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나스타 0.668 괴력의 실체…발가락 때린 아픔 참고 팔로만 툭 ‘담장 강타+시크 세리머니’[MD광주]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괴력입니다.”
10일 광주 KIA-LG전을 중계하던 SPOTV 이대형 해설위원이 KIA ‘나스타’ 나성범(34)의 타격을 보고 이렇게 얘기했다. 그럴 만했다. 나성범은 3-0으로 앞선 2회말 2사 3루서 LG 선발투수 최원태에게 볼카운트 2B1S서 4구 148km 몸쪽 포심에 방망이를 냈다가 봉변(?)을 당했다.
자신이 만들어낸 타구가 자신의 왼쪽 새끼발가락을 강타했기 때문이다. 누구를 탓할 수도 없는, 나성범의 불운이었다. 한참동안 괴로워하던 나성범이 훌훌 털어내고 타석에 복귀한 건 놀라워할 필요가 없었다.
진짜 놀라워할 장면이 곧바로 나왔기 때문이다. 최원태는 5구에 다시 한번 몸쪽으로 147km 포심을 넣었다. 그런데 나성범이 그냥 ‘툭’하고 건드린 타구가 LG 우익수 홍창기의 키를 넘어 담장 하단을 때렸다. 3루 주자 박찬호는 여유 있게 득점.
고통이 남아있던 나성범은 천천히 1루로 나갈 수밖에 없었다. 전력질주를 하면 여유 있는 2루타였으나 그럴 상황은 아니었다. 안타 세리머니도 시크하게 했다. 중계화면에 1루에 나간 나성범의 표정이 여전히 좋지 않다는 게 드러났다. 이후 스킵 동작을 해보더니 결국 벤치에 교체 사인을 냈다. 스스로 이 경기는 더 이상 뛰면 안 된다고 판단했다. 당연히 무리하면 안 된다.
KIA는 놀란 가슴을 쓸어 담았다. 구단 지정병원으로 이동해 곧바로 검진한 결과 단순 타박상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더구나 이때 1루 대주자로 들어간 최원준이 결승타에 도루만 3개를 하는 등 펄펄 날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그러나 최원준의 활약, KIA의 승리와 별개로 나성범의 타박상 이후 타격은 단연 인상적이었다. 이대형 해설위원은 “완벽한 코스였고, 제구도 잘 됐다. 직전에 파울 타구를 만들어 부담스러울 수 있었는데 완벽한 스윙을 했다. 엄청난 타구를 만들었다”라고 했다.
사람이라면 같은 코스에 파울이 돼 타박상까지 겪었으니 두려움이 생길 수도 있다. 그러나 나성범은 더 완벽한 타이밍에 장타 코스의 타구를 만들어냈다. 심지어 느린 그림을 보면 전형적으로 팔로만 맞히는 스윙이었다. 다리의 움직임이 거의 없었는데 타구가 담장을 직격했다. 역설적으로 나성범의 파워가 얼마나 대단한지 알 수 있는 장면이다. 마음먹고 때렸다면 홈런이 됐을 것이라는 얘기도 나왔다.
이대형 해설위원도 “거의 앞다리를 쓰지 않으면서 팔로만, 상체로만 큰 타구를 만들어냈다. 하체로 하는 스윙이 없었다. 통증이 있다는 뜻이다. 상체로만 저런 타구를 만들었다”라면서 “괴력입니다”라고 했다. 그런 괴력의 타구(?)를 만들고 시크하게 세리머니를 하다니, 오히려 그 모습이 스타일리시했다.
올해 나성범의 행보 자체가 미쳤다는 말 외에 다른 수식어가 떠오르지 않는다. 52경기서 199타수 72안타 타율 0.362 16홈런 51타점 48득점 장타율 0.668 출루율 0.430 OPS 1.098 득점권타율 0.368. 종아리 통증으로 6월 말부터 뛴 게 아깝다고 느껴질 정도의 맹활약이다. 이 페이스를 개막전부터 이어왔다면 MVP 레이스는 확 달라졌을 것이다.
특히 장타력이 놀랍기만 하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순수장타율이 무려 0.307이다. 통산 순장타율이 0.225이니, 나성범의 괴력이 드러나는 수치다. 올 시즌 순장타율 리그 탑3가 노시환(한화, 0.259), 최정(SSG, 0.243), 박동원(LG, 0.215)이다. 나성범이 얼마나 대단한 시즌을 보내는지 알 수 있다. 철저한 루틴에 따른 자기관리의 힘이다. 이런 선수와 함께하는 KIA는 참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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