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자교 붕괴’ 신상진 성남시장, ‘중대시민재해’ 혐의 입건

사망자 유족 측, 지난주 고소장
경찰, 조만간 신 시장 소환 조사

경기남부경찰청. 경기남부경찰청 제공

신상진 경기 성남시장이 지난 4월 ‘분당 정자교 붕괴 사망사고’와 관련해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입건됐다. 지자체장이 중대시민재해 혐의로 형사 입건된 것은 신 시장이 처음이다.

경기남부경찰청 분당 정자교 붕괴사고 수사전담팀은 이 사고로 숨진 A씨(40)의 유족으로부터 신 시장을 중대재해처벌법 위반(중대시민재해) 혐의로 처벌해 달라는 내용의 고소장을 지난주 초 접수했다고 11일 밝혔다.

유족이 고소장을 접수하면서 그동안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던 신 시장은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됐다. 경찰은 조만간 신 시장과 출석 일자를 조율한 뒤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중대재해처벌법에서 정한 중대시민재해가 적용되려면 사망자가 1명 이상이거나 2개월 이상 치료가 필요한 부상자가 10명 이상, 3개월 이상 치료가 필요한 질병자가 10명 이상이어야 한다. 적용 가능한 공중이용시설은 중대재해처벌법 시행령에 명시돼 있다.

도로 교량은 ‘연장 100ｍ 이상’이거나 ‘연장 20ｍ 이상이면서 준공 후 10년이 지난 경우’라면 대상에 포함된다. 정자교는 총길이 108ｍ이면서 준공된 지 30년이 지난 노후 교량으로 이 법이 정한 공중이용시설에 해당한다.

법이 정한 처벌 대상은 사업을 대표하고 총괄하는 권한과 책임이 있는 사람으로, 지방자치단체장도 포함된다.

경찰은 사고 초기부터 거론됐던 중대시민재해 적용 가능 여부를 검토하는 과정에서 신 시장에 대한 조사 필요성이 있다고 보고, 지난 6월 21일 참고인 신분으로 한차례 조사한 바 있다. 은수미 전 성남시장에 대해서는 형사 책임을 물을 수 없다고 보고 수사 대상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고소장이 접수되면서 피의자로 전환된 것으로 아직 혐의가 있는지를 판단할 단계는 아니다”라면서 “시장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는지 여부는 수사가 좀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4월 5일 오전 9시45분쯤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소재 탄천을 가로지르는 교량인 정자교에서는 양쪽에 있는 보행로 중 한쪽 보행로가 무너지는 사고가 났다. 이 사고로 다리를 지나고 있던 A씨가 숨지고 B씨(30대)가 크게 다쳤다.

김태희 기자 kth08@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