 내린 2023 FIBA(국제농구연맹) 남자농구 월드컵 일부 경기를 유치했을 뿐만 아니라 19위에 올랐다. 최근 발표된 FIBA 랭킹 역시 한국(38위)보다 높은 36위다. 더 나아가 프로리그도 연일 구름 관중이 몰려 규모를 더 키우기 위한 고급화 전략까지 세웠다.

반면, 한국의 프로농구는 1997-1998시즌부터 유지해왔던 10구단 체제가 깨질 위기를 겪었다.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만 그리워하지 말고 일본처럼 장기적인 관점에서 리그의 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 매뉴얼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

#사진_최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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